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KIA 통합 2연패, 팻딘에게 달렸다

조회수 2018. 3. 7. 13: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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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팻딘, '후반기 에이스' 넘어 '풀타임 에이스' 로 도약하려면?
KBO 리그 2년차를 맞는 KIA 타이거즈 팻딘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팻딘은 2017시즌 176이닝을 소화했고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3.6 (ERA 기반 RA9-WAR은 5.7) 을 기록하며 양현종-헥터와 함께 정규시즌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전반기 성적은 5승 5패 평균자책점(ERA) 4.88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6월 초 이후 극심한 기복을 보이며(6실점 이상 경기 3차례) 교체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KIA 김기태 감독은 그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고 이것이 적중, 후반기 ERA가 3.18로 떨어졌고 특히 9월 이후 5경기에선 평균자책점 2.38를 기록하며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했다.

시즌 후반 2위 두산의 맹추격으로 선두 다툼이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이어진 것을 떠올리면 팻 딘의 후반기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1승 1패로 동률이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7이닝 6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 한국시리즈 3차전 승리투수가 된 팻딘


팻딘이 전반기 기복을 떨치고  후반기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동인은 무엇이었을까?

#1.  팻 딘을 에이스로 변신시킨 속구의 변화

구종 별 6월까지의 피안타율과 시즌 피안타율 ⓒ 케이비리포트/스탯티즈

그 이유는 속구 위력의 변화에 있었다.

4월~6월까지와 시즌 전체의 구종별 피안타율을 비교해 보니 변화구의 피안타율은 비슷한 수준이거나 도리어 나빠졌지만(커브, 체인지업)  속구 피안타율은 6월까지 0.347까지 치솟았다가 시즌 최종 0.282로 마무리됐다. 후반기 이후 팻딘의 속구가 위력을 발휘했음을 알 수 있는 수치 변화다.

실제 6월까지 팻딘의 속구 구종가치는 -7.6으로 매우 좋지 않았지만, 시즌 종료 후 구종가치는 9.8로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후반기 이후 속구 구사율을 높인 것도 효과적이었다.

팻딘의 시즌 속구 구사율은 50.6%지만, 후반기에는 8월 11일 KT전을 제외하고는 적게는 54.1%에서 많게는 67.3%까지 구사율을 올리며 속구 위주의 피칭을 했고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팻딘이 대량실점을 허용하거나 조기 강판 당한  6번의 선발 경기 기록을 복기해 보면 속구 평균구속이 143km/h 이하거나(4/27, 6/10, 6/16, 7/5), 구사율이 40% 초반대 이하(6/16, 7/12, 8/11)로 매우 낮았다는 점이 발견된다. (2017시즌 팻딘의 속구 평균구속 143.4km/h)

가장 부진했던 상위 6경기의 속구 평균구속과 구사율 ⓒ 케이비리포트/스탯티즈


#2. 좌타자에겐 안통한 속구, 해법은?

우타자, 좌타자 상대 구종 별 피안타율

팻딘의 좌-우타자 상대 구종별 성적을 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된다. 좌투수임에도 우타자 상대 속구 피안타율이 0.247로 좋았다.

하지만 도리어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좌타자를 상대로는 속구 피안타율이 무려 0.372에 달했는데 이 때문에 팻 딘의 시즌 전체 피안타율은 오히려 좌타자를 상대할 때 더 높았다. (좌타: 0.327 > 우타: 0.294)

* 우타자, 좌우타자, 좌타자 상대 구종 별 구사율

우타자, 좌우타자, 좌타자 상대 구종 별 구사율

지난 시즌 팻 딘은 좌우타자에게 거의 동일한 비율(50.7%/50.8%)로 속구를 구사했다. 올 시즌 좌타자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13으로 좋았고 구종가치(10.0/리그 전체 10위)도 높았던 슬라이더를 포함 변화구의 구사 비율을 좀더 높이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 1경기 12삼진을 잡아낸 팻딘

#3. 제 3구종으로 커브? 체인지업?

구종 별 구사율, 구종가치, 피장타율, 피OPS, Swing%, Contact%

팻딘이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도약하기 위해 추가로 개선이 필요한 지점은 바로 제 3구종이다.

지난해 팻딘이 3번째 구종으로 활용한 커브의 피OPS는 0.908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간간히 던진 체인지업의 피OPS는 0.646으로, 피장타율이 팻 딘의 구종 중 가장 낮은 0.333으로 장타 허용률도 낮았다.  또한 커브의 구종가치는 -7.0(리그 전체 기준 하위 4위)으로 체인지업의 구종가치(4.2)와 차이가 컸다.

체인지업의 구사율(4.2%)이 워낙 낮아  표본 자체가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제 3구종으로 커브를 고집하기 보다는 우타자를 상대로 더 효과적인 궤적을 지닌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체인지업 구사 시 Swing%가 54.9%로 팻딘의 구종 중 가장 높았고 배트에 맞는다 하더라도 앞서 언급했듯 피장타율이 낮은데다가 Contact% 또한 79.1%로 높지 않았다. 따라서 대학시절 부터 호평을 받았던 체인지업의 비중을 커브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가져가는 것이 유효할 것이다.

(* 팻딘 스카우팅리포트 다시보기: KIA '팔색조' 팻 딘, 제2의 밴헤켄 될까?)

#4. 올시즌 팻딘의 활약이 중요한 이유

최근 2시즌 동안 800이닝을 넘게 소화한 양현종-헥터 (사진: OSEN)

* 양현종, 헥터, 임기영의 최근 2시즌 소화 이닝 수

2016~17시즌에 걸쳐 양현종은 393.2이닝, 헥터는 408.1이닝을 소화했다. 최근 2시즌간 소화 이닝과 부담을 감안하면 40승을 합작한 지난해 만큼의 활약을 재현할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

지난 시즌 깜짝 활약을 보인 4선발 임기영 역시 만 24세의 나이에 118.1이닝을 기록, 2016시즌에 비해 30이닝 이상 더 던져 '버두치리스트'에 올랐다. 또한 한국시리즈와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까지 참가했기 때문에 실제 투구 이닝 수는 더 많다.

*2017시즌 KIA 1-4선발의 주요 기록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현재 임기영은 오른쪽 어깨에 통증이 발생한 상태라 개막 엔트리 합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체 선발군으로는 박정수, 정용운, 이민우, 유승철 등 후보가 거론되고 있지만 확실히 앞서나가는 선수가 없다.

이 뿐 아니라 아시안 게임 일정으로 인해 리그 개막 시기도 앞당겨져 여러모로 투수들에겐 부담스러운 시즌이 될 것이다. 또한  지난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KIA 타자들이 유독 많아 팀 공격력 역시 지난 시즌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발진의 축이 될 팻딘의 도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난 시즌 시행착오를 겪었던 팻딘이 작년 후반기 모습을 시즌 내내 유지하며  200이닝 안팎을 책임져 주고 ERA를 3점대 초반까지 끌어내린다면 통합 2연패를 향한 KIA의 행보는 한결 가뿐해 질 것이다.

(* 지난 3월 5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바운드된 타구에 왼쪽 어깨를 맞으며 우려를 샀던 팻딘의 상태는 단순 타박인 것으로 확인됐다. )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박성연 필진/ 정리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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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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