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준의 超야구수다] 한화 2패 후 1승, 연패를 당하지 않는 힘이 진짜 힘이다.

조회수 2018. 6. 18. 17: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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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은 7회와 8회를 맡는 중간투수들을 9회를 갈무리하는 마무리투수만큼 중시한다. 이는 선발투수가 내려간 후인 7회와 8회, 리드의 흐름과 분위기를 단단하게 묶어내는 것을 무엇보다 가장 중요시해서 불펜에서 제일 강하고 좋은 투수를 낸다.  이들이 경기 중반 리드의 흐름을 묶어내면 공격력이 강한 타선이 추가점을 낸다는 계산이다. 대부분 팀이 가장 어려워하는 9회를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는 두산이 나름 여유를 가지고 맞을 수 있는 전략이다.

2위 한화와의 주말 3연전 전략도 그랬다. 흐름에 여유가 있을 때 가장 강한 선발투수를 냈다. 양 팀의 전반기 마지막 맞대결이었고 조금 더 멀리 도망가 2위 팀 그룹 중 하나인 한화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끊겠다는 의도였다고 본다. 그리고 두산은 김태형 감독의 계산대로 3연전 중 앞선 두 경기를 큰 차이를 내며 순조롭게 잡아냈다.

연패를 막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안으로 단단해진 한화, 하위타선이 폭발했다. 

3연전의 마지막 경기는 두산의 유희관과 한화의 샘슨이 만났다. 주말 3경기 중 그래도 유일하게 선발 매치업 예상에서 한화가 앞섰지만 두산의 상승세를 버텨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화가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주말 3연전의 흐름이나 현재 양 팀 간의 전력 차이가 커서 만약 한화가 세 경기 모두 두산에 내준다 해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두산 유희관은 시즌 초반의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 두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무엇보다 대전 이글스 파크에서의 그의 무패 기록이 말해주듯 한화의 오랜 천적이다. 반면 여유 있는 두산과는 달리, 3연전 전패를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한화는 이번 주 두 번째 등판인 에이스 샘슨을 순서대로 내고 기대 이상의 호투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경기가 5회로 접어들었을 때 한화가 두산에게 7-4, 3점차로 앞서 있었다. 한화가 먼저 선취점을 내고 흐름을 주도했지만 10연승 중인 두산의 추격세도 만만치 않아서 한화가 도망가면 두산이 바로 쫓아왔다. 경기 중반 이후의 흐름을 알 수가 없었다.

5회말 1사후, 7번 오선진(2군 복귀 첫날 3루수 선발 출장)과 8번 지성준의 연속안타로 1사 1,2루 찬스. 9번 하주석의 적시타로 4점차까지 사이를 벌린다.

이후 두산 이영하의 폭투로 득점 후 3루까지 간 하주석과 볼넷으로 출루한 이용규가 두산의 베테랑 포수 양의지와 내야진을 흔들어 1,3루 더블 스틸을 시도,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5회에만 추가 3득점. 10-4,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야구는 의외성이 강한 스포츠다. 연패를 막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안으로 단단해진 한화가 하위타선이 터지면서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2018시즌 한화가 정말 강하다. 천적 유희관을 5회이전 마운드에 내려보냈다.

오늘 경기의 가장 큰 승부처는 두산 선발 유희관이 3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이다. 경기 시작 전 9.5 경기차 압도적 1위 독주, 10연승, 주말 3연전 선제 2승 등 여유가 넘쳤던 두산이 경기 초반 쫓고 쫓기는 흐름이 되자 욕심(?)을 냈다. 두산이 너무 일찍 승부를 걸었다. 경기 중반 이후의 투수 연결이 부담되었고 결국에는 경기를 내주는 패인이 됐다. 

“상대 선발투수를 빨리 끌어내려라. 그때까지 절대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몰아붙여라.” 공격 측이 해내야 할 첫 번째 목표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한화 타선은 두산 유희관을 5회 이전에 단 한번도 내려보내지 못했다.

절대적인 위기도 맞고 실점도 하지만 유희관은 어떻게든 버텨냈다. 한화는 그를 끝내 끌어내리지 못하고 오히려 다시 끌려가는 흐름을 반복했다. 유희관을 상대했던 한화의 이전 패턴이 그랬다. 그 결과 유희관은 대전 이글스 파크에서 단 한 번도 패전투수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유희관을 마운드에서 5회 이전에 끌어내렸다. 한화의 하위타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먼저 선두타자 6번 김민하의 2루타로 시작한 2회말, 하위 타선이 지성준의 적시타 등 유희관을 상대해 한 이닝 4득점을 올리는 빅 이닝을 견인했다.

이어지는 3회말에서도 1루 주자 송광민이 무리한 주루로 득점연결은 안 됐지만 6번 오선진의 3루 선상 2루타가 오늘 경기 유희관의 마지막 투구가 됐다. 두산이 패배, 유희관은 패전투수가 되어 대전 이글스 파크 무패 행진도 끝을 맺었다. 

1위 두산과 2위 한화의 맞대결, 앞으로도 두 팀의 명승부를  기대한다. 

두산과 한화의 주말 맞대결은 2승 1패로 두산의 위닝시리즈. 그러나 앞으로 남은 시즌 동안 한화가 1위 두산을 계속해서 강하게 압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화는 김태균, 정근우, 양성우 등 주력 타자들의 부상 공백이 이미 오래다. 그런데 그 와중에 천적 유희관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올 시즌 벌써 두 번째다. 가장 힘든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해냈다.

두산을 너무 잘 아는 한화 벤치는 3연전 내내 과감하게 뛰었고 성공확률도 아주 높았다. 두산 배터리와 내야진은 크게 흔들렸고 힘들어했다. 세 경기에서 똑같은 1,3루 더블스틸을 두 개나 허용했다는 것은 두산의 수비가 얼마나 흔들렸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상대를 흔들고 실수를 유도한다. 그동안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던 한화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던 공격의 전략 패턴이었으나 2018시즌은 다르다. 두산이 흔들릴 정도이니 남은 시즌 한화에게는 치는 것 이상 공격의 큰 무기가 될 것 같다. 

두산은 2위 팀 한화와의 3연전을 무난히 마쳤다. 두산의 연승은 10연승에서 멈췄으나 가장 강력한 순위경쟁 상대인 한화를 비롯한 2위 그룹과 8.5경기의 차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한화는 최악의 흐름에서 마지막 경기를 잡고 연패를 막아냈다.

대전 이글스 파크에서 벌어진 양 팀의 주말 3연전, 두산은 계산대로 순조롭게 이겨냈고 한화는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버텨냈다. 2018시즌 두 팀이 왜 선두권을 형성하는지 서로 증명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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