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팬들은 왜 그렇게 화가 난 것일까?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입력 2018. 6. 18.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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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인기 많은 팀의 숙명이다. 야구를 잘하면 칭찬도 배가 된다. 문제는 반대의 경우다. 성적이 떨어지면 세상 이렇게 야구를 못하는 팀도 없다며 실망스러워 한다.

작년에 KIA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우승 횟수가 가장 많다. 어느새 'V11'이나 된다. 우승에 목이 말랐던 팬들은 작년 우승에 감격을 금치 못했다.

그 중심에 있던 것이 바로 김기태 감독이었다. 2015시즌에 부임했고 2016시즌에 팀을 5위로 이끌며 가을야구에 입성, 팬들의 기를 살렸다.

그리고 2017시즌에 대업을 달성했다. 시즌 초반부터 쾌속질주 했다. 막강한 팀 타선과 20승 듀오 선발진을 앞세워 그렇게 강해보였던 두산까지 잡아냈다. 결과는 우승이었다. 감독의 힘이 컸다.

올해도 야구를 잘 해낼 것이라 봤다. 아니다. 아직 리그 절반도 치르지 않았지만 순위는 중하위권이다. 작년의 단점은 그대로 유지가 되는데 장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최형우, 김주찬, 이범호, 이 세 명의 선수가 모두 작년 페이스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김주찬과 이범호의 경우, 베테랑의 관록은 있지만 냉정히 말해서 절정을 찍고 내려오는 느낌이다.

4번 최형우도 나쁘지는 않다. 타율도 높다. 하지만 파괴력은 확실히 사라졌다. 득점권 타율이나 홈런 등, 여러 부분에서 빈틈이 많다. 4번 타자의 무게감이 작년과는 전혀 다르다.

여기에 헥터가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 20승은 커녕 15승도 애매하다. 평균자책점이나 WHIP 등 여러 지표가 작년에 비하면 확연히 떨어졌다. 그나마 양현종 홀로 고군분투 하고 있다.

핵심 타순 세 명의 선수가 흔들리니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팀 타선의 집중력이 작년에 비하면 훨씬 약해졌다. 여기에 줄곧 이어진 불펜 고질병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세현은 시즌 초반부터 고개를 숙였고 김윤동은 기복이 심하며 임창용은 2군으로 갔다. 팀 마운드의 홀드 개수가 17개가 전부다. 리그 9위다. 1위 넥센의 기록한 34개의 절반 수준이다.

마무리도 마무리지만, 불펜 자체가 전반적으로 취약하다는 의미다. 작년 우승팀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침체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5할 승률에서 허덕이는 게 어찌보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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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작년 우승 팀이 한 시즌도 되지 않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단점을 알면서도 왜 그것을 채우지 않고 있느냐는 점이다. KIA도 모르는 바 아니다.

작년에 KIA는 최형우를 4년 100억이라는 금액을 주고 데려오고 이명기와 김민식을 SK에서 데려와서 적재적소에 기용했다. 그 힘을 원동력 삼아 우승을 했다. 칭찬 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계속 사올 수는 없다.

KIA도 생각은 했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박흥식 타격 코치를 2군 감독으로 보내면서 육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기존 베테랑 선수는 3군, 가능성 높은 유망주는 모두 2군에 있다.

황윤호, 최정민, 류승현, 박준태 등 여러 젊은 야수를 1군에 투입하고 마운드에서도 김유신, 황인준, 하준영, 유승철, 문경찬, 이민우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어린 투수를 최대한 기용했다.

하지만 이들이 기존에 있던 전력의 빈틈을 완벽하게 채우는 것은 무리다. 그렇다고 좋지 않은 주전급 선수를 계속 기용하는 것도 벅차다. KIA는 올 시즌 내내 그런 딜레마에 빠지며 리그를 소화했다.

그러다보니 성적의 기복이 심하고 연승은 보기 힘드니 팬들에게 매번 무기력한 경기를 하는 팀으로 이미지가 박혀버렸다. 팬들이 타이거즈 경기를 보며 화를 내고 실망하는 이유다.

이는 감독 혼자 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단 역시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함께 해결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한 시즌도 안돼서 우승팀이 이렇게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향후 노선에 대한 고민과 결단이 확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어느새 시즌 절반이다. 2년 연속 우승을 버리진 않더라도 성적의 현실적인 목표치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나 더 고려할 부분도 있다. 지금도 그렇고 향후에도 계속 돈 주고 선수를 사올 수는 없다. 키워서 팀을 강하게 만들고 김주찬, 이범호의 대안을 이제서라도 찾을 생각이라면 성적에 대한 팬들의 비난 역시 감수해야 한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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