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FA 거물 타자, 먹튀는 없다?

조회수 2018. 4. 27. 19: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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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MLB FA 상위 타자들의 계약 이후 평균성적 비교
FA 총액 100억-150억의 최형우와 이대호

KBO리그에서  'FA 100억' 시대가 열린지  공식적(?)으로 2년 째다.

2011년 11월 이택근 FA 50억 계약을 기점으로 거물급 FA 선수들의 몸값이 껑충 뛰어 올랐고 이후 끊이지 않고 거품 논란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FA 시장 규모는 매년 커졌고 최형우-이대호에 이어  김현수도 4년 총액 115억 계약을 체결하며 100억의 벽을 넘어선 선수만 셋 이다.

올시즌 이 후  최정, 양의지 등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의 FA가 예정되어 있어  100억 이상 계약은 3년 연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후 강민호 80억, 황재균 88억 계약에서 알 수 있듯  각 포지션에서 리그 상위권으로 평가받는 선수에게 80억 이상의 대형 계약은 당연시 되고 있고, 그 이상의 금액을 주고서라도 팀의 우승을 위해 스타를 영입하려고 한다.

몸값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금액 차이로 프렌차이즈 스타를 놓치기라도 한다면 팬들의 원망을 살 수 밖에 없고 전력 하락도 피하기 어렵다.

4년 총액 100억 계약 체결 이후  KIA의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끈 최형우나 사상 최대인 150억원에 KBO리그 복귀를 결정하고 하위권에서 맴돌던 롯데의 3위 도약을 이끈 이대호,  두산 이적 후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로 변신하며 3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장원준 등 80억 이상의 대형 FA들은 팀 성적을 확실히 끌어 올리는 성과를 보이곤 한다.

#야매카툰: 올해의 FA, 내년의 FA

특정 선수에게 선수단 연봉 총액의 상당 비중을  투자한다는 것은 그만큼 확실한 성적을 낼 것이라는 판단의 반영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대형계약을 체결한 KBO 타자들은 계약 후에 어떤 성적을 남겼을까? 다양한 데이터와 정교화된 산업 시스템을 바탕으로 KBO리그에 비해 더 적절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메이저리그의 결과와도 비교해  상위권 FA 타자들에 대한 거액 투자가 타당성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KBO 80억 이상 대형계약의 상위 비중을 찾는다.

2. MLB FA 상위권 선수들의 FA 이후 기록을 검토한다.

3. KBO와 MLB 상위권 선수들의 FA 이후 기록을 비교한다.

# 2012시즌 이후 FA 타자 계약 상위 1~15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2012시즌 이후 KBO리그에서 체결된 타자들의 FA 계약은 총 73건이었다. 그 중 80억 이상의 계약은 10건으로 전체 계약 중 상위 13.7% 였다. 계약별로 기간이 다르므로 1년당 계약 가치를 기준으로 순위를 정했다.

계약에 포함된 옵션은 성공 가능성을 50%로 단순 계산하여 총계약금액을 합산했고, 총계약금액을 계약기간으로 나눴다.

단! FA 계약 후의 기록에 초점을 맞춘만큼  총액 80억 이상의 FA 중 올해 첫 시즌으로 보내고 있는 강민호, 김현수, 민병헌, 손아섭, 황재균의 계약은 상위권 비율을 계산하는 것에만 사용했다.

전체 계약 중 상위 13.7%에 속하는 대형 FA 이후 선수들의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 후순위 선수들인 강민호(14~17), 정근우(14~17), 이승엽(16~17), 이용규(14~17), 유한준(16~19)을 고려대상에 포함시켰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도 2012년 이후 2017년 까지 체결된 FA 타자들의 계약 중 총액 상위 13.7%가 어떤 성적을 냈는지 확인해봤다.

# 2012~2017 MLB FA 타자 계약 상위 32인 (상위 13.7% 기준)

ⓒ 케이비리포트

야수들의 성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지만  최상급 타자들의 기록을 살필 때 주목하게 되는 홈런, 타점, 타율과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기준으로 비교했다.

선수들의 성적이 다년간 누적되었기 때문에 FA 계약 이후의 성적을 평균값으로 산출하여 1년간의 성적을 기준으로 리그 평균에 비해 얼마나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는지 검토했다.

# MLB 상위 FA 32인의 계약 이후 연 평균 성적

ⓒ 케이비리포트

기록 확인 결과 당초 예상과 차이가 컸다. 메이저리그에서  대형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이 계약 이후 부진한 성적을 보인 경우가 다수였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대상이 된 32인 중  20명의 선수인 62.5%의 선수들이 FA이적 이후 1시즌 이상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하거나 마이너리그를 경험하기도 했다.

