[김상열의 하프타임] EPL에서 얼마나 더 많은 코리안리거를 보게 될까

조회수 2018. 7. 2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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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코리안리거가 가장 적을지도 모르는 시즌
EPL에 한국 선수들이 오기 힘든 이유
EPL의 관심을 받는 한국 선수들
기성용 뉴캐슬과 2020년까지 계약,
손흥민 토트넘과 2023년까지 재계약

프리미어리그 개막이 3주 정도 남은 시점, 아직 시간은 남았지만 현재까지 코리안리거의 소식은 두 선수가 전부입니다.

2018-19시즌 EPL에서 볼 수 있는 선수들 (출처 : 뉴캐슬 홈페이지, 토트넘 트위터)


EPL에서 뛰는 코리언 프리미어리거들의 감소?

2005년 7월 14일 박지성 선수가 PSV아인트호벤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거가 된 이후로 현재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까지 13명의 선수가 잉글랜드 무대를 경험했습니다.

1부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최초의 잉글랜드 리그에 입성한 코리안리거는, 2004년 8월 챔피언십인 울버햄튼으로 이적한 설기현 선수였습니다. 이 후 2006년 7월에 레딩으로 이적하면서 06-07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게 되었죠.

박지성, 이청용 선수처럼 긴 시간 잉글랜드리그를 경험한 선수도 있고, 이동국, 김두현, 조원희 선수처럼 짧은 시간을 경험한 선수도 있지만, 박지성 선수와 이영표 선수가 입단했던 05-06 시즌부터 지난 17-18시즌까지  매년 3명 이상의 선수들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과 도전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요. 이번 시즌에는 잉글랜드에서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2005년 이후 가장 적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적시장이 마감될 때까지 시간은 남아있기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걸까요? 그렇다면 이번 시즌은 아니더라도 과연 앞으로 어떤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거의 계보를 이어갈까요? 언론의 반응과 여러 정황들을 통해서 그 생각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난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을 마친 후에 이재성 선수. 프리미어리그 팀들과 이적관련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선수.


EPL 입성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문제들 

비자문제, 데이터 부족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가장 우선적인 문제는, 잉글랜드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문제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잉글랜드에서 선수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영국정부의 취업허가서(워크퍼밋)을 받아야 하는데 2015년부터 취업허가서를 받는 조건이 강화되었습니다. 과거에 만났던 The FA직원과 EPL구단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미래의 코리안리거들에게 한결같이 취업비자가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실례로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닌 국가의 선수는 FIFA 랭킹과 출전횟수에 대한 조항을 비롯해 이적료 금액이나 연봉 등의 부분과 추천서, 구단감독의 설명까지 다양한 부분에 대한 포인트 제도를 통해 FA에서 요구하는 점수를 충족해야 가능하니까요.

그로 인해 2015년 김보경 선수의 블랙번 입단이 불발되었고, 2016년에는 윤석영 선수가 QPR에서 찰튼 임대를 마친 후에  울버햄튼행이 좌절되었죠. 사실 윤석영 선수가 잉글랜드에 올 때까지는 추천서가 비자를 받는데 큰 영향을 끼쳤는데 그 이후에는조건이 까다로워져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입단이 어려워졌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거액의 이적료를 받는 선수였기에 취업허가서를 받는 포인트를 채우는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합니다.

취업허가서가 많은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데이터를 EPL구단들이 제대로 수집하지 못했거나 우리나라 선수들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 줄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선수들의 실력이 아주 매력적인 수준은 아닐 수도 있구요. 맨시티의 한 스카우터는 "K리그는 관심이 있는 리그는 아니다. 선수들의 데이터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을 마친 후 권창훈 선수. 부상으로 월드컵에 낙마한 아쉬움이 가장 크게 남는 선수.

그렇기에 이청용 선수가 말했던 것처럼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된 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조현우 선수가 그런 경우겠죠. 사실 월드컵 전까지 조현우 선수에 대한 EPL뿐만 아니라 유럽리그에서조차 관심이 없던 선수였으니까요. 하지만 단 세 경기만에 리버풀을 비롯한 EPL구단과 유럽구단들이 링크가 걸리는 선수가 되었죠. 또한 손흥민 선수도 토트넘과 재계약은 했지만 그 전에 맨유의 관심도 받는 한단계 더 높아진 위상을 가진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세계적인 대회가 선수들에게는 국가를 위하는 명분외에 개인적인 실리를 찾을 수 있는 대회입니다. 그래서 이런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더 간절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코리언 프리미어리거의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

그렇다면 앞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선수가 없을까요? 기성용 선수와 손흥민 선수 이후에는 볼 수가 없는 걸까요?

