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분석.1st] 중원 장악한 수원, 7년만에 ACL 8강 만들었다

김완주 기자 입력 2018.05.16. 22:34 수정 2018.05.1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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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수비적인 중원 조합을 택한 서정원 감독의 결단이 수원삼성의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현대는 수원의 촘촘한 중원을 뚫지 못하고 무너졌다.

1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서 수원이 울산에 3-0으로 승리했다. 울산에서 열린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수원은 합계 스코어를 3-1으로 역전시키며 7년 만에 ACL 8강에 안착했다.

주말 리그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던 두 팀은 가장 믿음직스러운 멤버들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1차전 승리 덕에 유리한 위치에 있던 울산은 주말에 토요다, 오르샤, 박주호, 리차드를 모두 선발로 내보냈다. 손가락 부상을 입었던 강민수도 주장 완장을 차고 센터백으로 나섰다.

수원은 데얀과 바그닝요를 공격에 내보내고, 염기훈의 빈 자리는 김건희로 메웠다. 좌우 윙백은 이기제와 장호익이 맡았다. 중원 조합은 다소 의외였다. 역전을 위해 반드시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조원희와 김은선을 선발로 택했다. 수원에서 가장 창의적인 선수인 김종우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수비적인 중원 조합이 수원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 골이 앞서있던 울산은 무게 중심을 뒤에 두고 역습에 집중하는 전술을 택했다. 덕분에 수원은 경기장을 좌우로 넓게 쓰며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특히 오른쪽 공격이 효과적이었다. 장호익의 공격 가담과 바그닝요의 돌파를 울산이 막지 못했다. 전반 10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이기제의 코너킥이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울산은 오승훈의 펀칭과 임종은의 대인마크로 위기를 여러 차례 벗어났다. 그러나 공을 따와도 빠르게 역습을 이어가지 못했다. 중앙을 지키고선 조원희와 김은선이 탁월한 수비 위치 선정과 적절한 파울로 역습을 차단했다.

전반 45분 동안 조원희는 공을 5번 따냈고, 그 중 3번이 울산 진영에서 이뤄졌다. 김은선 역시 공격권을 3번 되찾아왔다. 모두 울산의 역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다.

두 수비형 미드필더는 단순히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공격전개의 시발점 역할도 도맡았다. 특히 조원희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조원희는 공을 따낸 직후 앞에 있는 데얀과 바그닝요, 김건희에게 공을 연결했다. 전반 19분에는 감각적인 뒤꿈치 패스로 울산 수비를 완전히 속이기도 했다. 김은선도 공을 잡으면 상대 압박을 쉽게 벗겨내고 전방으로 연결했다.

중원에서 힘을 얻다 보니 공격 찬스도 수원에 많이 찾아올 수 밖에 없었다. 중앙에서 측면으로 연결하는 전개가 위협적이었다. 첫 골도 측면에서 나왔다. 전반 26분, 바그닝요가 오른쪽 코너 플래그 앞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이기제가 골문 앞으로 올렸다. 뛰어오른 김건희는 상대 수비의 견제를 뿌리치고 헤딩골을 만들어 냈다.

전반 31분에는 김건희가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바그닝요가 헤딩으로 공을 떨궈주자 가슴으로 한번 받아놓은 뒤, 오른발로 잡아놓고 왼발로 멋진 터닝슛을 만들었다. 주변에 있던 수비 2명을 완전히 무력화 시킨 득점이었다. 벤치에 서정원 감독도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다급해진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일수 대신 한승규를 투입했다. 중앙 공격에 힘을 내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수원의 두 중앙 미드필더는 울산에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전반과 마찬가지로 먼저 움직여 좋은 위치를 선점했고, 중원이 뚫리면 뒤를 지키는 스리백이 울산 공격수를 막아섰다. 울산이 할 수 있는 것은 공을 다시 뒤로 빼는 것뿐이었다.

울산은 후반 14분 다시 전세를 역전시킬 기회를 잡았다. 리차드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곽광선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울산에서 가장 정확한 킥을 자랑하는 오르샤가 키커로 나섰다. 그러나 신화용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킥의 방향을 정확히 읽으며 막아냈다.

김도훈 감독은 토요다 대신 김인성, 김승준 대신 김수안을 투입하며 공격에 집중했다. 상대 진영에서 공을 잡는 기회는 더 늘어났지만 슈팅으로까지 연결하기는 쉽지 않았다. 오히려 수원의 역습에 더 쉽게 노출됐다. 수원은 후반 추가시간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은 바그닝요가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승리를 확정했다.

완벽하게 중원을 장악한 수원은 1차전 결과를 뒤집으며 ACL 상위 라운드로 진출했다. "방심하지 않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던 울산은 ACL 도전을 16강에서 마무리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