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5선발 확정, 새 구종으로 올 시즌 부활 예고?

김승훈 입력 2018. 3. 1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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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LA 다저스 개막 로테이션 발표, 류현진 첫 상대는 디백스

[오마이뉴스 김승훈 기자]

남은 시범경기 동안 류현진은 성적과 관계없이 새로운 구종에 대한 실험을 할 수 있을 듯하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정규 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다른 선발투수 요원들의 경쟁도 이미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최근 시범경기에서 선발투수들이 등판하는 순서가 사실상 정규 시즌 개막 로테이션의 순서임을 밝혔다. 현재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좌)로 시작하여 알렉스 우드(좌), 마에다 겐타(우), 리치 힐(좌) 그리고 류현진(좌)의 순서로 등판하고 있으며 이 순서 그대로 정규리그까지 간다는 뜻이다.

일본인 투수 마에다는 중간 순서로 등판하게 되었는데, 이는 로테이션 5명 중 4명이 왼손 투수인 관계로 다른 팀과는 다르게 오른손 투수가 더 희소해졌기 때문이다. 성적 우위로 로테이션을 확정했다기보다는 커쇼와 마에다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등판 순서만 다를 뿐이다.

이에 따라 류현진의 정규 시즌 첫 등판 일정도 정해졌다. 4월 3일 오전 10시 40분(이하 한국 시각)에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시작되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가 류현진의 시즌 첫 등판이 될 예정이다.

4월에 휴식일 5일, 순서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

개막 선발 로테이션은 일단 팀을 운영하기 위해 등판 순서를 정한 것뿐이다. 다만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된 선수는 팀에서 에이스로 인정한다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역할을 맡게 된다. 물론 에이스가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다른 선수가 대신 등판할 수도 있는데, 2014년 다저스가 호주에서 2경기(커쇼, 류현진 등판)를 치르고 왔을 때 커쇼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대륙 본토 첫 경기에서는 류현진이 커쇼 대신 등판한 사례가 있다.

KBO리그나 NPB는 월요일에 고정적으로 경기가 없어서 주 1회 휴식이 규칙적으로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의 고정적인 휴식일은 올스타 게임 이후 2일뿐이다. 다만 선수 노조와의 협약으로 인하여 최대 연속 경기는 20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팀 일정 및 이동 거리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휴식일이 있다.

휴식일이 끼어 있을 경우 5명의 선발투수에게 모두 하루씩 휴식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일부 투수는 일정한 간격에 맞춰 등판하는 것이 페이스 조절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 1~2명이 추가 휴식을 취하면서 등판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대부분 4~5선발 요원들이 추가 휴식을 취하게 된다.

다저스는 올해 4월 6일, 10일, 13일, 20일, 27일 5번에 걸쳐 불규칙한 휴식이 있다. 그중 7일부터 9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 3연전, 11일과 12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인터리그 홈 경기 2연전이 앞뒤로 휴식일이 겹친 채 따로 열린다. 라이벌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있는 만큼 일부 선수들에게 추가 휴식을 주면서 로테이션 순서를 바꿀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일단 자이언츠를 상대하는 홈 개막 4연전과 디백스를 상대하는 원정 3연전 그리고 자이언츠와의 원정 3연전까지 10경기는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후 에이스와의 2경기 전후 이틀의 휴식일이 있어서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다저스는 4월에 동부지구 팀인 워싱턴 내셔널스와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하지만, 홈 경기 일정이기 때문에 4월에 다른 지구로 이동하는 일정은 없다.

경쟁 부담 없는 류현진, 새 구종은 아직 실험 중

이번 시범경기에서 류현진은 새로운 구종들을 실험하고 있다. 왼손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왼손 타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약했던 류현진은 올 시즌 기존의 빠른 공(포심 패스트볼) 이외의 변형 구종의 빠른 공인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했는데, 왼손 타자를 상대로 2이닝 무피안타 1볼넷 2탈삼진을 잡아내며 투심 패스트볼 장착 실험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어깨 수술 이후 기존 빠른 공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상대 타자들은 류현진의 빠른 공을 거르고 체인지업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의 슬라이더와 컷 패스트볼(커터)을 섞어봤으나 왼손 타자들을 상대로 체인지업 효과가 떨어지면서 이러한 볼 배합이 잘 먹히질 않았다. 이에 대비하여 장착한 것이 투심 패스트볼이다. 왼손 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은 왼손 타자의 기준으로 몸쪽으로 살짝 휘어지면서 떨어지는데, 체인지업은 상대적으로 많이 휘어져서 몸 맞는 공이 되기 쉬운 위험이 있었다.

