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문외한에 대한 우려 잘 알아..기업 출신답게 실적으로 말할 것"
[경향신문] ㆍ이정대 KBL 신임 총재
ㆍ프로농구에 경영 마인드 접목…행정·경기 분야 시너지 낼 것
ㆍ전문가들로 자문위 구성해…팬들과 소통도 강화하겠다
포털사이트에서 프로필 사진을 보고 가진 그에 대한 선입견은 ‘딱딱하고 날카로운 이미지’의 대기업 임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KBL 사옥에서 만난 이정대 신임 총재(63)는 두어 마디 대화를 통해 금세 선입견은 잘못됐음을 증명해 보였다. 무엇보다도 소탈하고 진솔했다.
이정대 총재는 “농구 문외한으로서 KBL 수장으로 불려온 의미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처음에 총재 제안을 받고 많이 고민했지만 기업 경영의 경험을 살려 행정분야의 기틀을 다지고 경기분야와 협업한다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KBL 이사회에서 결정한 ‘회원사 출신, 구단주급 전문경영인 총재’ 제도의 첫 주인공이다. 첫 순번을 맡은 울산 현대모비스의 추천으로 KBL과 인연을 맺은 그는 “그런 면에서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 같아 부담이 크다”면서 “기업의 경험을 살려서 KBL에 경영 마인드를 담은 시스템을 구축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했고, 제가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현대그룹 공채로 입사해 현대정공에서 출발한 그는 2012년 현대모비스(부회장)에서 퇴직하기까지 32년 동안 기업경영,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로 일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경영, 기획 부문의 요직을 두루 맡았다.
2012년 이후 6년여 동안 현장과 떠나 있던 그가 모비스의 추천을 받아 KBL 수장으로 부임하게 된 데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KBL이 현대차그룹 퇴직 임원의 일자리 해소책으로 이용된 게 아니냐는 쓴소리도 나왔다. 이 총재는 “비판적인 의견, 우려의 시선을 가진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기업인 출신답게 실적으로 보여드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KBL에 경영 마인드를 접목해 우리 프로농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놓고 싶다. 3년 동안 봉사하는 자세로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짧은 기간 동안 그가 파악한 KBL은 경기분야와 행정분야의 조화가 치밀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경기분야는 덕망 있고 유능한 경기인을 본부장으로 영입해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운영하고, KBL에 그동안 부족했다고 여겨지는 마케팅과 홍보분야를 중점적으로 강화해 양 분야가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비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현대그룹 산하 광고 기획사 이노션의 임원 출신인 최준수 사무총장을 영입했다. 총재와 총장이 모두 비경기인 출신으로 구성된 것은 KBL 21년 사상 최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최근 수년간 KBL은 팬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팬의 의견을 수렴해 차근차근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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