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실패 진단②] 서울-부산 왕복 3회거리+10도이상 온도차.. 베이스캠프 미스터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8. 7. 17.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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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실패 진단①]‘죄송하다’, ‘내탓이다’ 그 한마디를 안한 축협-신태용'에서 계속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월드컵 대표팀의 베이스캠프가 위치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핀란드 바로 밑에 위치한 이곳과 멕시코전이 열린 로스토프 나두는 1800km를 가야했다. 325km인 서울과 부산의 거리차에 약 6배로 왕복 3번을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먼 거리다. 서울과 홍콩의 거리가 2100km수준이라고 하면 더 감을 잡을 수 있을까.

게다가 대회기간 동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0도 후반, 20도 초반을 웃돌며 다소 쌀쌀했지만 로스토프 나두는 30도 초중반의 무더위를 자랑했다.

거리도 멀고 경기장과의 온도차도 극심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굳이 베이스캠프로 선정했어야하는 이유가 있었을까. 미스터리일 수밖에 없다.

베이스캠프 상트페테르부르크 훈련장 전경. ⓒ대한축구협회

▶도합 4400km의 이동거리…조금 더 갔으면 서울-홍콩 수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베이스캠프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이미 국내에서는 ‘베이스캠프로 옳은가’라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스웨덴전이 열린 니즈니노브고르도와는 약 1100km의 거리(자동차 15시간), 멕시코전이 열린 로스토프 나두와는 약 1800km 거리(자동차 22시간), 독일전이 열린 카잔과의 거리는 약 1500km 거리(자동차 20시간)로 멀었기 때문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실패 후 대한축구협회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만든 백서에는 브라질 당시에도 베이스캠프였던 이구아수와 경기장간의 총거리가 5152km였던 점을 언급했고(러시아 총거리 4400km), 브라질의 날씨가 춥고 시설도 좋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선수단 내부에서 이미 문제제기가 됐던 부분.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다시금 같은 과오를 반복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베이스캠프지로 선택하면서 이동거리와 날씨차이를 고려치 않은 것.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쌀쌀한 날씨에 모든 선수들이 긴팔을 입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13.6도, 12도 차이…확 더워진 날씨 적응 못해

기온 차이를 보자. 액츄 웨더(Accu Weather)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 입성 후 스웨덴전 니즈니노브고르도 입성전까지 3일간 최고 온도의 평균은 21.6도였다. 반면 니즈니노브고르도 입성 후 스웨덴 경기날까지 최고 온도 평균 25도였다. 약 3.4도 차이다.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19,20일 있으면서 최고 온도 평균은 20도였지만 멕시코전이 열린 로스토프나두로 대표팀이 이동해 머물었던 21일부터 23일까지 온도는 평균 33.6도였다. 무려 13.6도 차이였다.

멕시코전 후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와 24,25일 머물 동안 평균 19도였지만 독일전이 열린 카잔의 평균 온도는 31도였다. 12도 차이였다.

오죽하면 신태용 감독도 멕시코전을 앞두고 “생각보다 많이 덥다.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보다 낮 기온이 최대 15도 정도 높아서 선수들이 적응하는 데 힘든 부분이 있다”며 “멕시코가 이런 날씨에 적응돼 있어서 기후에 있어선 유리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로스토프의 더운 날씨에 모든 선수들이 반팔을 입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보안? 스웨덴 스파이에 털리고 숙소에서도 보이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택한 또 한 가지 이유는 ‘보안’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주변이 군사 시설이라 일반인 출입이 안 된다. 상대가 스파이 작전을 펼치더라도 크게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막상 훈련을 시작하고 얼마 있지 않아 스웨덴 언론을 통해 스웨덴 코치가 언덕 위의 한 집을 통해 한국의 훈련을 모두 지켜봤다고 알려졌다. 철통 보안을 중시한다고 했지만 훈련을 지켜보는데 문제가 없었다. 훈련장 근처에 위치한 한 숙소의 창문을 통해서도 대표팀 훈련 모습을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결국 보안, 날씨, 거리 어느 부분에서도 꼭 상트페테르부르크여야 했을 이유가 없다. 이에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거리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차피 대표팀은 일반인들과 달리 월드컵 기간에는 전세기로 곧바로 직항으로 이동한다. 그렇기에 비행기 1시간 정도 더 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고 했다.

날씨에 대해서는 “베이스캠프 선정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경기가 열리는 도시들의 최근 몇 년간 평균 온도를 체크했었다. 큰 차이 없었는데 이번에 로스토프 나두, 카잔 등에서 이상기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현대자동차공장이 있기에 현대가에서 함께 연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에 대해서는 “명백한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물론 어떤 베이스캠프도 100% 만족하기란 쉽지 않다.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베이스캠프는 발표때부터 꾸준히 비판이 제기돼 대회 당시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단점이 많다면 '꼭'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베이스캠프로 했어야만 했던 이유가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월드컵 실패 진단③] 정몽규 부임후 2연속 월드컵 실패, 왜 재평가 없나'에서 계속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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