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전] '떨어진 체력'에 4-4-2도 먹통, 열흘 뒤엔 달라야 한다

김완주 기자 입력 2018. 6. 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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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경기 이틀 전 실시한 체력훈련의 여파였을까.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남자축구국가대표팀의 '플랜 A' 4-4-2가 먹통이 됐다. 코칭스태프 계획대로라면 선수들 컨디션이 100%가 될 스웨덴전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위치한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볼리비아와 평가전을 가진 한국은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볼리비아전은 월드컵 개막 전 치르는 마지막 공개 평가전이었다. 11일 세네갈과 경기는 비공개로 치러진다.

한국은 `플랜A`로 알려진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수비진은 베스트 멤버에 가까웠고, 공격은 다소 변화를 줬다. 김신욱이 황희찬과 투톱을 이뤘고, 이승우와 문선민이 좌우 미드필더로 나섰다.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에서 9위에 그친 볼리비아는 2군에 가까운 선수들로 한국을 상대했다.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피로와,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한국의 승리가 점쳐지는 경기였다. 그러나 실제 양상은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한국이 주도권을 쥐긴 했으나 만족할 만한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으며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2012년부터 4-2-3-1 또는 4-3-3을 주 포메이션으로 사용하던 팀이었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4-4-2 포메이션으로 갈아탔다. 한국은 4-4-2 포메이션으로 바꾸면서 공수 간격을 이전보다 좁게 유지했고, 타이트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상대를 괴롭혀왔다.

볼리비아전에서는 그 동안 4-4-2 포메이션을 쓰며 보여줬던 장점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1선에서부터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빠른 공수 전환도 나오지 않았다. 신 감독은 스웨덴전을 대비해 수비라인을 내리고 역습을 펼치는 전략을 준비했다. 그러나 역습 상황에서 빠른 속공은 나오지 않았다. 전방으로 빠르게 쇄도하는 선수는 없었고, 중앙에서는 공을 끌며 역습 타이밍을 놓쳤다.

전반적으로 선수들 몸이 무거워 보였다. 경기 이틀 전 실시한 체력훈련의 여파라고 선수단은 입을 모았다. 손흥민, 장현수 등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했고, 신 감독 역시 "파워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까 선수들 몸이 조금 더 무거웠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선수단은 오스트리아 입성 다음 날 가벼운 훈련을 실시했다. 하루 뒤에는 오전부터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실시했다. 볼리비아전을 이틀 앞둔 상황이었지만 코칭스태프는 18일 열리는 스웨덴전에 초점을 맞춰 체력을 끌어올리는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이재성은 "필요한 훈련"이라고 말했고, 손흥민은 "축구에서 완벽한 몸 상태로 경기하는 경우는 어차피 없다"라고 말했다.

선수단은 앞으로도 한 차례 더 체력훈련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를 코 앞에 두고 체력을 방전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단기간에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이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많다. 코칭스태프 역시 이러한 이론적 판단을 근거로 훈련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신 감독 역시 "부상 없이 잘 만들어가고 있다"라며 생각했던 로드맵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중간 평가를 내렸다.

월드컵 본선 참가국들 중 많은 국가들은 5월 소집 이후 월드컵 개막 전까지 2~3경기씩 평가전을 치른다. 4경기를 치르는 한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경기를 많이 치르는 편이다. 실전을 통해 경기력과 조직력을 끌어올린다는 신 감독의 의중이 담긴 일정이다.

신 감독과 선수들은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스웨덴전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볼리비아 상대로 졸전을 펼친 이유가 된 체력 훈련의 효과 역시 스웨덴전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대와 달리 선수들의 체력이 본선 첫 경기까지 올라오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볼리비아전에서 봤다시피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4-4-2로는 한국이 원하는 축구를 전혀 할 수 없다.투톱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이 많이 뛰며 공수 전환을 빠르게 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는 포메이션이다. 18일 스웨덴전에서는 모두의 계획 또는 바람대로 100%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코칭스태프의 선택은 무리한 체력훈련으로 평가 받을 것이고, 월드컵 목표달성 역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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