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패럴림픽]'신의현 기적'뒤 35세 배동현 단장, 이런 CEO가 있을까

전영지 입력 2018. 3. 12. 07:38 수정 2018. 3. 1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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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좌식 경기가 11일 오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렸다. 한국 신의현이 경기를 마친 후 배동현 선수단장과 기뻐하고 있다. 평창=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8.3.11.
신의현의 모친 이회갑씨가 배동현 창성건설 대표, 대한민국 선수단장의 손을 꼭 잡고 감사를 표하고 있다.
"제일 감사한 분이죠. 우리 아들, 직장을 갖게 해주셨으니…."

지난 10일 장애인노르딕스키 신의현의 어머니 이회갑씨는 '대한민국 선수단장' 배동현 창성건설 대표(35)의 손을 꼭 잡으며 감사를 표했다. 바이애슬론 7.5㎞에서 아쉽게 5위에 머문 아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나오는 길이었다. 이튿날 신의현은 전날의 시련을 훌훌 털어내고 날아올랐다. 크로스컨트리 15㎞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노르딕스키 사상 첫 메달 쾌거를 누구보다 기뻐한 이는 '소속팀' 배동현 대표였다.

평창패럴림픽, '대한민국선수단장'을 맡은 배 대표는 2015년 8월, 장애인 최초의 동계스포츠 실업팀을 창단했다. 구름 취재진을 맞닥뜨린 배 대표가 오히려 놀랐다. "장애인실업팀을 만든다는 것이 놀라운 일인 줄 몰랐다. 처음인 줄 몰랐다. 기자님들이 많이 오셔서 오히려 내가 더 놀랐다"고 했었다. "어릴 때부터 스키 등 스포츠를 즐겨왔다. 장애인 선수들에게 운동할 '환경'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순수하게 시작한 일이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을 한 것뿐인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

창성건설은 연평균 20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온 견실한 중견 건설사다. 배 대표의 부친인 배창환 창성건설 회장(68)은 아시아바이애슬론연맹 회장 겸 대한바이애슬론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배 대표는 승마선수 출신 스포츠 애호가인 아버지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스키 등 스포츠를 자연스럽게 접했다. 2012년 12월,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협회장을 맡은 이후 장애인 스키선수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오랜 꿈이었다. 2014년 12월 창성건설 대표이사에 오른 지 8개월만에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신의현, 이정민, 최보규 등 4명의 선수로 구성된 장애인실업팀을 창단했다.
배동현 창성건설 대표가 지난 1월 독일 월드컵 대회에 선수들과 동행했다. 숙소에서 한식 셰프를 자청했다. 김치, 간장게장 등 훈련에 지친 선수들의 취향을 저격할 한국 음식을 50kg 넘게 공수했다.
이후 든든한 직장, 창성건설과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지원속에 선수들은 운동에만 전념했다. 해외전훈과 국제대회 출전을 거듭하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배 대표는 지난 1월, 독일월드컵 대회 현장에 처음으로 '7박8일'간 동행했다. 직접 담근 김장김치와 간장게장, 해외전훈에 지친 선수들이 좋아할 만한 한국음식을 50㎏ 넘게 바리바리 싸들고 갔다. 독일 숙소에선 '한식셰프'를 자청했다. 날마다 20인분의 '집밥'을 뚝딱 차려냈다.
서울 강남 안세병원 사거리 창성건설 사옥 위엔 신의현과 평창패럴림픽 홍보를 위한 옥외광고가 우뚝 서 있다.
평창패럴림픽을 앞두고 배 대표는 평창패럴림픽 단장으로 선임됐다. "가문의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아버지 배 회장이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 단장을 맡은지 11년만에 아들 배 대표가 '부자' 단장의 역사를 썼다. 아버지 배 회장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아들이 하는 일을 늘 믿고 지지해주시는 아버지께 감사한다. 단장을 맡았다고 했더니 선수단장은 정말 막중한 소임이다. 정말 잘해야 한다. 너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평창패럴림픽을 앞두고 서울 강남 '안세병원 사거리', 창성건설 사옥엔 '메달 후보' 신의현의 사진과 함께 패럴림픽 응원 옥외광고가 내걸렸다.
배 단장은 이곳 평창에서 선수단장이자 응원단장이다. 관중석에서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신의현!" "이정민!"을 외치고, 이들의 선전에 펄쩍펄쩍 뛰어오르며 열광하는 젊은 CEO의 모습에는 감동이 있다.

