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투어다이제스트] 박인비, 세계랭킹 1위보다 힘든 KLPGA 첫 승

투어다이제스트 이한빛 기자 입력 2018.05.21. 14:53 수정 2018.05.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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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생애 첫 KLPGA 우승으로 매치퀸 등극
에런 와이즈, 완벽한 경기력 선보이며 PGA 투어 첫 승 신고
아리야 주타누간, LPGA 상금 및 올해의 선수 선두 도약
권성열, 2차 연장 접전 끝에 데뷔 6년 만에 첫 우승

SBS골프 아나운서 임한섭의 KLPGA 칼럼

KLPGA 유일의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 16일부터 21일까지 강원도 춘천 라데나 G.C.에서 열렸다.

승패에 따라 다음 라운드 진출과 탈락이 바로 결정되는 매치플레이 경기의 긴장감에, 총 7 번의 매치를 치러야하는 일정까지 더해져 선수들은 잠시도 여유를 가질 수 없는 지옥의 레이스를 펼쳤다. 대회를 준비하는 관계자들과 방송팀까지 긴장하게 만드는 대회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지난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창설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조별리그 제도가 도입된 데다 ‘골프여제’ 박인비가 6번의 매치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박인비와 김자영2의 결승전은 2017년 KLPGA 투어 중계방송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결과는 김자영2의 3&2 승리로 마무리됐다.

꿈에 그리던 KLPGA 첫 승을 달성한 박인비. (사진=KLPGA 공식 홈페이지 캡쳐)

올해도 골프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아쉬운 준우승에 그친 박인비가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다시 찾았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지금까지 미국 LPGA 투어에서 19승, 일본 JLPGA에서 4승, 유럽투어에서 1승,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세계 최고의 골프선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KLPGA 투어에서는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2008년 하이원컵 SBS 채리티 여자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9번의 대회에 참가했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6번의 준우승에서 알 수 있듯이 우승트로피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박인비를 외면했다.

시드 번호 1번을 받은 박인비는 최혜용, 최유림, 정연주 선수와 함께 1조에 속해 3일간의 조별리그를 펼쳤다. 조별리그 첫 날은 낙뢰를 포함한 많은 비가 대회진행을 방해했다. 그러나 악천후와 그로 인한 경기 중단이 박인비에게는 우승으로 가는 발판이 됐다.

최혜용과의 1라운드에서 2Down까지 끌려가던 박인비는 악천후로 2시간 30분 가량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 최혜용의 상승세는 흐름이 끊겼고, 박인비는 재개된 경기에서 후반 12번, 13번, 17번 홀을 따내며 최종 1UP의 역전승을 거뒀다. 최유림을 상대한 조별리그 2라운드도 쉽지 않은 승리였다. 경기 내내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1UP 승리. 두 번의 치열한 승부에서 승리한 박인비는 조별리그의 마지막 상대인 정연주를 상대로 3&2의 승리,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동중 깊은 고민에 빠진 박인비. (사진=KLPGA 공식 홈페이지 캡쳐)

사실 조별리그에서 박인비의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의도치 않게 샷이 감기는가 하면, 야지에서의 숏게임 감각은 정교함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세계가 인정한 퍼팅능력으로 상대의 멘탈을 흔들었다. 대회 나흘째부터는 박인비가 왜 세계 최고의 선수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가 이어졌다.

토너먼트로 치러진 16강전에서 김혜선2를 6&4로 가볍게 제압한 박인비는 오후에 열린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다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박채윤을 상대로 전반 9홀에서만 무려 7UP을 기록한 것. 후반 첫 홀까지 승리하며 8UP으로 앞선 박인비는 11번 홀에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을 확정지었다. 7개 홀을 남기고 9개 홀을 이긴 9&7의 스코어는 이 대회 사상 최다홀차 승리 기록이다. 지난 10년간 8&7의 승리는 세 차례 있었지만 9개 홀을 가져간 압도적인 경기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대회 마지막 날 만난 최은우와 김아림은 다시 박인비를 긴장시켰다. 4강에서 만난 최은우는 박인비를 상대로 전반 9홀에서 1홀 차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박인비는 특유의 퍼팅감을 앞세워 최종 3&2의 승리를 차지, 2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결승에 오른 선수는 최혜용과 박인비뿐이다.

우승에 실패했지만 KLPGA 숨은 보석으로 재발견된 김아림. (사진=KLPGA 공식 홈페이지 캡쳐)

최종 매치의 상대는 김아림. 올 시즌 드라이브 거리 1위의 장타력에 안정적인 숏게임까지 자랑한 김아림은 결승에서 박인비를 괴롭혔다. 특히 엄청난 드라이버 비거리는 보통의 선수라면 기가 죽어 자신의 경기를 펼치기 힘들었을 것이다. 1승도 없는 세계랭킹 156위의 경기라는 것이 믿기 힘들 만큼 뛰어난 경기력이었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홀까지 이어졌다. 파 5, 18번 홀은 장타력에서 앞선 김아림에게 유리한 홀이었으나, 세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이는데 실패해 결국 투 퍼트로 파를 기록한 박인비가 최종 1UP으로 승리했다. 감격적인 KLPGA 투어 첫 우승. 2008년 첫 도전 이후 10년 만에 거둔, 19전 20기의 첫 우승이었다.

