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사인 페이퍼' LG, 잃은 것과 얻은 것..앞으로 변수

입력 2018.04.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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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LG 트윈스는 23일 현재 13승 12패, 4위에 올라 있다. 3위 KIA와는 승차없이 승률에서 2리 뒤져 있다. 선두 추격의 희망을 가져볼 만 하다.

그러나 지난 주 광주 KIA 원정에서 어처구니없는 '사인 페이퍼' 사건으로 LG는 스스로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인 페이퍼'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고, 위기 속에 희망을 발견하기도 했다.

# 잃은 것들

일단 KBO는 '사인 페이퍼' 논란에 벌금으로 징계했다. KBO는 LG 구단에 벌금 2000만원, 류중일 감독에게 벌금 1000만원, 한혁수-유지현 코치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씩 부과했다. KIA 사인을 적은 페이퍼는 '3200만원짜리' A4 용지였다.

벌금 액수 이상의 가늠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잃었다. 사실 사인 캐치는 LG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구단이 암암리에 하고 있다. 하지만 기밀 내용인 상대 사인을 생각없이 A4 용지에다 대문짝만하게 인쇄해서 외부인들도 드나드는 복도에다 붙인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 타 구단의 지적처럼 '바보같은 짓을 한 것'이다. 이로 인해 LG는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야구팬들은 앞으로 LG 야구를 볼 때마다 꼬리표처럼 붙은 '사인 페이퍼'를 생각할 것이다.

'사인 페이퍼'로 인해 LG는 외부의 불편한 시선을 당분간 감내해야 한다. 분위기 뿐만 아니라 전력에서 마이너스도 생겼다.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광주 원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치료와 재활에 최소 한 달 공백이 불가피하다. 톱타자 안익훈은 타율이 1할대로 떨어지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 얻은 것들

LG는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고 사과했고, 비난과 징계는 달게 받아들였다. 팀 내부에서 헛발질을 했지만, 선수단의 동요는 크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인 캐치 등에 관계없이 선수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플레이만 하면 된다. LG는 '사인 페이퍼' 논란과 함께 KIA전 3연패로 위기를 맞는 듯 했다. 20일 오후 KBO의 중징계가 발표됐다.

류중일 감독은 내부 전력 변화(부상, 부진)에 따라 선수단 구성 변화로 분위기를 바꿨다. 가르시아가 빠진 3루 주전은 양석환(이미 지난해 히메네스 부상 이후 3루를 책임졌다), 1루 자리에는 신예 윤대영을 불러 올렸다. 안익훈의 2군행과 맞물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한 이형종이 올라 왔다.  

이형종은 시즌 첫 출장에서 2루타 2방 등 3안타를 쳤고, 22일 NC전에서는 1회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했다. 3경기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 괜찮은 톱타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우타자 윤대영은 좌타자 김용의와 함께 1루 자리를 번갈아 나설 전망이다. 윤대영도 첫 출장한 19일 KIA전에서 2안타를 치더니, 4경기 12타수 4안타(타율 .333)으로 출발했다. 

외부 변수(내부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선수들의 문제는 아니기에)에 선수단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단결력은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사인 페이퍼 논란 이전에 LG는 류중일 신임 감독의 리더십, FA 김현수의 가세 등으로 분위기는 좋았다. LG는 20~22일 NC전 3연승을 거두며 스스로 위기를 이겨냈다. 연패에서 연승, 극적인 변화였다. 

# 앞으로 24경기

첫 25경기를 치러 13승 12패.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LG는 앞으로 4주, 24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 최소 한 달로 잡은 가르시아의 공백기다. 류중일 감독은 "2군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고 돌아오려면 한 달은 조금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NC전 3연승을 너무 확대해석하면 안 된다. NC의 경기력은 최근 2주 동안 최악이다. 2승 10패. 타선은 2주째 12경기를 치르면서 단 한 번도 4점을 초과하지 못했다. 12경기에서 평균 2.58득점. LG가 앞서 3연패를 당했던 KIA, 이번 주 상대할 넥센의 공격력 투수력과는 다르다. 물론 LG가 NC 상대로 투타에서 좋은 활약을 했지만, 운이 좋았다.  

9득점-6득점-5득점. NC 3연전에서 보여준 공격력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3~4번 박용택-김현수가 중심을 잡고, 톱타자 이형종과 우타자 채은성, 양석환이 분발해야 한다. 공격력에서 성장 중인 포수 유강남, 공수에서 안정감을 찾아가는 유격수 오지환이 힘이 되어야 한다. 

LG는 앞으로 5주 동안 넥센(홈)-삼성(홈)-한화(원정)-두산(홈)-롯데(홈)-SK(원정)-삼성(원정)-한화(홈)-NC(홈)-KT(원정)를 만난다. 홈 경기가 많고, 수도권을 벗어난 원정은 대구와 대전 뿐이다. 경기 일정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