그런데 오른손 타자들을 상대로는 3.2이닝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9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 0.204(358타수 14피홈런)이고 왼손 타자 피안타율이 0.326(129타수 8피홈런)이었는데, 상대적으로 오른손 타자들을 많이 상대했기 때문에 평균 자책점 3점 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

오른손 타자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이유는 아직 커브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커브에 비해 회전수를 높여서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첫 경기보다는 커맨드가 좋아졌지만 상대 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을 잘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타자들과의 수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이 필요한 시기다.

경쟁 부담 없는 시즌, 건강한 FA 준비해야 하는 류현진

지난해에는 다저스가 10명의 선발투수를 가동하면서 시즌 내내 경쟁 체제였기 때문에 류현진은 한 경기 한 경기를 부담 속에서 던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수술 이후 처음 치르는 풀 타임 시즌이었기 때문에 시범경기에서 몸 상태가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했던 점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일단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 지난 겨울 트레이드 시장에서 남아도는 선발 자원들도 트레이드로 보냈다. 스프링 캠프에 참가했던 선발투수 유망주들 중 불펜에 대기하는 일부 투수들을 제외한 나머지도 일찌감치 마이너리그 캠프로 보냈다. 이들은 기존 5명의 선발 중 부상자가 생기면 임시로 투입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당장 승격되지 않을 예정이라 류현진에게 경쟁 부담도 없다.

일단 류현진은 2경기에서 투구수를 62구까지 끌어올렸다. 스프링 캠프가 끝날 때에 맞춰 투구수를 100구까지 맞추면서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면 되는 상황이다. 현재 다저스 선발진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건강이다. 현재 5명은 지난해에 도합 126경기(커쇼 27경기, 우드, 마에다, 힐 25경기, 류현진 24경기)에 등판했다.

그런데 올해에는 이 5명이 162경기를 책임져야 한다. 물론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임시 선발이 투입될 수는 있겠지만, 임시 선발들이 주로 투입되는 시기는 일정 변동으로 더블헤더가 열리는 날이 우선 순위가 된다. 메이저리그는 보통 25명의 로스터로 운영되지만, 더블헤더가 열리는 날에 한하여 투수 1명을 추가로 투입하여 26명의 로스터를 쓸 수 있다.

5명의 투수들은 작년에 모두 한 차례 이상 부상자 명단을 다녀왔다. 기존의 단기 부상자 명단 등재 최소 일수가 15일에서 10일로 줄어들면서 선발투수들이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는 방식으로 많이 이용되면서 다녀온 것도 있다. 그러나 커쇼는 지난해 허리에 이상을 보였고, 힐은 손가락 물집으로 인해 몇 차례 등판을 걸렀다. 우드는 임팩트에 비해 체력이 불안하며, 마에다는 일본에서 많이 던지고 온 전적이 있어서 안심할 수 없다.

5명 중에서 3명의 투수는 향후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서도 올 시즌을 건강하게 보낼 필요가 있다. 커쇼는 2014년부터 7년 2억 1500만 달러의 계약이 적용되고 있는데, 5번째 시즌인 2018년이 끝나면 옵트 아웃을 행사할 수 있다. 1988년 생인 커쇼(만 30세)는 기량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가치를 더 올리기 위해 부상만 없다면 옵트 아웃 실행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은 올 시즌이 끝나면 다저스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맺었던 6년 계약이 만료된다. 개인적으로 첫 FA 자격을 얻는 만큼 중요한 시기인데, 어깨 수술로 사실상 2년을 쉬었던 만큼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 나쁘지 않은 복귀 시즌을 보냈고, 올해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보일 가능성은 있지만 역시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 5년 차의 우드는 매년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갖추고 있다. 지난 시즌 28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던 우드는 지난해 전반기의 임팩트 덕분에 올해 6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우드 역시 앞으로의 진로를 감안하면 꾸준한 활약을 바탕으로 가치를 올릴 필요가 있는 처지다.

결국 올해 류현진은 팀의 입장에서나 개인적인 입장에서나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5명 중 한 명이라도 부상을 당하면 다저스의 올 시즌 로스터 시스템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자신에 루틴과 맞지 않게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고, 결국 시즌 전체 성적과도 연결되는 것이 건강이다.

류현진은 앞으로 시범경기에서 23일과 28일 2번 더 등판할 예정이다. 모두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한 등판인데, 다른 투수들이 던져볼 수도 있는 경우에 따라서 마이너리그 경기나 라이브 시뮬레이션 피칭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 정규 시즌 일정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는 류현진의 이번 시즌이 건강한 풀 타임 시즌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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