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이 수상하다' 한화, 지칠 때가 되긴 했지만..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입력 2018. 7. 23. 06:03 수정 2018. 7. 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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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잘만 할 수 있나' 한화 정우람은 전반기 36경기 4승 무패 27세이브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지만 후반기 3경기 만에 벌써 2패를 안으며 이상 징후를 보였다. 한화도 후반기 첫 주를 2승4패, 불안하게 출발했다.(자료사진=한화)
예상됐던 고비가 찾아왔다. 한여름 체력적으로 지치는 시기에 선수들의 힘이 떨어졌다. 문제는 어떻게 시련을 극복하느냐다.

한화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정규시즌의 후반기 첫 주에서 부진했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된 정규리그에서 2승4패로 주춤했다. 전반기를 2경기 차 앞선 2위로 마쳤지만 23일 현재 54승41패로 SK(52승39패)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3리 뒤진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주 한화는 kt와 수원, 삼성과 대구 원정 3연전을 모두 루징시리즈로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4패 모두 경기 후반 믿었던 불펜이 흔들렸다. 한화의 최대 강점이 무뎌진 것이다.

특히 수호신 정우람이 후반기 들어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정우람이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는 모양새다.

정우람은 18일 kt와 원정에서 2 대 2로 맞선 연장 12회말 등판했다. 불펜 총력전 끝에 절대 패배를 당하지 않겠다는 벤치의 의지였다. 그러나 정우람은 1사에서 강백호에게 우전안타,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올 시즌 첫 패배였다.

이후 정우람은 20일 삼성과 원정에서 세이브를 따내며 악몽을 떨쳐내는 듯했다. 1 대 0으로 불안하게 앞선 9회말 등판해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낸 정우람은 전반기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이틀 만에 등판한 22일 삼성전에서 또 다시 악몽을 겪었다. 이날 정우람은 4 대 2로 앞선 8회 1사 1, 2루에 등판했다. 다소 이른 등판이었지만 가장 믿을 만한 카드라 정우람이 나섰다.

정우람은 그러나 구자욱에게 1타점 2루타로 불안하게 출발한 데 이어 이어진 1사 2, 3루에서 이원석에서 우익수 깊숙한 뜬공을 내줘 4 대 4 동점을 허용했다. 시즌 3호 블론세이브 뒤 9회말에는 김헌곤, 강민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베테랑 박한이에게 끝내기 좌월 2루타를 맞았다.

이 패배의 충격은 컸다. 한화는 전날도 필승조를 쏟아붓고도 9회말 박한이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졌던 터. 이런 가운데 정우람마저 무너지면서 후반기 불펜이 붕괴된 모양새가 됐다.

삼성 구자욱이 22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6회 2점 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오른쪽은 홈런을 내준 한화 우완 불펜 안영명.(대구=삼성)
정우람은 전반기 한화의 2위에 절대적인 공로를 세웠다. 36경기에 나와 4승 무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30, 피안타율 1할9푼2리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정우람을 앞세워 한화는 전반기 불펜 ERA가 유일한 3점대(3.86)였다.

그런 정우람이 후반기 첫 주에서 흔들린 것이다. 지난주 3경기에서 정우람은 2패 1세이브에 그쳤다. 36경기 무패였던 정우람이 3경기에서 2패를 안은 것이다. 전반기 동안 단 1개였던 피홈런도 후반기 첫 경기에서 나왔다.

후반기 피안타율은 5할4푼5리에 이른다. ERA도 13.50이나 된다. 물론 후반기 표본이 적고 예사로 불을 지르는 다른 마무리들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전반기 워낙 좋았던 정우람이기에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흔들리는 정우람은 한화에 켜진 경고등의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화는 전반기 객관적인 전력을 뛰어넘는 돌풍을 일으켰다. 강력한 불펜의 힘과 경기 중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리그 최다인 31번의 역전승을 일군 뒷심이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보자면 후유증이 적잖았을 터. 역전승의 기쁨은 크지만 뒤집기 위해 그만큼 더 많은 기력이 소모됐다. 지는 경기에서는 어느 정도 체력을 아끼는 면이 있지만 한화의 경우는 박빙과 역전이 많아 상대적으로 이런 점에서 힘이 더 들었다. 더욱이 한화는 주전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벤치 자원이 두텁지 못해 주전들의 체력 소모도 컸다.

다만 한화는 시즌 중 한 차례 고비가 올 것을 예상은 하고 있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었지만 불안 요소가 적잖았던 만큼 시련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있었다. 한용덕 감독은 2위를 달리던 지난 5월 "선수들이 최대한 무리하지 않고 쉴 수 있게 하려고 한다"면서 "그래도 언젠가 고비가 한번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지금의 성적도 시즌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한화로서는 예상 밖의 선전이다. 다만 지금까지 온 이상 리빌딩과 함께 성적도 포기할 수 없다. 다행히 한화는 이번 주 에이스 키버스 샘슨이 출산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데다 새로 합류한 우완 데이비드 헤일도 실전 등판한다.

또 오는 8월17일부터 3주 동안의 아시안게임 휴식기도 한화로서는 호재다. 주전들의 체력 회복을 위한 꿀맛같은 휴식이다. 그때까지는 최대한 버텨야 한다는 동기 부여도 될 수 있다. 7월 6승9패로 침체기에 접어든 한화. 과연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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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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