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선구 약점' 두산 파레디스, 괜찮을까

조회수 2018. 3. 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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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민의 외인 리포트] 2018시즌 두산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 (기록-영상 포함)

2016~17시즌 두산에서 활약한 닉 에반스는 지난 2년 간의 성적을 보면 재계약도 충분히 가능한 타자였다. 홈구장인 잠실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2시즌 동안  256경기에 출장해 평균 타율 0.301 OPS 0.912 51홈런 171타점으로 평균 이상의 실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두 싸움이 치열했던 지난 시즌 9월 이후 하락세를 보인 것이 문제였다. (9월 이후 타율 0.266 OPS 0.813)   절반 이상을 외국인타자 없이 보낸 LG(히메네즈, 로니)를 제외하면, 대체선수로 영입된 로맥(SK), 로하스(kt), 초이스(넥센)와 비교해도 외국인 타자치곤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그보다 50경기나 덜 뛴 로하스나 90경기를 덜 뛴 초이스와 누적 스탯에서 큰 차이가 없고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기 때문에 수비 활용도가 떨어지는 점, 잠실 구장에서의 부진 등 여러 이유가 겹치며 그간 보여준 준수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교체가 결정되고 말았다.

내외야 수비가 가능한 두산 파레디스 (사진: OSEN)

에반스를 대체할 카드로 두산이 택한 것은 내외야 수비가 가능한 지미 파레디스다. 파레디스는 2016년에도 영입 시도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이미 두산의 리스트에 올랐던 야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선 등락을 거듭했지만 6시즌에 걸쳐 활약을 했고, 17시즌에는 지바 롯데 마린스와 계약해 일본프로야구를 잠시 경험했던 선수다. 2010년에는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휴스턴 유망주 랭킹에서 7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지난 겨울 두산은 민병헌과 김현수를 모두 잡지 않으며 외야와 상위 타선에 공백이 생겼고 일단 그 자리를 채울 우선 후보로 파레디스가 유력하다.

수비 활용도가 낮았던 에반스와 달리 코너 야수 4자리를 모두 볼 수 있는 멀티 포지션 능력도 매력적이다. 공수를 겸비한 카드로 평가받으며 에반스(68만 달러)보다 높은 금액(총액 80만 달러)에 영입된 파레디스는 과연 두산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 HISTOTY

파레디스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파레디스는 2006년 뉴욕 양키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으며 프로 선수로 경력을 시작했다. 당시 18세였던 그는 2년 간 루키리그 격인 도미니카 섬머 리그와 걸프 코스트 리그에서 활약했고, 20세가 되자 양키스 로우 싱글 A에서 54경기에 출장, 3할 타율(OPS 0.746)을 넘기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이듬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다. 2010시즌 트레이드 마감일에 2:1 트레이드에 포함되어 휴스턴으로 이적한 것이다.

훗날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클로저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 마크 멜란슨(현 샌프란시스코)과 함께 휴스턴으로 건너갔고, 양키스는 휴스턴의 ‘킬러 B’ 타선을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스타인 랜스 버크만을 영입했다. 당시 리빌딩을 시작한 휴스턴이 34세의 베테랑을 처분하며 20대 초-중반의 유망주를 수집한 것이다.

휴스턴 이적 후 더 좋은 성적(양키스 싱글A OPS 0.732/휴스턴 싱글A OPS 0.799)을 남긴 파레디스는 2011시즌을 앞두고 [베이스볼 아메리카] 유망주 평가에서 휴스턴 유망주 7위에 올랐다.

호의적인 평가 속에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한 파레디스는 그해 0.270 0.300 0.426 10홈런 41타점 29도루를 기록 중이던 차에 주전 3루수의 부상으로 8월 1일 메이저리그에  깜짝 데뷔해 46경기 출장  0.286 0.320 0.393 2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트리플A도 거치지 않고 도달한 메이저리그에서 비율 지표 상으로는 더블A 시절만큼의 활약을 보인 것이다.

