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의 역량? 독일전 아닌 스웨덴전이 핵심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입력 2018. 7. 1. 0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신태용호의 러시아 월드컵 항해가 끝나면서 이제는 차기 사령탑 선임이 주요 화두가 됐다. 신태용 감독의 공식 계약기간이 이달 말까지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독일을 2-0으로 꺾은 이후 신 감독의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레 떠오르는 모양새다.

실제로 '피파랭킹 1위' 독일전 승리는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큰 이슈가 됐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몇 골 차로 패배할 것인지에 더 관심이 쏠렸을 정도로 비관론이 가득했던 경기였기 때문. 그러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2골에 힘입어 독일을 2-0으로 완파했다. 독일을 상대로 선보인 투혼과 투지에 팬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충분히 값진 승리였다. 박수 받아 마땅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전 승리의 밑바탕에, 과연 신태용 감독의 역량이 깔려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의 재계약 가능성에 '의문부호'를 붙일 수밖에 없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독일전에서 꺼내든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은 신태용 감독만의 번뜩이는 승부수도, 상대의 허를 찌르는 맞춤 전략도 아니었다. 독일을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들의 공통된 대응방식의 일환이었을 뿐이다. 장현수의 상향배치 역시 기성용의 부상 결장과 맞물린 결과였다.

독일을 꺾은 원동력 역시 전술적인 움직임보다는, 선수들 개개인의 역량과 투지, 정신력 등이 빛난 결과였다. 조현우의 선방을 비롯해 김영권 윤영선의 수비 집중력, 손흥민의 빠른 스피드 등이 주효했다. 여기에 118km나 뛴 선수들의 정신력이 더해졌다. 투지와 정신력을 끌어낸 것이 신태용 감독의 힘이었다면, 이미 조별리그 2연패를 당한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신태용 감독의 역량을 평가받아야 할 경기는 따로 있다. 첫 경기였던 스웨덴전이다.

ⓒAFPBBNews = News1

이유가 있다. 신태용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스웨덴전은 6개월 동안 분석하면서 준비한 경기였다. 월드컵 직전까지도 시행착오를 거듭했던 만큼 신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 오롯이 드러나야 했던 무대여야 했다.

그리고 당시 신태용 감독은 4-3-3 전형을 꺼내들었다. 비공개 평가전 포함 두 번 시험대에 올랐던 전술이었다. 김신욱(전북현대)을 최전방에 포진시키는 승부수도 던졌다. 6개월 동안 준비한 끝에 내린 신 감독의 '결론'이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펼쳤다. 0-1로 패배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첫 경기, 반드시 잡아야 했던 스웨덴을 놓쳤다.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이 패배의 원인이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신 감독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면, 독일전이 아니라 스웨덴전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신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이 가장 표면적으로 두드러진 경기였고, 그에 따른 결과가 결과적으로 16강 진출 실패의 밑바탕에 깔린 까닭이다.

비단 월드컵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을 시작으로 월드컵 직전 세네갈과의 평가전까지, 18경기를 치르는 동안 신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 빛을 발한 것은 처음 4-4-2 전형을 가동했던 콜롬비아전이 사실상 유일했다. 그리고 이마저도 플랜B, 플랜C를 찾기 위한 전술 실험 탓에 제대로 조직력을 다지지 못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그 어떤 대표팀보다 '비관론'이 거셌던 것 역시 월드컵 직전까지도 전술적으로 뚜렷한 색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유가 컸다. 결과적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했을, 그래서 비관론을 스스로 털어내야 했을 스웨덴전에서 '전술적인 패착' 속에 졸전에 그쳤다.

더구나 독일전 승리는 전술적인 움직임보다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더 빛난 경기였음을 부인하기가 어렵다. 독일전 승리가 신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으로 포장되는 것도, 그리고 그것이 신 감독의 향후 거취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대표팀 감독 선임 권한은 대한축구협회 산하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가 가지고 있다. 기술위원회가 해체되면서 새롭게 신설된 기구다. 위원장은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