11일 신의현이 장애인, 비장애인을 통틀어 노르딕스키 첫 동메달을 따내던 바로 그 순간, 배 단장은 대형 태극기를 들고 눈밭으로 달려내려갔다. "신의현 선수는 승부욕이 강하다. 분명 금메달 못따서 아쉬워하고 있을 것같아 달려갔더니 아니나다를까 그랬다. '금, 은, 동 메달색은 정말 아무 상관없다. 첫 메달이고 최초의 메달이다. 아시아 선수가 크로스컨트리에서 메달을 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너무 잘했고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해줬다."

전날 첫경기 바이애슬론 7.5 에서 메달을 놓친 후 눈물 흘리는 신의현 뒤에서 배 단장도 눈물을 훔쳤었다. "우리는 정말 괜찮은데, 자꾸 미안하다, 죄송하다고 하니까 선수의 부담감이 느껴져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오늘 첫 메달로 부담감을 털어냈으니, 이제는 마음껏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지난해 월드컵에서 사상 첫 2관왕에 오른 '창성건설 사원' 신의현의 월급은 상당히 올랐다. 2년 연속 연봉 인상 이야기를 꺼내자 배 단장은 "당연히!"라며 웃었다. 배 단장은 지난 6일 평창선수촌 입촌식에서 포상금 계획을 깜짝 발표해 화제가 됐다. 단체전 금메달 3억원, 개인전 금메달 1억원의 통큰 공약이었다. 단체전 은메달 2억원, 동메달 1억원, 개인전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3000만원을 책정했다.

배 단장은 신의현의 동메달 직후 "하루라도 빨리, 지금 당장 선수에게 포상금을 보내주고 싶다"며 기쁨을 표했다. 회사에서 지독하리만큼 꼼꼼한 스타일의 젊은 CEO는 선수들에게 한없이 든든한 지원군이다. 아낌없는 지원과 무한 애정이 노르딕스키 사상 첫 메달의 기적을 썼다.

2년 7개월전 처음 노르딕스키를 시작할 때 사상 첫 메달의 순간을 예감했을까. 신의현은 "이런 날이 올 줄 정말 몰랐다. 죽으라는 법은 없는 모양"이라고 했다. 배 단장 역시 "메달, 성적 생각을 하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안정된 환경에서 운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무엇보다 내가 좋아서 한 일인데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11일 장애인아이스하키 한국-체코전 현장에서도 배 단장의 소리없는 지원은 빛났다. 종료 39초전 동점골을 내주고, 연장 13초만에 정승환이 서든데스 결승골을 터뜨리며 2연승 드라마를 썼다. 경기 후 뜨겁게 달아오른 링크, "대~한민국" 함성을 쏟아내는 관중들을 향해 썰매를 탄 선수들이 평창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 인형 선물을 힘껏 던져올렸다. 프로구단 관중 서비스 부럽지 않았다.

믹스트존에서 선수들은 일제히 '단장님'을 언급했다. 패럴림픽에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는 안방 관중들이 너무나도 고마워서, 배 단장이 사비를 털어 반다비 200개를 구입했다. '캡틴'한민수는 "선수들을 아낌없이 지원해주시고,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주시니 저희들로서는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배 단장은 "이 일을 하게 된 후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해졌다. 부모님도, 아내도 너무 좋아한다. 누구보다 내가 행복하다. 칭찬까지 해주시니 감사하다"고 했다. 진심은 통한다. 요즘 말을 막 떼기 시작한 배 단장의 30개월 딸이 배운 첫 단어는 '반다비'라고 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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