2012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한 파레디스는 0.318 0.348 0.477 13홈런 59타점 37도루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8월 막바지에 메이저리그 승격 이후에는 한 달 동안 24경기에 출장 타-출-장 0.189 0.244 0.230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말았다.

이듬해에도 트리플A에서는 0.8을 상회하는 OPS를 기록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하며 승격과 강등을 반복했다. 메이저리거로 정착할 기회를 놓친 파레디스는 2013시즌 이후 오프시즌에서 웨이버 클레임으로 3번이나 팀을 옮기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캔자스시티로 이적한 그는 7월 중순 DFA (Designated For Assignment, 양도를 하기위해 지명된 상태)의 아픔을 겪었고, 이후 7월 24일자로 볼티모어에 현금 트레이드됐다. 그래도 8월 말 메이저리그로 콜업된 후에는 18경기에서 타율 302, OPS 0.818를 기록하며 도약의 기회를 잡게 된다.

2015시즌을 부상자 명단에서 시작한 그는 4월 18일 시즌 첫 경기를 메이저리그에서 치뤘고 104경기에 출장하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전반기 타-출-장 0.299 0.332 0.475로 OPS 0.8을 넘기는 활약을 보였지만 후반기 OPS가 0.517로 폭락하며 한계를 보였다. 결국 시즌 최종성적은 0.275 0.310 0.416 10홈런 42타점 OPS 0.726 으로 애매한 성적을 남긴 채 마무리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강점이던 도루 능력(4도루-4실패)을 보이지 못하고 선구안 (19볼넷-111삼진) 약점은 개선되지  않은 파레디스에게 볼티모어는 더 이상 기대를 주지 않았다.(16시즌 앞두고 김현수 영입)  이후 토론토와 필라델피아로 이적했지만 약점은 여전했고 17시즌에는 미국 무대를 떠나 일본으로 향했다.

하지만 일본 리그에서도 단점은 여전했다.  리그 이동에도 장타 생산은 늘어나지 않았고 볼넷 대비 삼진이 5배가 넘는 등 선구안은 심각했다.

시즌 초반 1할대 타율은 2할대 초반까지 끌어올렸지만, 100만불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타자로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0.219 0.270 0.364 OPS 0.634의 처참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1루-외야수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 플레이 스타일

파레디스의 프로 통산 기록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파레디스는 매우 공격적인 스윙을 하는 타자이며 컨택율도 떨어지는 편이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에 대한 스윙이 커리어 내내 단 한 번도 40% 이하를 기록한 적이 없다.  2017시즌 기준 메이저리그에서 40% 이상의 아웃존 스윙 비율을 나타낸 선수는 규정타석 144명 중 단 9명 뿐일 정도다.

컨택율 역시 70% 안팎으로 하위권에 해당된다. 그러면서 장타 생산 능력도 썩 뛰어나지 않은 선수다. 이른바 똑딱이형 배드볼히터로 분류할 수 있다. 세이버메트릭스 지표 상으로 분류할 때 가장 생산력이 떨어지는 유형의 타자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에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곧잘 쳐내는 능력을 보였다. 풀타임을 치룬 2015시즌과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었던 2011년에는 각각 23.4%, 21%의 라인드라이브 비율을 기록했다. 라이너 타구를 양산하기 위한 최적 타구발사각을 찾는 것이 KBO리그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파레디스는 타격 보다는 주루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였다. 마이너리그 시절 초창기에는 도루가 많았던 선수로서 14시즌까지는 시즌 평균 20도루를 기대할 수  있는 준족이었다. 마지막 세 시즌 베이스러닝 지수가 모두 플러스 수치를 기록한 만큼 외국인타자로는 최상급 주루 실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비에서는 내야수보다는 외야수로 나섰을 때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3루수로 나섰을 때는 수비지표인 UZR(Ultimate Zone Ratin)과 DRS(런세이브)에서 모두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

좌익수 자리에서 가장 나은 편이었고 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인 2016시즌에는 우익수로서도 커리어 초창기에 비하면 개선된 모습을 선보였다. 일단 민병헌이 빠진 주전 우익수 안착이 가장 우선과제이고 코너 야수 포지션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용성을 살리는 것이 두산 입장에선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판단된다.

