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LG 1선발 윌슨, 허프보다 잘할까

조회수 2018. 3. 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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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민의 외국인 리포트] LG 트윈스 새 외인 투수 타일러 윌슨(기록-영상 포함)
개막전 선발로 낙점받은 LG 새 외국인 투수 윌슨 (사진: OSEN)

LG는 작년 외국인 타자가 제 몫을 하지 못해 속을 썩였지만 , 투수 들만큼은 제몫을 했다. 허프와 소사는 둘이 합작해 10이 넘는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를 기록했다.

허프가 부상으로 인해 19경기 등판에 그친 것이 아쉬웠지만, 투수 WAR Top 10에 팀내 외국인투수 두 명이 모두 올라온 팀은 LG 뿐이었다. (소사 2위 6.1, 허프 5위 4.5)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LG 마운드가 팀 ERA 1위를 차지한데는 외국인투수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LG는 이 둘에 차우찬(WAR 4위, 4.6)까지 더해 리그 정상급 선발 트로이카를 가동했다.

하지만 이 조합은 1년만에 해체되고 말았다. 잔부상으로 2년차 시즌에도 풀타임 소화엔 실패했지만 등판할 때마다 에이스급 피칭을 보인 허프가 일본프로야구로 떠난 것이다.

스토브리그 초반 LG 마운드 구상은 단단히 꼬였었다. 당초 계획은 소사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레다메스 리즈와 재영입하려 했지만 그 사이 허프와 협상이 결렬됐다. 리즈 역시 메디컬 테스트에서 팔꿈치 문제로 복귀에 제동이 걸렸고  외국인투수 구상 시나리오가 큰 차질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소사와 바로 재계약했고 연이어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진 투수와 계약에 성공했다. 김현수의 볼티모어 시절 동료로 국내팬들에게도 어느 정도 알려진 타일러 윌슨이 그 주인공이다.

윌슨은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 가량 경험했고 마이너리그에서는 선발로 꾸준히 활약한 투수였다. 김현수뿐 아니라 KIA 윤석민과도 노포크 타이즈 시절 한 달 정도 같이 뛰었던 적이 있고 선수 본인도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수와 가르시아를 영입하며 타선을 보강한 LG가 다시한번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단단했던 마운드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윌슨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윌슨은 과연 허프에 대한 아쉬움을 지우고 LG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 HISTORY

윌슨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윌슨은 버지니아 대학 재학 중이던 2010년 드래프트에서 35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에 남았다. 대학 4학년이 된  2011시즌  19경기(선발 16경기)에 등판 10승 무패 ERA 2.24를 기록하며 선발 유망주로 주목을 받게 되며 지명순위가 껑충 뛰어 10라운드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했다.

곧바로 볼티모어에 합류한 윌슨은 루키리그-하위싱글A에서 8경기에 선발로 등판 ERA 1.91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2년에 상위싱글A까지 승격한 그는 순조롭게 적응하며 이듬해 더블A 까지 입성했다.

2014시즌 더블A에서 16경기(ERA 3.72)에 등판한 이후 윌슨은 트리플A에 도달했다. 꾸준히 3점대 후반의 ERA를 기록한 그는 압도적인 피칭을 보이진 못했지만 안정감있는 선발투수로 메이저리그를 향한 잰걸음을 이어갔다.

그리고 2015시즌, 그의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트리플A 노포크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이던 중 메이저리그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윌슨은 당해 5월 20일(미국기준) 빅리그 마운드에 섰다. 이후 마이너를 오갔고 메이저리그에서 9경기(5선발)에 나와 ERA 3.50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듬해 윌슨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무대도 그랬지만 트리플A에서도 그다지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선발로 기회를 얻었지만 ERA 5점대로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트리플A에서도 15시즌만 못했다.

다시 메이저리그로 승격해 불펜에서 뛰었지만 이렇다할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17시즌에도 기회는 있었지만 ERA 7.04에 그치며 메이저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고 시즌 종료 후 KBO리그행을 택했다.

*볼티모어 시절 타일러 윌슨 투구 영상


# 투구 스타일

윌슨의 프로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포심, 투심(싱커),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투수로  KBO리그 구단들이 선호하는 유형의 투수다. 선발로서 이닝 소화력은 마이너리그 레벨에서도  5.5이닝 정도로 이닝이터 유형은 아니다.  

윌슨의 메이저리그 기준 레퍼토리(출처 : Brooksbaseball)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90마일(144km/h)정도다. KBO리그 레벨에서도 아주 빠른 편은 아니다. 최고구속으로 94마일(151km/h)까지 기록한 적도 있지만 구속이 강점인 유형은 아니다. 투심(싱커) 역시 비슷한 구속을 보이며 두 패스트볼로 레퍼토리의 60~70%를 구성한다.

가장 자주 구사하는 변화구는 슬라이더다. (20%) 80마일(129km/h) 초반대의 느린 슬라이더를 활용하는데 16시즌에는 투구추적시스템 상 커브로 집계될 정도로 낙폭이 있었던 반면, 지난해에는 이 슬라이더 무브먼트가 무뎌지고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전했다.

