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감독이 행복해서 웃었다

김태석 2018. 5. 1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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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승리 후 무척이나 행복해 했다.

울산 현대를 꺾고 2018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한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선수들이 승부에 임하는 자세에 감탄하고 기특한 것이 더 큰 이유였다.

세컨드볼을 장악하고, 상대의 공격 루트를 사전에 막아내고자 했던 서 감독의 전술적 주문은 사실 선수들이 그만큼 활동량을 보이지 못하면 피치 위에서 구현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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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이 행복해서 웃었다



(베스트 일레븐=수원 월드컵경기장)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승리 후 무척이나 행복해 했다. 울산 현대를 꺾고 2018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한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선수들이 승부에 임하는 자세에 감탄하고 기특한 것이 더 큰 이유였다.

서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16일 저녁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라운드에서 울산에 3-0으로 완승했다. 수원은 전반 26분과 전반 31분 두 골을 몰아친 김건희의 맹활약과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바그닝요의 골에 힘입어 난적 울산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승리에 힘입어 수원은 1차전 0-1 패배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종합 스코어 3-1로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0-0, 0-1, 그리고 3-0. 지난 두 차례 맞대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던 수원이 세 번째 승부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세 골 차 완승을 만들어냈다. 스코어가 말해주듯, 경기력적 측면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8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공세를 취해야 했던 수원은 전반 중반 김건희가 두 골을 만들어내면서 분위기를 휘어잡았고, 이후 울산의 반격이 심화되는 가운데에서도 흐트러짐없는 모습을 보였다.

빠른 발을 가진 공격수를 통해 2선과 3선 사이 공간을 파고드는 울산 특유의 공격 루트를 충실히 틀어막았고, 공수할 것 없이 세컨드 볼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간 끝에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이처럼 더할 나위 할 것 없는 경기 내용을 연출해서인지 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 때 “기분 좋다”라고 첫 마디를 내비쳤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충실히 따라준 선수들이 기특해서다. 그런데 그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있다. 바로 이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보인 자세다.

골키퍼 신화용은 “경기 전부터 선수들이 자주 미팅을 가지며 울산전에서 꼭 이겨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라고 했으며, 두 골을 넣은 김건희 역시 “미팅에서 (조)원희 형이 수원이 어떤 팀인지, 어떤 DNA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말해줬다”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선수들은 경기 전 클럽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이번 승부에서 자존심을 건 승부를 준비했다.

실제로 선수들은 습하고 더운 날씨 속에서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필드를 뛰어다녔다. 세컨드볼을 장악하고, 상대의 공격 루트를 사전에 막아내고자 했던 서 감독의 전술적 주문은 사실 선수들이 그만큼 활동량을 보이지 못하면 피치 위에서 구현하기 힘들다. 하지만 수원은 90분 내내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고, 도리어 경기 종료 직전에는 바그닝요의 추가골까지 만들어내며 점수 차를 더 벌렸다.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지만, 결정적 순간에 2018시즌 개막 후 최고의 퍼포먼스가 나온 것이다.

그래선지 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교체를 시켜야 하는데 다들 열심히 뛰고 있어 교체를 시킬 수 없었다. 지도자가 된 후 오늘 경기 같은 경험은 처음”이라고 웃었다. 최근 빅 버드를 휘감았던 위기감이 울산전 대승 이후 말끔히 지워졌다. AFC 챔피언스리그 8강행 만큼이나 이 승리가 기쁜 이유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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