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출신 MLB 최다 홈런 달성한 추신수, 앞으로 바라볼 기록들은?

김승훈 2018. 5. 2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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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현재 1400안타 176홈런, 주요 타격 부문 기록이 곧 아시아 선수 역사

[오마이뉴스 김승훈 기자]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선수 최다 홈런 신기록을 강력한 임팩트로 달성했다. 추신수는 27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 파크에서 열렸던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고, 연장 10회말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선두 타자로 나서 경기를 끝내는 워크 오프 홈런을 날리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전날 경기에서 통산 175호 홈런을 날렸던 추신수는 이틀 연속 홈런을 날리며 종전 기록 보유 선수였던 마쓰이 히데키(175홈런)를 순식간에 제쳤다. 이 부문에서 추신수와 마쓰이의 뒤를 이어 3번째로 많은 홈런을 기록한 아시아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3089안타를 달성한 이치로 스즈키(시애틀 매리너스 구단 특별 보좌관)다. 홈런 비율이 많은 타자는 아니지만 안타를 많이 친 만큼 117홈런을 날렸다.

추신수 선수 ⓒMLB.com 화면 캡처
2005년부터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추신수도 어느덧 서비스 타임 10년이 되었다. 2005년에는 주로 트리플A에서 처음 승격된 시즌이었고, 2006년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자리가 없어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된 뒤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기회를 얻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인하여 출전 경기 수에 영향이 있었고, 2009년이 되어서야 온전한 풀 타임을 출전할 수 있었다.

이후 추신수는 부상자 명단을 자주 오갔던 2016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즌을 풀 타임으로 뛰었다. 2014년의 경우 팀이 리그 최하위로 떨어진 상황에서 참고 뛰었던 부상 치료를 위해 1달 일찍 시즌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레인저스와 7년 계약이 되어 있다. 일단 2020년까지 추신수가 바라볼 수 있는 기록에는 어떤 기록을이 있을까?

아시아 최다 볼넷 기록, 1000볼넷 가능할까

현재 추신수는 713볼넷으로 이 부문 아시아 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치로의 경우 커리어가 길어서 646볼넷으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워낙 타격에 적극적인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안타에 비해 볼넷이 적었다. 마쓰이가 547볼넷으로 이 부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추신수는 이치로와 다르게 볼넷이 출루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다. 추신수의 통산 출루율이 0.378인데 통산 타율이 0.277임을 감안하면 안타와 볼넷 비율이 2:1에 달할 정도로 볼넷 비중이 높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 시절인 2013년에 112볼넷을 기록한 적이 있었다. 이외 대부분 시즌에서는 성적이 좋았던 시즌에 70~80볼넷 정도를 얻어내곤 했다. 가장 최근인 2017년에는 77볼넷을 얻어냈다.

이러한 현재 페이스를 감안하면 추신수가 레인저스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2020년까지 통산 1000볼넷을 채우기에는 다소 버겁다. 올 시즌 52경기에서 29볼넷을 얻어냈기 때문에 올해도 70개 이상의 볼넷은 충분하게 넘길 것으로 보이는데, 이 페이스라면 내년 초반에 800볼넷을 넘어 2020년 시즌까지 940볼넷 전후의 기록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신수가 통산 1000볼넷 기록을 노리려면 레인저스와의 계약이 만료된 이후 FA 시장에서 새로운 계약을 통해 기회를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레인저스와의 남은 계약 기간 중 꾸준한 성적을 유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담으로 추신수는 몸 맞는 공 부문에서 125개를 기록하고 있는데, 레인저스 이적 이후 부상이 잦아지면서 부상 위험 노출이 큰 몸 맞는 공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이 부문에 있어서는 매년 규칙적으로 기록을 쌓기 어렵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기록이 누적될지는 알 수 없다.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는 2000안타 도전

한국 야구계에서 타자가 성구회에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이 2000안타이다. 다만 해외 리그 활약 선수의 경우 KBO리그 기록이 50% 이상을 충족해야 가입이 되는데, 추신수가 2021년 이후 해외파 특별 지명에 의해 KBO리그에 오더라도 1000안타를 기록할 시간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대신에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2000안타까지 600개가 남았다. 추신수가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한 시즌이 2009년 175안타인데, 추신수가 20홈런-20도루를 동시 달성한 시기에는 시즌 160안타 이상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

레인저스로 이적한 이후 평균 안타 생산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큰 부상 없이 활약했던 2015년과 2017년에는 153안타와 142안타를 기록했다. 앞으로 연평균 150안타를 기록할 경우 레인저스와 계약이 만료되는 2020년까지는 1800안타까지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부터는 역시 FA 시장에서 레인저스와 재계약하거나 새로운 팀을 찾아야한다. 다만 만 39세가 되는 2021년에도 추신수가 지금과 같이 좋은 시즌에 평균 150안타를 기록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추신수가 FA 시장에서 대형 계약은 아니지만 2~3년 정도 충분히 뛸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면 통산 2000안타 달성은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큰 부상이 없을 경우가 전제다. 2016년처럼 부상자 명단을 자주 다녀오게 된다면 지금과 같은 안타 페이스를 유지하기가 더 힘들어진다.

