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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최고 151Km' 경북고 원태인, 삼성의 미래?

조회수 2018. 6. 20. 19: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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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의 유망주리포트] 2019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 유력한 경북고 원태인

오는 6월 25일로 예정된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이 가장 확실한 선수를 한 명만 꼽는다면 주저없이 호명될 이름이 바로 경북고 3학년 원태인이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원태인은 오래전부터 지명도가 높은 선수다.  6살 때 매스컴을 통해 ‘ 야구신동’으로  야구계에 알려졌고 중학 시절 이후에는 ‘천재’ 라는 수식어가 이름 앞에 붙으며 연고지역 삼성 라이온즈 팬들을 흥분시킨 선수이기 때문이다.

2015년 이후 고교 야구를 포함 아마야구 전반을 취재하고 있는 [케이비리포트]에서는 2019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을 앞두고 경북고 유망주 원태인을 만나봤다. (기사 제보: kbr@kbreport.com)

#1. 대구 야구계가 술렁~.. 6살 '야구신동' 원태인의 등장

원태인(183cm/88kg, 우완정통파, 경북고등학교 3학년) 

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형의 영향을 받은 원태인은 초등학교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아버지(원민구씨)는 실제 프로에 입단하지는 않았지만 1985시즌 삼성의 신인 1차지명을 받을 정도의 유망주였고, 형(원태진씨) 또한 SK와이번스에 입단했었던 프로야구 선수였다. 원태인이 어린 시절부터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2005년 6살 당시 TV 출연을 통해  ‘야구신동’으로 이름을 알린 원태인은 초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가 감독으로 재직 중인 경복중학교에 입학했고 이후 돋보이는 기량을 보이며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중학교 3학년 당시에는 JCI 대회, 삼성기 야구대회, 대통령기 중학야구대회, U-15 중학야구 나주배 리그 등 무려 4개의 우승을 휩쓸기도 했다. 이때부터 '원태인은 삼성 라이온즈 1차지명감'이라는 평이 나왔고 구단에서 직접 관리를 한다는 소문까지 떠돌 정도 였다.

경복중학교 우승 당시 원태인의 가족 사진

“삼성 라이온즈에서 저를 직접 관리한다는 소문도 있던데 사실이 아닙니다(웃음). 연고지 선수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관심을 보여주시긴 했지만 관리를 해주신 적은 없습니다. 중학교 때 가끔 양일환 감독님이 투구 폼을 봐주시기는 했지만  아버지와 개인적인 친분으로 조언을 해주신 것 뿐입니다."

그는 경복중학교에서 감독인 아버지·코치인 형과 함께 한솥밥을 먹은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한 팀에서  삼부자가 뭉쳐서 우승까지 일궈낸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

"형은 야구 선수가 갖춰야 할 인성, 예의 등에 대해 알려주셨고 아버지는 투수의 자세나 밸런스 등에 대해서 많이 지도해 주셨습니다. 이때 경험이 제 야구 인생에서 가장 큰 자산입니다"

라고 원태인은 회상했다.

# 2. 고교 입학 후 예기치 못한 부상.. 재기를 위한 노력

고교 입학 후 부상으로 시련을 겪은 원태인

그러나 경북고에 입학한 원태인은 중학 시절만큼의 인상적인 활약은 보여주지는 못했다. 부상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중학교 3학년 때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큰 수술이 아니었기에 2개월 만에 복귀하기는 했었지만 그의 야구 인생에 닥친 첫 시련이었다. 본격적으로 고교무대에 모습을 보인 2학년이던 지난해에도 팔꿈치 통증으로 많은 이닝을 던지질 못했다.

“작년 황금사자기 예선 당시 팔꿈치가 안 좋아서 그때부터 거의 던지질 못했습니다. 충분히 참고갈 수 있었던 통증이기는 했지만 감독님께서 3학년이 되는 내년이 더 중요하다고 배려해주셨습니다. 당시 마무리를 맡고 있었는데 3학년 형들에게 너무 죄송했습니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초반에 페이스가 제대로 올라오지 않아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 자잘한 부상이 이어지며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동계훈련 때 투구를 많이 못한 것이 올해 초반 경기에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6~7월 정도 되면 원래 제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지금까지 정말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번 황금사자기에서 어느 정도 그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기쁩니다. 대회에 들어오기 전 집중적인 쉐도우피칭을 통해 밸런스를 잡은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황금사자기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보인 원태인 투구영상 


3. 천재의 화려한 귀환 .. 힘찬 ‘속구’와 뛰어난 '기본기'

2018년 화려하게 부활한 원태인

2018년은 가히 ‘천재의 귀환’이라고 할 만하다. 경상권 팀들 상대하며 누적한 기록이 많긴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원태인의 성적은 워낙 빼어나다. 현재 1차지명 후보자들 중 가장 돋보이는 성적이다.