브렉시트가 시행된 후에 비자법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대한민국의 피파랭킹 순위가 어떻게 될 지 모르기에 비관적으로 볼 수 만은 없습니다.  BBC나 SKY스포츠 처럼 공신력 있는 기관은 아니지만 현지 언론에서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거론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2016년 8월, 영국 현지 축구매체인 팀토크닷컴에 실린 이재성 관련기사 

월드컵 이전부터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선수는 이재성 선수입니다. 이번 시즌 뿐만 아니라 2016년에 현지 언론에서 소개된 토트넘, 레스터 이적설부터 최근에 에버튼, 레스터, 본머스 이적설까지 계속해서 이적시장이 열릴 때만다 현지 언론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EPL구단 뿐만 아니라 스타드 렌, 마르세유 등 리그앙과 분데스리가 구단들과도 이적설이 있었습니다. 올해도 스카우터들이 이재성 선수의 경기력을 점검하기 위해 3월 A매치와  5월 평가전에도 대표팀 경기를 관찰했습니다. 그럴 만도 하죠. K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고 있으니까요. EPL구단관계자들이나 현지언론들이 우리나라 선수 중에 EPL에서 뛸만한 선수를 물으면  저 역시도 ‘이재성’이라고 대답하니까요. 마레즈가 맨시티로 떠났기에 혹시 레스터로 올 가능성을 기대는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다소 아쉬움이 있기에 쉽지는 않을듯 하네요. 


지난 4월, 영국 현지 신문인 THE SUN에 실린 권창훈 관련기사 

다음으로는 리그앙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권창훈 선수입니다. 리그앙에서도 많은 클럽들이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분데스리가 다수의 팀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예상 이적료까지 언론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EPL의 토트넘 스카우터가 그의 경기를 보기 위해 파견되었고 관심이 있다는 영국언론의 기사도 나온 적이 있구요.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활약을 보였고, 유럽에서 뛰고 있기때문에 EPL을 비롯한 유럽리그 구단들이 그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그의 EPL이나 분데스리가로의 이적은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다만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당한 부상이 유럽 구단들의 관심을 다소 떨어지게 하는 요소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에게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부상이 아쉬움으로 남네요. 그래도 재활 잘하고 회복하면 다시 예전의 기량을 찾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권창훈 선수는 제가 본 선수 중에 가장 성실한 선수중에 한명입니다. 당장 EPL입성이 어려울지라도 평소대로 꾸준히 노력하고 도전하며 분데스리가를 거쳐 언젠가는 EPL로 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MSN에 올라온 황희찬 관련기사

잘츠부르크의 리그 우승과 유로파리그 4강의 주역인 황희찬 선수. 월드컵 전, 분데스리가의 헤르타 베를린과 EPL의 토트넘, 리버풀과 링크가 걸렸다는 소식이 오스트리아 언론들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이번 시즌 후에 분데스리가나 EPL로 이적할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이적소식이 뜨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보여준 잠재력뿐만 아니라 독일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타 리그보다 분데스리가의 이적이 현실적으로 더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은 이미 복수의 분석을 통해 알려진 바 있죠.

다만 오스트리아리그가 다소 변방이고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한 점이 빅리그로 이적하는데 아쉬움으로 남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유럽무대의 경험이 있기에 멀지 않은 시점에 충분히 빅리그로 진입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EPL로  직행할 것인지 분데스리가를 거쳐 올 것인지 상황은 지켜봐야죠.

세 선수가 가장 강력하게 EPL과 연결되는 선수들입니다. 그 선수들에게 공통된 점이 있습니다. 세 선수 모두 토트넘과 연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손흥민 선수의 영향때문이겠죠. EPL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가성비가 가장 높은 선수로 토트넘에게 큰 이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에 토트넘은 제2의 손흥민을 영입하고 싶은 것이겠죠. 실례로 EPL구단의 스카우터가 제게 “한국 선수 중에 손흥민처럼 EPL에서 뛸 만한 선수가 있는가?”라고 물은 적이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박지성 선수가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 선수들의 EPL입성의 길라잡이가 되었다면 지금은 손흥민 선수가 그 역할을 하는 것 같네요. 좋은 현상이죠. 우리나라 축구와 선수들을 위해서…

한국 선수들을 향해 EPL구단들의 관심을 높이는데 공헌하는 손흥민 선수. (출처 : 토트넘 트위터)

그 외에도 김민재 선수와 백승호 선수도 연결된 적이 있습니다. 월드컵 이후에는 조현우 선수가 EPL 구단의 관심을 받았죠. 부상, 소속팀의 반대 그리고 군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미뤄지게 되었지만 아직 젊고 실력이 있는 선수들이기에 충분이 다시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실력으로 현실의 문제를 넘어서길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EPL에서 뛰는 더 많은 코리언리거를 보기가 쉽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이재성 선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군대 문제'가 우선적으로 걸려있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도쿄 올림픽에서 3위를 기록해서 병역 면제를 받는다 할지라도, 그 다음에는 '비자'라는 또 하나의 큰 산을 넘어야하죠. 물론 손흥민 선수처럼 첫 계약부터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손흥민과 버금가는 가치를 지닌 선수를 찾는 게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이제 개막전까지는 3주가 남았습니다. EPL을 비롯해 유럽리그에 진출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소식이 지속적으로 들려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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