닷새 동안 7번의 매치를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 끝에 그토록 기다린 K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 지난 리우 올림픽에서 112년 만에 부활한 골프 종목에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음에도 그의 머릿속엔 늘 KLPGA 무관의 아쉬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국내 대회 우승까지 차지하며 골프인생의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

골프의 묘미와 더불어 진정한 최고가 탄생하는 즐거움을 보여준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이 멋진 대회를 다시 볼 수 있을 1년이 길게만 느껴진다.


일반 투어 소식


PGA AT&T 바이런 넬슨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 G.C(파72·7,830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루키' 에런 와이즈(21·미국)가 우승을 차지했다.

완벽한 경기력으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에런 와이즈. (사진=PGA 공식 페이스북 캡쳐) 

와이즈는 최종 라운드에서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6타를 줄였고, 최종합계 23언더파 261타로 대회를 마쳤다.

2위를 기록한 마크 레시먼(34·호주)에 3타나 앞서며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3라운드에서만 무려 8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선 와이즈는 4라운드 초반부터 버디 행진을 펼치며 타수를 줄여갔다.

4~5번 홀(파5)에서 버디를 만들며 출발했고, 6번 홀(파4)에서는 파 세이브로 쉬었지만, 7번 홀(파5)부터 4홀 연속 버디를 이어갔다.

마크 레시먼도 5번 홀(파4)에서 이글을 잡아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4라운드에서만 보기 3개를 범하며 우승의 영광을 루키에게 양보해야만 했다.

지난 시즌까지 웹닷컴 투어(2부)에서 활동했던 와이즈는 루키 시즌임에도 자신의 플레이를 가져가며 우승을 차지해 갤러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 편, 같은 대회에 출전한 강성훈(31·CJ대한통운) 공동 42위에, 배상문(32)은 69위에 이름을 올렸다.

<승부의 순간>

7번 홀부터 시작된 4개 홀 연속 버디가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이다.

와이즈는 레시먼의 끈질긴 추격에도 침착함과 노련함을 앞세워 연속 버디행진을 펼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이를 지켜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킹스밀 챔피언십

전인지(24·KB금융그룹)가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파71·6,44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

또다시 연장전에서 승리의 문턱을 넘지 못한 전인지. (사진=LPGA 공식 페이스북 캡쳐)

최종 3라운드를 1타차 단독 선두로 시작한 전인지는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를 단 하나만 기록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이 틈에 아리야 주타누간(23·태국)이 4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주타누간은 후반 홀에서도 버디 두 개를 잡아내며 전인지와의 차이를 3타 차이까지 벌렸고, 그 사이 하타오카 나사(19·일본)도 4타를 줄이며 주타누간과 함께 공동 선두로 거듭났다.

그러나 전인지도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전인지는 13번 홀(파3)과 17번 홀(파3)에서 7m에 이르는 장거리 퍼팅을 성공시키며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정규 홀은 이대로 끝이 나며 세 선수는 승부를 가리기 위해 연장전으로 향했다.

전인지의 아쉬운 준우승은 연장 첫 라운드에서 결정 났다. 전인지가 파를 기록하는 동안, 주타누간과 나사는 버디를 잡아내며 두 선수만 2차 연장으로 향했다.

우승으로 LPGA 상금 및 올해의 선수 부문 선두로 올라선 아리야 주타누간. (사진=LPGA 공식 페이스북 캡쳐)

2차 연장에서 주타누간은 버디를 잡았고, 나사는 파를 기록하며 대회의 최종 승자가 결정되었다.

무려 1년 8개월여의 오랜 기다림 끝에 우승을 목전에 두었던 전인지는 최종 라운드 15번 홀(파5)에서 퍼팅이 살짝 빗나간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한편, 지은희(32·한화큐셀)는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9언더파 204타로 전날보다 순위를 끌어올려 공동 7위에 올랐고, 유소연(28·메디힐)은 2언더파 211타로 공동 50위로 대회를 마쳤다.

<승부의 순간>

17번 홀이 전인지에게는 결정적이었다.

선두와 1타 차이로 밀리고 있던 전인지는 17번 홀에서 6m의 긴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다.

이 버디의 성공으로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KPGA Sk telecom Open

'무명' 권성열(32·코웰)이 무명의 설움을 딛고 KPGA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GC에서 열린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권성열은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첫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생애 첫 우승으로 무명 설움을 날린 권성열. (사진=KPGA 공식 홈페이지 캡쳐)

공동 5위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권성열은 3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12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것 외에는 버디를 3개 더 추가하며 단숨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권성열과 마찬가지로 공동 5위로 출발한 류현우(37·한국석유)도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3개를 기록하며 3타를 줄였고, 권성열과 함께 연장으로 향했다.

18번 홀(파5)에서 펼쳐진 연장전 첫 홀은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 번째 홀에서는 권성열이 무려 8m에 이르는 오르막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이 대회의 주인공으로 결정되었다.

한편, 선두를 질두하던 최이삭(38·휴셈)은 16번 홀(파3)과 17번 홀(파4)에서 보기와 더블보기로 무너지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공동 3위로 대회를 마감했고, 본 대회에서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 최경주(48)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5위에 머물렀다.

<승부의 순간>

치열했던 승부를 마무리 지었던 것은 권성열의 연장 2번째 홀이었다.

권성열은 8m 장거리와 오르막이라는 불리한 여건에서의 버디퍼팅을 그대로 성공시키며 60번의 도전 끝에 KPGA 첫 우승 트로피를 품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