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트라웃이 지적한 오승환의 입김, 오승환은 어리둥절.

조회수 2018. 6. 24. 16: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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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절스 타석엔 마이크 트라웃이, 마운드엔 오승환이 올랐던 8회말. 1-0 한 점차 리드를 하고 있는 8회말이었지만, 이틀 전 트라웃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그의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습니다.

불펜에서 나온 오승환은 로진을 바르며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심판이 통역 구기환 씨를 데리고 오승환에게 다가갑니다.

투구를 하기도 전에 마운드에 올라오는 심판. 오승환도 의아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심판의 말을 듣고 더 어리둥절했던 오승환.

투구할 때 습관처럼 해왔던 손에 입김을 불어 넣는 행동을 지적 당했습니다. 이틀 전 등판때도 문제없이 했던 행동이었고, 메이저리그 3년 차에 처음으로 지적을 당한 행동이었습니다.

오승환이 손에 입김을 부는 건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며 트라웃이 심판에게 항의했던 것.

사실 오승환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트라웃이 지적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저 심판이 보기엔 거슬려서 지적했다고 생각했고, 토론토 감독과 투수 코치도 의아했다며 그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평상시 하던 손에 바람을 불어 넣지 말라고 지적했다. 심판이 보기에는 거슬렸나 보다. 원래 했던 행동이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지적을 당해서 당황했다. 감독과 코치도 다들 의아해했다.”

구심이 말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구기환 씨를 보면서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오승환이었습니다. 단 한 번도 지적을 당하지 않았던 행동이었고, 문제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여겼기 때문. 하지만 심판이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고, 이를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트라웃을 상대하기 전, 더그아웃을 보면서 옅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더그아웃에 있던 감독과 코치도 어이없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에 오승환이 미소를 지은 것이었습니다. 

규정상 투수는 손에 이물질을 묻히고 마운드에 오르면 안됩니다. 손에 침을 바르고, 마운드에 오르기 전 닦아내면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운드 위에서 입김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트라웃이 지적한 부분은 오승환이 마운드 위해서 손에 입김을 불어 넣는다는 것. 침을 직접적으로 손에 바르는 건 아니지만 입김으로 인해 손바닥에 이물질(습기)이 묻는다는 걸 지적한 것입니다. 단 한 번도 지적받은 적 없는 행동이었기에 의아했지만, 오승환은 심판이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기에 이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지적에 어리둥절했지만, 선두 타석에 오른 마이크 트라웃을 7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웠습니다. 다음 타자였던 저스틴 업튼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기선 제압.

오승환에게 물었습니다. “트라웃에게 특히 강한 것 같다”라고 말이죠. 오승환은 이렇게 말합니다.

“트라웃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이기 때문에 안타를 맞아도, 홈런을 맞아도 이상하거나 아쉽지 않다. 그래서 되려 편한 마음으로 던지는 게 통하는 것 같다”라고.

오승환을 상대하는 트라웃은 오승환의 행동 하나에도 신경이 쓰였지만, 오승환은 되려 편한 마음으로 상대했고, 삼진 아웃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두 타자를 삼진으로 잘 잡고, 동점포를 허용하는 아쉬운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그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오승환. 그는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말 잘 잡고 싶었다”라고 말한 뒤, “많이 아쉽다”라는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팀이 1-0으로 이기고 있는 타이트한 상황이었고, 1이닝밖에 남지 않았었다. 그래서 정말 잘 잡고 싶었다. 투아웃을 잘 잡아 놓고 홈런을 허용해서 마운드에서 아쉬움 가득한 그런 제스처가 나왔던 것 같다.”

오승환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자 글러브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팔을 돌리며 감정을 추슬러보지만 아쉬움은 어느 때보다 크게 다가왔습니다.

오승환은 “실투라서 홈런을 맞은 게 아니라, 실투이건 아니건 홈런이라는 기록은 타자가 잘 친 거다”라며 발부에나가 잘 쳤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이닝을 마치고 클럽하우스에 들어간 오승환은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기고 지는 게 공 하나로 결정이 나는 것 같다. 매번 마운드에 올라서 집중해서 잘 던지려고 노력하지만, 공 하나에 점수가 뒤집힐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나오는 것 자체가 야구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 홈런이었다. 오늘 홈런은 여전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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