체인지업은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옵션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위협적이진 않았다. 데뷔 후 세 시즌 모두 구종가치가 마이너스이고(브룩스베이스볼 기준) 피안타율 0.333, 피장타율 0.515로 둘 모두 투심(싱커)을 제외하고 가장 나쁘다. 그러다보니 16시즌을 제외하고는 좌타자에게도 슬라이더 구사율과 체인지업의 비율이 거의 1:1이었다.

제구력을 갖췄고 빠른 승부를 즐기는 투수다. (통산 9이닝 당 2.3볼넷) 마이너리그 레벨에서는 타석 당 3.26개의 공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타석 당 평균 3.56구)  마이너리그 레벨에서는 타자들을 상대로 우세를 보였지만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할만한 구위는 유지하지 못했다. KBO리그 레벨에서는 준수한 활약이 기대된다.


# KBO 외국인 투수들과의 비교

윌슨과 비교대상인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의 주요 기록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앞서 언급했듯 윌슨은 투심(싱커)과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투수로, 국내에 영입된 대부분의 외국인투수들과 흡사한 레퍼토리를 구사한다. 또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유형의 투수로 홈런이 많아진 KBO리그에 적합한 유형이다.

전임자인 허프와는 마이너리그-메이저리그 간 격차가 비슷하다. 허프도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9이닝 당 7개 정도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빠른 인터벌과 빠른 승부를 보인 허프의 전략을 참고한다면 평균 6이닝 이상의 이닝 소화도 기대된다. 

구종 조합이 비슷한 투수로는 SK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가 있다. 패스트볼 구속 차이라든가, 커터성의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켈리와 윌슨은 땅볼 유도에 능하다는 점에서 흡사하다.

켈리의 경우 KBO 통산 땅볼/뜬공 비율이 1.75에 달하며, 16시즌에는 뜬공의 2배에 달하는 땅볼을 유도했었다. 각 구종의 비율 구성이 유사하기에 타자 공략에 있어 카운트 싸움이나 어떤 코스를 적극 공략하면 좋을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관전 포인트

윌슨 전체 구종 투구 히트맵(출처 : Baseballsavant)

윌슨의 장점은 바로 내구성이다. 선발로 활약하면서 연 24경기 이상을 꾸준히 등판했다.

전임자 허프는 선발로 나서면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손색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문제는 잦은 부상으로 팀이 가장 필요로 할때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윌슨이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면 LG는 지난해 이상의 선발 트로이카를 가동할 수 있다.

맞춰잡는 유형의 투수인 그를 평가함에 있어 구위가 KBO리그 안착에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마이너리그 레벨과 메이저리그에서 윌슨의 9이닝 당 삼진 갯수는 극명하게 갈렸다. 마이너리그에서 9이닝 당 7.4개를 기록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4.8로 줄었고 피홈런 수치나 뜬공비율도 시즌이 거듭될 수록 상승했다. KBO리그 타자들의 방망이를 상대로 구위로 우세를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긍정적인 면은 윌슨이 타자친화구장 볼티모어 캠든야즈를 포함 투수들에게 험지인 AL 동부지구를 벗어나 홈런 걱정이 가장 적은 잠실구장에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최근 2년간 상승일로를 그렸던 9이닝당 피홈런 수치(16년 1.44개→17년 1.76개)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좀더 편안한 리그에서 투수친화구장을 홈으로 쓰게 된 윌슨은 좀더 안정적인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광활한 외야가 역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윌슨은 마이너리그 시절 9이닝당 한 개가 채 안되는 피홈런(0.9) 수치를 기록했다. 원래 땅볼 유도에 강점이 있는 그는 잠실이 아닌 다른 구장을 홈으로 쓰더라도 홈런 억제력이 충분히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대신 광활한 외야을 지킬 LG 외야수들이 플라이볼을 아웃카운트로 치환시켜야 넓은 구장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형종, 안익훈, 이천웅 등 중견수와 우익수에서 활약할 선수들이 김현수를 잘 커버하면서 윌슨을 도와야 한다.

무엇보다 LG 내야진은 올시즌 과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유격수 자리는 오지환의 군입대 문제로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상황이고, 2루수는 기존 주전이던 손주인이 이탈했다. 3루수 가르시아 역시 수비가 빼어난 야수는 아니다. 땅볼 타구를 많이 유도하는 윌슨에게 있어 이런 상황은 독이 될 수 있다. 마이너리그 레벨만큼의 탈삼진 능력을 보이지 못하면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1위였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는 FA 김현수, 외국인타자 가르시아를 영입하며 약점인 타선을 보강했다. 반면 마운드는 애초 구상이 어그러지며 꿩 대신 닭이라 평가받는 윌슨을 영입했다. 차선책으로 택한 윌슨이 허프의 공백을 지우며 LG 마운드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Baseballsavant, NPB,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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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강민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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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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