아시아 최다 안타 기록는 안타깝게 2위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089안타를 기록한 1위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와 일본 경력을 합해 피트 로즈의 기록(4256안타)까지 넘어섰기 때문(4367안타)에 이 부문에서 추신수가 이치로를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주루 능력은 충분하지만 자제하는 도루

추신수는 3번의 20홈런-20도루 시즌(2009, 2010, 2013)을 기록하며 이 부문에서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2012년에도 21도루를 기록하며 도합 4번의 20도루 시즌을 보낸 추신수는 통산 132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레인저스에서는 2017년에 12도루로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했다.

추신수가 레인저스로 이적한 뒤 도루가 줄었던 배경에는 2014년 시즌 초반에 얻은 발목 부상이 있다. 다른 큰 부상을 얻었던 선수들이 워낙에 많아서 팔꿈치 통증과 발목 통증을 참고 시즌을 소화하긴 했으나 성치 않은 발목으로 인해 2014년에는 3도루에 그쳤다.

이후 발목 수술을 받은 추신수는 2015년에 4도루, 2016년 6도루에 그쳤다. 발목이 어느 정도 괜찮아진 뒤 2017년에 다시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2018년 현재 2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추신수가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8개의 도루를 더 추가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현재의 추신수는 예전에 비해 무리한 주루 플레이는 자제하고 있는 점이 사실이다. 대신 타격을 했을 때 어느 정도의 주루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284개의 2루타를 기록했다. 추신수 타구의 비거리가 어느 정도 따라준다면 400개의 2루타까지는 바라볼 수 있다.

추신수의 3루타는 통산 26개다. 다만 3루타는 타자의 발만 빨라서 되는 것이 아니고, 타구가 외야 깊숙한 곳에 절묘하게 떨어져 수비수들이 빠르게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 뒷받침되어야 나오기 때문에 일정하게 기록을 적립하기 다소 어렵다. 다만 추신수가 은퇴하기 전 30개의 3루타는 바라볼 수도 있다.

가능성 매우 높은 200홈런-800타점-1000득점

현재의 추신수는 빠른 발보다는 정교한 타격과 선구안을 통한 출루에 집중하고 있다. 볼넷이 많아 출루율이 좋기 때문에 통산 타점(667타점)에 비해 득점(804득점)이 상당히 많다. 추신수는 100타점 시즌은 한 번도 없었지만, 60타점 이상을 꾸준히 기록한 이력(6시즌)이 있다.

레즈에 있었던 2013년 54타점에 그쳤지만, 이 때는 타점보다 출루에 집중한 1번타자 역할을 맡았으며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가 많아서 112볼넷을 기록했던 시즌이기도 했다. 0.378의 통산 출루율을 통해 추신수는 80득점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5번이나 된다. 2013년(107득점)과 2015년(94득점) 그리고 2017년(96득점) 3시즌에는 평균 100득점에 가까운 생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건강한 시즌을 보내면 90득점 이상도 충분히 가능한 현재의 추신수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196점이 남은 1000득점 달성은 무난해보인다. 이번 시즌에도 32득점을 올렸기 때문에 90득점 이상은 가능한 페이스이며, 빠르면 2020년 전반기에 1000득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점의 경우도 큰 무리는 아니다. 레인저스에서 건강했던 2015년과 2017년 도합 160타점으로 평균 80타점을 올렸기 때문에 큰 부상이 없다면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이번 시즌에도 700타점 돌파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레인저스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2020년 후반기에는 800타점 돌파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타점 생산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인 홈런 부문에서도 레인저스와의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200홈런은 무난하다. 건강한 시즌에 20홈런이 보장되는 추신수이기에 8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현재 페이스를 감안하면 20홈런에서 25홈런 사이의 시즌 기록도 가능하다. 현재 페이스를 감안하면 내년 전반기에 통산 200홈런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치로가 안타 생산에 집중하고 마쓰이가 홈런 생산에 집중했다면, 추신수는 이치로의 정교한 타격과 마쓰이의 파워 그 두 가지의 능력 교집합에 속하는 타자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출신 선수로서 대단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추신수는 앞으로 선수로 활약하는 동안 의미있는 기록들을 남기기 위해 한 타석 한 타석 상대 투수들의 공을 섬세하게 지켜볼 것이다. 추신수의 의미있는 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야구 역사를 지켜보는 흥미로운 요소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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