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묵묵하게, 하지만 중요했던 '캡틴' 기성용

조회수 2018. 6. 19. 12: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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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관심이 없다고 해도 월드컵은 월드컵인가 봅니다.

특히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1차전 경기가 끝난 후에는 실시간 검색어가 전부 축구로 도배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죠.

기성용 선수가 스웨덴전에서 보여주었던 존재감을 남은 경기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함께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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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팬들 뿐만 아니라 동료들이 생각하는 캡틴의 존재감
오직 대표팀과 월드컵만 생각하는 선수
어떤 곳, 어떤 상황에서도 보여 주는 캡틴의 품격

아무리 관심이 없다고 해도 월드컵은 월드컵인가 봅니다. 특히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1차전 경기가 끝난 후에는 실시간 검색어가 전부 축구로 도배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죠.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습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의견과 ‘유효슈팅0, 아쉬운 경기였다’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신들이나 현지언론 그리고 경기를 지켜 본 팬들마저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조현우 선수의 선방입니다. 그리고 바로 캡틴 기성용 선수의 존재감이었습니다.

경기장에서 제 역할을 다한 캡틴 기성용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경기가 끝난 뒤 복수의 해외매체에서 “기성용 영입 원하는 팀들 감명 받았을 것”, “기성용 최고 평점”, “패배속 묵묵한 활약” 등의 헤드라인을 비롯해 “존재감, 고군분투, 최고” 등의 표현한 팬들의 언급이 경기 내내 묵묵하게 빛난 그의 존재감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후스코어드닷컴 경기 리뷰에서 양팀 통틀어 두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은 기성용 선수


막내들이 생각하는 캡틴의 존재감

월드컵은 대표팀에 새로 들어오거나 막내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정말 큰 대회라는 점은 모두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대표팀 막내 선수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바로 캡틴 기성용 선수와의 일화였죠. 


“대표팀 예비명단이 발표된 날이었어요. 성용이 형한테 ‘축하한다. 열심히 해보자’는 내용의 문자가 왔어요. 깜짝 놀랐죠. 저는 성용이형과 직접적으로 연락을 해본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잘 챙겨주는 형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대표팀에서 훈련을 하면서도 성용이 형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특별히 말도 많이 하지 않아요. 그런데 형을 보면 그냥 믿음이 가요. 훈련하는 자세도 그렇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그냥 마음이 놓여요.”  (이승우 선수)


“저는 정신적 지주가 있다는 친구들이나 후배들의 말을 들으면서 인정을 하지 않았었어요. ‘나만 잘하면 되지 그런게 뭐가 필요하냐’ 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대표팀에서 계속 지내오면서 그런 존재가 생겼어요. 성용이 형이에요. 그냥 의지가 돼요. ‘이 형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형은 제 롤모델이자 정신적 지주에요. 예전에 형한테 혼난 적이 있었어요. 제가 잘못했죠(웃음). 형이 바로 문자를 보내셨더라구요. ‘괜찮니? 잘 할 수 있어. 잘 해보자.’ 라며 위로와 격려를 해주시더라구요. 문자를 받고 감동했어요. 그 이후에도 가끔 ‘잘 하고 있구나’, ‘부상 조심해라’, ‘대표팀에서 더 열심히 해보자’ 등의 문자를 보내주면서 힘을 주세요. 형은 말은 별로 없어요. 무뚝뚝하다는 생각이 들수도 있어요. 그런데 행동으로 먼저 보여줘요. 믿고 따라가면 되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에요.” (황희찬 선수)


이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캡틴이 훈련에 임하는 자세나 생활하는 모습이 본보기가 된다고 합니다. 경기장에서는 믿을맨으로 멘탈을 잡아 주고 경기력으로 리더십을 증명하기 때문인지 대표팀의 차세대 주역들인 이승우, 황희찬 그리고 손흥민 선수는 한결같이 닯고 싶은 선배라고 합니다. 평상시에는 말도 없고 무뚝뚝한 선배 기성용, 스웨덴전이 끝난 뒤 의기소침한 김민우 선수를 대하는 자세를 보면서 더 그런 확신이 들었을 것입니다.

실점 후 김민우 선수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 위로하는 캡틴 기성용 (MBC 중계화면 캡쳐)

오직 월드컵과 대표팀만 생각하는 캡틴의 품격

“단 한 번이라도 메시같은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대표팀이 힘든 경기를 할 때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후배들에게 나이로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 받고 싶어요. 후배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어떻게 이끌겠어요? 그래서 대표팀에 가면 더 열심히 뛰어요.”

“이적은 아직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월드컵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는 월드컵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이적은 그 다음에 생각해야죠.”

그간 기성용 선수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늘 이런 마음가짐이었습니다. 그의 생각은 대표팀과 월드컵 뿐입니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자신의 이적문제가 신경이 쓰일텐데도 그 문제들은 나중 문제라고 했습니다.

스웨덴전을 마치고 대한민국 응원단에게 인사하는 기성용 선수 (사진제공: 우용만님)

그런 마음가짐이기에 오늘 그라운드 위에서 그는 보여줄 수 있는 캡틴의 품격과 존재감을 보여 주었습니다.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의 모습으로, 실수로 자책하는 후배의 멘탈을 잡아주는 선배의 모습으로 그리고 경기 후에 팬들을 향해 선수들을 이끌고 가는 리더의 모습으로요.

그렇습니다. 첫 경기에서 패했기에 누구보다 부담되고 마음이 무거울 것입니다. 하지만 표현할 수도 없습니다. 후배들이 흔들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는 다시 한 번 거짓말쟁이가 될 수도 있겠지만 다음 경기에도 잘 하겠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대표팀과 대한민국 축구를 누구보다도 더 사랑하는 캡틴이니까요.

아쉬운 경기였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나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그리고 누구보다 대한민국과 축구팬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고 싶어하는 그 모습, 바로 캡틴 기성용의 모습입니다.  기성용 선수가 스웨덴전에서 보여주었던 존재감을 남은 경기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함께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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