[2017년 기록]
이닝 : 18 ⅔  타자 : 74 피안타 : 8  홈런 : 0 볼넷 : 5  탈삼진 : 20 실점 : 5  자책점 : 0
2승 1패  평균자책점 : 0.00  WHIP : 0.63  피안타율 : 0.140  탈삼진율 : 9.47

[2018년 기록]
이닝 : 44 ⅔  타자 : 172  피안타 : 27 피홈런 : 0  볼넷 : 10  탈삼진 : 55  실점 : 7  자책점 : 5 
5승 1패  평균자책점 1.00   WHIP : 0.78   피안타율 : 0.175   탈삼진율 : 11.00

원태인의 진가는 전국대회인 황금사자기에서도 드러났다. 32강 영문고전 2-1로 앞선 5회 무사 1-3루에서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5이닝 무실점으로 팀을 16강으로 견인했다.

신일고와의 16강전에서는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투구 수 제한으로 더 이상 등판을 할 수 없었지만 총 10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1.80의 준수한 기록이다.

원태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속구다. 32강전 영문고와의 첫 경기에서 최고 151km/h의 속구를 꽂아 넣었다. 속구 하나만큼은 이번 1차지명 후보자들 중에서도 정상권으로 꼽힌다.

그는 작년부터 피지컬 트레이너와 함께 식단 관리·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탄탄한 몸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고 그 결과 1학년 때보다 13kg 정도 체중을 늘렸다.

최근 프로에서도 투수들의 체중 불리기는 통과의례다. 체중이 붙으며 허리와 엉덩이 근육의 회전력이 한결 좋아졌고, 하체도 탄탄해졌다. 당연히 구위는 더 묵직해졌다.

황금사자기 32강 구속표 - 원태인은 이날 최고구속 151km/h를 기록했다.

원태인의 또다른 장점은 야구 전반에 대한 기본기가 탁월하다는 점이다. 원태인은 중학교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유격수를 봤었다. 마운드 위에서의 수비능력은 전국 모든 고교 투수 중 단연 정상급이다.

황금사자기 본선에서 보내기 번트를 투수가 직접 잡아 병살타로 연결시킨 장면은 고교야구에서는 보기 힘든 명장면이었다.

“중학교 시절 유격수를 했었기 때문에 PFP(투수와 내야수들이 여러 상황에 대비한 수비훈련)는 가장 자신있는 분야입니다”

라며 원태인은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능숙한 번트 수비로 병살을 잡아내는 원태인(영상)

주자 견제 또한 고교 최고 수준이다. 황금사자기 당시 무사 1-3루 실점 위기에서 올라오자마자 1루 주자를 바로 견제로 잡아냈다.

덧붙이자면 타격도 꽤 수준급이다. 투수에 전념하기로 해서 타격연습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이미 중학교시절부터 그의 타격능력은 정평이 나있다. (2018년 타격성적 - 24타석 17타수 7안타 타점 5 삼진4 홈런 0 타율 0.412).

무엇보다 원태인을 빛나게 하는 것은 그의 배짱이다.

본인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위기를 즐기는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주자를 내보낼지언정 쉽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그의 위기관리 능력은 투수로서 가장 큰 장점이다. 그가 선발투수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 투수치곤 평범한 하드웨어.. 변화구도 보완 필요

신장 183cm의 우완 정통파 원태인

에이스로서 자질을 충분히 갖춘 원태인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체격 조건이다. 원태인의 체격은 투수로서 아주 돋보이는 조건은 아니다.

