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병상 위 어머니께 선물 남긴 김영권, 다음 목표는 유럽 진출

정다워 2018. 6. 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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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좋은 날이 왔다.

김영권(28·광저우헝다)에게 지난 10개월은 고난과 환희가 뒤엉킨 시간이다.

김영권이 고난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의 어머니도 함께 아팠다.

김영권은 유럽 진출을 최우선으로 놓고 새 팀을 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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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의 김영권이 27일 오후(현지 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독일과의 경기에서 후반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있다. 카잔 |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우여곡절 끝에 좋은 날이 왔다.

김영권(28·광저우헝다)에게 지난 10개월은 고난과 환희가 뒤엉킨 시간이다. 지난해 9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관중 발언’으로 인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시련이 시작됐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 한 마디가 일으킨 나비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가까스로 본선에 진출한 대표팀을 향한 여론까지 악화되면서 김영권은 전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다. 이른바 ‘욕받이’로 전락하면서 뭘 해도 비난 받은 캐릭터가 되고 말았다. 선수 입장에선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기량에 영향을 미쳤다. 김영권은 자신감을 상실했고 특유의 안정적인 빌드업과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중국슈퍼리그의 외국인 선수 정책이 바뀌면서 김영권은 리그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만 뛰었다. 경기력 유지에 문제가 되는 부분이었다. 결국 올해 3월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해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어려워지는 것처럼 보였다.

반전은 4월 일어났다. 팀 동료 알란이 징계로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김영권에게 기회가 열렸다. 김영권은 파비오 칸나바로 광저우 감독의 신임 아래 리그와 ACL을 병행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찾았다. 결국 5월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본선 3경기에서 맹활약하며 한국 수비의 핵으로 재부상했다. 몸을 날리는 투혼과 영리한 플레이로 후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독일전에서는 결승골까지 뽑아내며 승리의 영웅이 됐다.

김영권이 고난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의 어머니도 함께 아팠다. 과하게 비판 받는 아들의 상황을 보기 싫어 인터넷도 외면할 정도로 마음 고생을 했던 모친은 설상가상으로 올해 초 폐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지금은 강원도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김영권의 측근은 “영권이 어머니가 정말 힘들어 하셨는데 아마 이제 마음이 좀 풀리셨을 것 같다. 이번 월드컵을 보시고 많이 우셨을 텐데 그래도 영권이가 어머니께 큰 선물을 했다. 건강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다행”이라고 증언했다.

이제 김영권은 미래를 본다. 광저우는 올 여름 외국인 선수를 전원 교체할 예정이다. 김영권 역시 이적 대상이다. 김영권은 유럽 진출을 최우선으로 놓고 새 팀을 알아보고 있다. 우리나이로 29세인 김영권에게는 지금이 ‘다른 물’에서 뛸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아시아 무대보다는 유럽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몸값은 내려놨다. 현재 광저우에서 받는 연봉의 절반 정도면 된다는 생각이다. 잉글랜드 2부리그와 프랑스, 스코틀랜드, 러시아, 그리스 등에서 김영권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 전까지는 관심 수준이었으나 본선에서 김영권이 맹활약하며 눈에 띄었기 때문에 평가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조건이 맞으면 올 여름부터는 유럽에서 뛰는 센터백이 재탄생할 수도 있다. 한국 수비수 중에서는 홍정호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뛴 적이 있다. 홍정호의 친구인 김영권이 바통을 이어받는 셈이다. 김영권 관계자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월드컵을 통해 김영권이 경쟁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순조롭게 이적이 성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선수와 함께 차분하게 논의해 좋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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