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1st] 2위 수원 꺾었는데 최강희는 왜 아쉽다고 했을까

김정용 기자 2018. 4. 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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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수원삼성을 꺾은 뒤 경기 내용이 나빴다고 단언했다. 단순한 엄살은 아니었다. 상대 선수 두 명이 퇴장 당한 상황에서도 패배할 뻔한 경기 내용이었다.

전북은 29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0라운드에서 수원을 2-0으로 꺾었다. 이 승리를 통해 올해 홈 8전 전승, 최근 9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공식전 10연승을 달렸다.

전북이 경기를 쉽게 푼 건 최 감독의 말대로 "수원이 자멸"한 덕분이었다. 전북이 한 골을 넣었지만 아직 압도하지 못하고 있던 전반 17분, 수원 윙어 바그닝요가 최철순의 발목을 밟아 퇴장 당했다. 그 뒤로도 전북은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한 상태였다. 전반 종료 직전 이승기가 문전으로 침투할 때 장호익이 반칙으로 저지해 퇴장 당하며 숫자 차이가 2명으로 벌어졌다.

전북이 앞서고 있는 가운데 수원은 2명이 퇴장 당했다. 일반적으로 전북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최 감독은 이길 기회를 살리기 위해 공격적인 교체를 했다. 전반 막판 부상당한 신형민 대신 윙어 티아고를 투입했다. 후반 5분에는 미드필더 임선영 대신 이동국이 투입됐다. 전북은 김신욱과 이동국 투톱이 뛰는 4-4-2 포메이션으로 바뀌었다. 후반 18분 김신욱을 아드리아노로 바꿔 공격 조합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전북은 좀처럼 수원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때부터 전북의 경기력 문제가 본격적으로 두드러졌다. 한 골 차로 앞서고 있다면 더 유리한 상황을 믿고 과감한 공격을 하거나, 공을 오래 소유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지배하거나 한 쪽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북의 후반전 경기 운영은 어떤 장점도 찾을 수 없었다. 공격 숫자가 많은데도 수원 문전에 위협적으로 투입하는 공은 드물었고, 멀리서 확률 낮은 스루 패스를 했다가 수원 수비에게 끊기는 장면만 자꾸 나왔다.

수원은 3-4-3으로 경기를 시작했다가 10명이 되자 3-4-2로, 9명이 되자 4-3-1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후반전으로 들어가며 공격진인 임상협, 김건희를 빼고 미드필더 최성근과 혼자 공격을 주도할 수 있는 염기훈을 투입했다. 수원은 불리한 가운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교체를 했고, 전북이 번번이 공격 기회를 무산시켰기 때문에 한 골 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김은선을 비롯한 수원 선수들이 분전하며 수적 열세를 만회하려 최선을 다했다.

수원은 슈팅 횟수에서 4회 대 16회로 크게 뒤쳐졌지만 좋은 장면은 4번이 넘었다. 전북 수비가 느슨한 덕분에 수원 빌드업이 순조롭게 이뤄져 최철순이 거친 반칙으로 끊어야 했던 장면이 있었다. 염기훈이 반칙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도 있었다. 후반에 수원 쪽에 판정 행운이 한 번 따랐거나 킥이 좀 정확했다면 동점이 될 수도 있는 경기였다. 그만큼 전북의 운영이 느슨했다.

후반 29분, 수원 선수가 고통을 호소하며 경기가 어수선해진 틈을 놓치지 않고 노련한 이동국이 드리블 돌파에 이어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끝내 버렸다. 후반전이 시작할 즈음 전북은 김신욱, 티아고 등 공격진이 다 같이 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타길 기대했지만 실제론 답답한 45분이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빡빡한 경기 일정 때문에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늘은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상대 수원이 자멸한 경기다." 최 감독은 최근 3, 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장 생체 리듬에 나쁜 오후 2시 경기가 잡혀서 선수들이 더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내가 염려했던 것 이상으로 경기 내용이 안 좋았다. 내용에 대해서 선수들에게 요구할 수 없을 정도로 연속 출전한 선수가 많다."

전북과 수원 모두 버거운 일정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력만 보면 어느 쪽도 완벽하지 않았고, 수원이 두 차례 퇴장으로 스스로 무너졌다. 전북과 수원은 5월 2일에도 주중 경기를 치른다. 전북은 대구FC와 홈 경기를, 수원은 울산현대와 홈 경기를 갖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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