원태인은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정통파 투수다. 그렇게 보면 183cm의 키는 다소 아쉽다. 팔다리도 체구에 비해 긴 편은 아니다. 체격 조건은 투수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고교에서는 특급이지만 프로 입단 후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솔직히 키가 좀더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웃음). 하지만 요즘 프로에서 잘 던지는 투수들보면 180~185cm 사이더라고요. 그렇게 마음먹고나서 부터는  크게 아쉬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원태인의 속구-변화구 궤적 영상

두번째로는 변화구다. 속구가 주무기인 대다수 고교 투수들이 그렇듯 원태인도 속구의 위력에 비하면 변화구 구사능력이 다소 아쉬운 편이다.

현재 그는 커브(100~110km/h), 슬라이더(약 135km/h), 체인지업(약 120km/h) 총 3개의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  고교 레벨에서는 위력을 발휘했지만 프로 무대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좀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평이다.

원태인 역시 올해 후반기 최우선 과제를 변화구 구사 능력 향상으로 잡고 있다. 그리고 그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본인의 말이다.

“작년에는 속구와 변화구의 구사 비율이 8:2 또는  9:1 정도로 속구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6:4정도입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많이 좋아진 것이 느껴져 최근 투구가 많이 편해지고 있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벌크업 (사진제공 : 원태인)

마지막으로는 유연성이다. 지난해 급격한 벌크업 과정에서 잔 부상에 시달렸다고 토로한 바 있다.

투구는 전신의 근육을 통해 강하고 빠른 팔 스윙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빠른 팔 스윙을 위해서는 하체의 힘이 골반을 넘어와 코어근육과 팔에 소실 없이 잘 전달돼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이 몸의 유연성이다.

아직까지 원태인은 투구 동작이나 중심이동이 다소 뻣뻣한 측면이 있다. 조금만 더 유연하게 온 몸을 사용하면 그의 속구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벌크업에 매진하고 상대적으로 유연성 운동을 소홀히 해서 잔 부상이 좀 있었는데 올해는 트레이너 선생님의 지도아래 유연성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라고 그는 말했다.

올해를 앞두고 고교 유망주들에 대한 각종 평가가 미디어에서 거론될  때마다 원태인은 입술을 질끈 깨물곤 했다. 서준원 등 동기들의 이름이 1차지명 후보로 오르내릴 때 정작 본인의 이름은 그리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1차 지명 유망주를 꼽으실 때 제 이름은 없더라고요. 작년에 제 투구를 확실히 보여주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하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다만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을 올해  6월 말 ~ 7월로 목표했었고 그때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황금사자기에서 아주 약간은 제 진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습니다”

5. 푸른피 에이스를 꿈꾸는 야구소년 원태인

대구 야구신동으로 알려졌던 시절의 원태인

원태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 가능성이다. 연고지 삼성 팬들도 기대하는 부분이다 . 그는  유년시절부터 삼성바라기였다. 

“중학교 졸업 후 서울고등학교에서 오라는 제의도 있었고 기타 여러학교에서 제의가 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삼성라이온즈 1차지명이 꿈이었기에 모두 거절했습니다”

그는 1차지명이 되면 사상 최초로 한 구단에서 부자 1차지명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아버지 원민구 씨 또한 삼성라이온즈에 1985년 1차 지명되었으나 프로 입단 대신  당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은행을 택했다고 원태인은 귀뜸했다).

1차지명 때까지는 연애도 안하기로 아버지와 약속했다고 한다. 원태인의 야구시계는 일단 2019 신인 1차지명에 맞춰져 있었다.

인터뷰 과정에서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감사함, 애정을 감추지 않았던 경북고 원태인

그는 만약 이번에 삼성라이온즈 1차지명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 되면 꼭 하고 싶었던 것이 있다고 했다. 아직 한 번도 언론에다가 이야기하지 않은 비밀이라고 했다.

“만약 6월 25일  1차지명을 받게 되면 그간 감사한 마음을 담아 부모님께 큰절부터 올리고 싶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삼성 라이온즈 입단이라는 꿈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스파이크 끈을 동여매는 그의 강렬한 눈망울 속에 가까운 장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마운드에 우뚝 설 원태인의 당당한 모습이 그려졌다.

# 다음스포츠 독자에게 보내는 경북고 원태인의 영상 편지

[기록 출처 및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국고교야구]

관련 기사: '153Km' 잠수함 서준원, 2019 신인 최대어?


글/취재/촬영: 전상일 아마야구 전문기자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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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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