#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과의 비교

파레디스와 비교대상인 외국인타자들의 주요기록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두산의 전신 OB시절 처음 KBO리그 무대를 밟은 우즈는 1998년 42홈런을 기록하며 당시 한 시즌 최다홈런(41개, 장종훈) 기록을 경신하며 잠실구장 홈런왕이 됐다. 첫 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이후에도 매년 25개 이상의 홈런을 쳐내며 5년간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했음에도 KBO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우즈가 떠난 후 두산은 뛰어난 외인타자들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수년간 외인타자 흉작이 이어졌다. 2014시즌 칸투가 18홈런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년간 에반스가 준수한 활약을 보이며 외국인 타자 악몽을 끊었다.

파레디스는 전임자 에반스와 비교했을 때 마이너리그에서 근소하게 높은 타율(0.289> 0.283)을 기록했지만 현저히 낮은 OPS(0.754< 0.832)와 볼넷/삼진 비율(0.22< 0.52)을 보였던 타자다. 선구안에 약점이 있는 타자이고 과거 기록을 꼼꼼히 들여봐도 에반스 이상의 생산성을 보일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1-3루와  외야 코너에 모두 수비수로 나설 수 있고 마이너리그 10시즌 평균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주력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 수비 활용성에 좀더 초점을 두고 영입한 카드인만큼  OPS 0.8 이상의 생산력에 20홈런 이상을 기록한다면 무난한 영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체크 포인트

파레디스의 메이저리그 스프레이 히트맵 (출처 = baseballsavant)
파레디스의 메이저리그 타구 발사각도 (출처 = baseballsavant)

선구안과 컨택에서 약점을 가진 파레디스는 시즌 초반 이후 공략법이 노출될 경우 속절없이 무너질 위험성이 높다.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일본 야구에서 파레디스의 비율 지표는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미치지 못했다.

KBO리그 투수들의 전반적 수준이 NPB 수준에까지 미치지는 못하다곤 하지만 파레디스의 경우처럼 약점이 확연한 경우에는 공략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KBO리그 생존을 위해선 타석에서 인내심을 보이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해 다소 조정되긴 했지만 KBO리그 스트라이크 존은 타 리그에 비해 좁다고 평가받는다. 바꿔 해 존 바깥의 스윙을 자제하면 치기 좋은 공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컨택에 약점이 있는 타자인만큼 시범 경기와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 존을 빠르게 파악하고 자신의 존을 확실히 설정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해까지 처럼 공격적인 스윙으로 일관한다면 일찌감치 짐을 싸서 돌아갈 운명이 될 수도 있다. 루킹 스트라이크를 허용하더라도 스트라이크존을 좁히는 것이 약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우익수 수비에 있어서도 전 소속팀인 지바 롯데의 ZOZO 마린 스타디움의 안개나 마린풍(바닷바람)의 요소는 없지만, 펜스가 더 멀기 때문에 보다 넓은 수비 범위가 요구된다.

또 인조잔디구장인 ZOZO 마린 스타디움과 달리 천연잔디를 사용하는 잠실구장이고, 지난해 외야수로 많은 출장이 없었던만큼 잔디 및 수비 적응도 필수적이다. 특히 팀에서 내야수 출전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기에 내야잔디 적응 여부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68만불)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활약을 보였던 에반스를 파레디스로 교체한 것에 대해 두산 팬들은 대체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드볼 히터인 파레디스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맹활약해 두산의 강점인 뎁스를 더 두텁게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파레디스 스프링캠프 타격 영상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Baseballsavant, NPB,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글: 정강민, 김호연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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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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