32명의 선수들의 평균 성적을 확인해 보니 타율이 2할5푼1리로 저조했고 WAR도 1.5 정도였다. MLB 대어급 타자들이 MLB 전체 규정타석 선수들 중에서 어느정도 수준인지 확인하기 위해 2012년부터 2017년 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의 평균성적과 비교해 봤다.

결과는 예상과는 달랐다.

2012~17시즌 까지 총 860개의 성적을 합산해 평균을 낸 결과  MLB에서  대형 FA를 계약한 32인의 성적은  홈런, 타점, 타율, WAR 모든 지표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의 평균을 넘어서지 못했다.

ⓒ 케이비리포트

2016년의 Justin Turner, 15년의 Justin Upton, 14년의 Nelson Cruz 등 몇 명을 제외하고는 슈퍼스타급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이 지표들이 타자들의 성과를 파악할 수 있는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대형 FA를 체결한 타자들이 규정타석을 채운 평균 타자은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은 메이저리그의 대형 FA 계약이 KBO리그에 비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랐다.  거액을 주고 영입한 선수가 금액에 맞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영입 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금액을 지불하고도 손해를 보는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KBO 대형 FA 타자들의 평균 성적은 MLB FA에 비하면 훌륭한 수준이었다. 홈런은 20개 이상,  타점이 82.8, 타율 0.311,  WAR 평균도 4.0에 달했다. 

# KBO 상위 FA 10인의 계약 이후 연 평균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대상자 중  강민호,  박석민, 이용규, 정근우가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시즌이 1시즌씩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약 기간 중 평균으로 볼 때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박석민의 경우 잔여 계약 기간이 2년 더 남은 상태다.)

2012년부터 2017년 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294명의 KBO리그 평균 타자들의 성적과 비교해도 대형 FA타자들의 성적은 돋보인다. 홈런, 타점, 타율, WAR에서 모두 평균 보다 월등히 높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리그 최상급으로 볼 수는 없지만 평균 성적이 상위 25% 이상의 기록이다. 이용규와 정근우가 테이블세터로 다른 선수들 보다 홈런과 타점에서 비교적 낮은 편임을 감안할 때, 이들의 성적을 제외한다면 다른 선수들의 홈런과 타점 수치는 더 올라간다.

#KBO 대형 FA들의 평균성적 지표별 분포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거물급 타자를 판가름하는 지표로 흔히 제시되는 클래식 지표가 3할-30홈런-100타점이다. FA대어 선수들은 홈런, 타점에서 다소 부족하지만 3할을 대부분 넘고, WAR에서도 평균 4를 기록할 정도로 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KBO리그는 2014시즌 이후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보이고 있다. KBO 타자들의 평균 성적이 MLB 타자들 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다만 리그 내에서 상대적인 성적을 비교할 수 있다. 

대형 계약을 체결한 각 리그의 FA 타자들이 전체 타자들 중 어느 정도 수준의 성적을 거뒀는지는 비교해 볼 의미가 있다.  확인 결과 메이저리그 대형 FA 선수들의 계약 후 평균 성적은  리그 규정타석 타자들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고 이와 달리 KBO리그 타자들은 평균을 상회하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KBO와 MLB의 각 성적 표준편차를 반영한 기록에서도 KBO 거물급 타자들은 MLB타자들에 비해 FA이후 상대적으로 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의 FA 대형 타자들의 계약이 메이저리그에 비해 투자 효율성 측면에서 나았던 셈이다. 

물론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리그 규모와 투수들의 수준차, 무엇보다 극소수인 리그 정상급 타자와 평균 수준의 격차가 KBO리그에서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KBO리그에서  총액 80억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정도의 타자는 자신의 포지션에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선수들이라 특별한 부상이나 급격한 노쇠화 현상만 없다면 싱글A~트리플A 급 투수들이 혼재했다는 평가를 받는 KBO리그에서 평균 이상의 기록을 장기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실력 검증이 끝난 KBO리그의 FA 거물 타자는 투자 시 실패가능성이 낮은 우량주라고 볼 수 있다. (계약 이후 꾸준히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내고도 팀 성적으로 인해 비판받는 김태균의 경우는 하위권 팀 고액 연봉자가 감수해야 할 어쩔 수 없는 비애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시장 규모에서  FA 4년 80억 이상의 계약이 현실적으로 적정한 수준인가에 대한 논의는 별도로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KBO리그 내 자원의 희소성과 계약 이후의 안정성을 감안한다면 FA 거물 타자들에 대한 영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속 편에서는 KBO-MLB의 FA 투수 대형계약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팬그래프, MLB.com]


글: 유지홍 칼럼니스트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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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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