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야담농담(野談籠談)]희망과 불안, 기대와 실망이 공존할 시범경기

이웅희 입력 2018.03.14. 05:31

"올해 우리 팀 잘 하겠죠?"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가진 첫 연습경기에서 승리한 뒤 모 구단 관계자가 대뜸 물었다.

"올해는 OOO가 잘할 것이다", "OOO가 해주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만 하다"며 대다수 구단의 프런트는 캠프에서의 연습경기에서 희망을 찾느라 바빴다.

일반적으로 시범경기 첫 주에 선수를 두루 활용하고 마지막 주에 주전급을 투입해 시즌을 준비하지만 그런 단계를 밟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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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3루수 한동희가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롯데와 LG의 시범경기에서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사직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올해 우리 팀 잘 하겠죠?”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가진 첫 연습경기에서 승리한 뒤 모 구단 관계자가 대뜸 물었다. 기자는 선뜻 긍정의 답을 줄 수 없었다.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것에 대한 흥이 섞인 질문이었지만 고작 연습경기 1경기를 치른 상태에서 판단하긴 이른 시점이었다. “올해는 OOO가 잘할 것이다”, “OOO가 해주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만 하다”며 대다수 구단의 프런트는 캠프에서의 연습경기에서 희망을 찾느라 바빴다. 올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곳곳에서 묻어 나왔다.

그러나 팀을 이끌어야 하는 사령탑은 달랐다. 전력구상을 해야하는 캠프에서 다가올 시즌에 대한 불안감에 잠 못 이루는 감독도 적지 않았다. 새 출발을 하는 감독일수록 더 그랬다. 새롭게 LG의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은 “확실한 포지션은 (박)용택이의 지명타자 자리와 (김)현수의 좌익수 정도다. 확실한 주전이 없다. 포지션별로 2명씩 경쟁 중이다. 삼성 시절보다 고민이 많다”고 걱정했다. 한화의 새 수장인 한용덕 감독 역시 “솔직히 잠을 잘 못잔다. 할 수 없이 늦은 밤 잠을 청하는 대신 책을 읽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약 50일간의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팀들은 이제 시범경기에 돌입했다. 이전보다 개막이 1주일 정도 당겨진 탓에 시범경기 수까지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시범경기 첫 주에 선수를 두루 활용하고 마지막 주에 주전급을 투입해 시즌을 준비하지만 그런 단계를 밟기 어렵게 됐다. 짧은 일정 안에 최상의 라인업을 확정해야 한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양창섭, 최채흥 모두 선발감”이라며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양창섭을 선발로 내보냈다. 양창섭은 13일 kt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4이닝 1실점으로 그 기대에 화답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아킬레스건인 3루수를 신인 한동희에게 맡길 계획이다. 한동희는 이날 LG전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고 3타수 1안타로 손맛도 봤다. 이제 시범경기 첫 경기지만 한동희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졌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르기도 쉽지 않다. 대형신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kt의 강백호는 이날 좌익수, 7번타자로 선발출전해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지만 3타수 무안타(1타점)로 주춤했다. 롯데도 또 다른 약점인 포수에선 나원탁과 나종덕이 각각 6회에 8회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블로킹, 포구 등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감독들은 시범경기를 통해 구상했던 부분들을 체크한다. 기대했던 부분에 대한 확신을 얻고자 하지만 실망할 때도 많다. 확실한 주전이 아니라면 선수들에게 시범경기는 자신의 생사(生死)를 결정짓는 테스트 무대다. 누군가는 웃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좌절한다. 기대와 실망이 공존할 시범경기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