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블루제이스' 합류한 오승환, "계약 조건 아쉽지만, 개의치 않는다"

조회수 2018. 3. 2.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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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부처 팔근육에 놀란 오수나, “엄청나”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합류한지 이틀째. 블루제이스에 입성하기까지 마음고생 심했던 오승환이었지만, 서둘러 적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시절부터 낯가림보다는 친근감을 과시했던 오승환. 이곳에서도 어색함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되려 선수들이 오승환에게 큰 관심을 보입니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을 하고, 그와 이야기하기를 좋아했던 선수는 로베르토 오수나.

오수나는 이변이 없는 한 블루제이스의 붙박이 클로저입니다. 존 기븐스 토론토 감독은 오승환을 오수나 앞에서 셋업맨으로 활용할 계획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현지 언론들도 이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오수나의 부진, 부상이 있을 경우 그 자리는 오승환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래서일까. 오수나는 오승환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며 친밀해지길 바랐습니다.

‘스트레칭, 캐치볼, 수비 훈련’. 오승환이 포함된 투수조가 이날 소화한 팀 훈련입니다. 오승환은 “팀 훈련이 적고, 개인 훈련을 많이 한다”라며 블루제이스의 스프링 트레이닝 특징을 설명했습니다. 짧은 훈련시간이었지만, 틈틈이 오수나의 질문이 이어집니다.

그 질문의 시작은 오승환의 팔근육이었습니다.

“형 근육 보고 안 놀라면 더 이상하죠”

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구기환 씨는 “선수들이 (오승환) 형의 팔 근육 보고 신기하듯 바라본다. 그리고 만져보는데, 엄청난 근육이라며 까무러친다”라고 귀띔했습니다. 그리고 덧붙입니다. “형 근육 보고 안 놀라면 더 이상하죠”라고.

실제 이날 오승환의 팔근육이 화제였습니다. 오수나는 “도대체 이런 팔근육 어떻게 만드냐. 엄청나다”라며 놀랐습니다. 이에 오승환은 “네 근육이 더 크다”라고 말합니다.

오수나는 “(오승환 근육과) 비교조차 안된다”라며 자신의 팔근육을 보여줍니다.

세인트루이스 입단 때도 오승환의 팔근육은 유명했습니다. 매달 악력 테스트를 하는데 오승환이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것도 단 한번 2위를 내줬을 뿐 1위는 오승환 차지였습니다.

한 덩치 하는 미국, 남미 선수들 틈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근육을 자랑하는 오승환. 그는 이 체격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수술, 재활이라는 혹독한 시간을 견뎠기에 완성된 팔근육입니다.

그는 지난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타고난 근육 체질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몸이 이렇지 않았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후, 혹독한 재활을 했는데, 그때 웨이트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했다. 재활하면서 왜 웨이트가 중요한지를 알게 됐고, 정말 죽기 살기로 근력을 키웠다. 수술로 인해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는데, 야구 오래 하려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타고난 근육질 체질도,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근육도 아니었습니다. 이 같은 체격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 잘 알기에 선수들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이동하던 중 오승환이 조 비아지니를 보며 하이파이브를 청했는데, 비아지니의 관심은 딴 데 있었습니다.

하이파이브가 아닌 그의 주먹과 팔근육에 눈이 갔던 것.

사실 굉장히 재미있는 상황입니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될 근육이라는 게.

덕분에 동료들과 가까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오수나는 오승환에게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함께 한국 식당에도 가고 싶다고 제안했고, 쉬는 날 놀러 가자고도 말합니다. 야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도 공유하며 친해지고 싶음을 알렸습니다.

“오수나가 정말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다”라고 물으니, 옆에 있던 구기환 씨는 에피소드 한 가지를 더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조금 전에 실내에서 웨이트를 하고 있었는데요. 오수나가 형이 하는 웨이트를 유심히 살피는 거예요. 한참을 바라보길래 왜 그러냐고 했더니, “나도 Oh가 하는 거 따라 할래. 근육을 더 키워야겠어. Oh처럼”이라고 말하더라고요. 한참 웃었습니다”

팀에 합류한지 이제 겨우 이틀째지만, 동료들의 관심 덕분에 오승환은 편하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오승환은 “동료들과의 관계, 팀 적응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하며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의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동료들이 동료들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토론토 홈으로 가면 더 좋다는 느낌을 받을 거라는 이야기를 해줬는데, 기대된다”.



▣ ‘블루제이스’ 오승환, “계약 조건 아쉽지만, 개의치 않는다”

6시 30분쯤 훈련장에 출근하는 오승환은 아침 식사를 캠프장에서 해결합니다. 팀 훈련이 시작되는 9시 전까지 식사를 하고, 개인 훈련을 소화합니다. 그리고 팀 훈련을 마치면 또다시 개인 훈련.

그는 “팀 분위기가 자유롭다. 팀 훈련보다 개인 훈련 시간이 더 많이 주어지는데, 나에게 맞는 개인 훈련을 더 찾아서 하고 있어 되려 더 편한 것 같다”라고 말하며 자유로운 팀 분위기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뒤늦게 합류했지만, 잘 적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겪은 일을 감안하면 마음고생은 말하지 않아도 알 정도입니다. 그는 계약 관련해서 “아쉽지만, 이제는 개의치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승환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1 최대 금액 750만 달러(약 80억 원)에 계약했다).

“나보다도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나 역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계약은 이미 끝났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건 내가 잘하면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계약 조건에 개의치 않고 내가 할 일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오승환은 계약, 보직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팀에서 필요로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 즐기는 야구를 할 수 있을 거라 말합니다.

“단장, 사장, 감독 등 만났는데, 나를 팀에서 필요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런 관심과 기대가 부담으로 오는 게 아니라 이 팀에서 재미있게 야구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보직에 대한 생각도 전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팀에는 오수나라는 확실한 마무리가 있다. 그 선수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마무리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위치에서 내 맡은 바 임무를 다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위치에서 잘 하면 팀 성적도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새로운 팀에서 둥지를 튼 오승환. 이번 일을 겪으며 팬들의 고마움을 다시 한 번 알게 됐음을 전했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많은 팬들이 응원을 해주신다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됐다. 이번 계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각오가 더 생겼다. 계약이나 이런 부분에서 섭섭한 건 전혀 없다. 다 받아들이고 있다. 응원해주신 만큼 정말 잘하겠다. 작년에 부진했는데, 올해는 정말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응원할 맛 나게끔 열심히 하겠다.”

오승환은 캐나다, 미국 취업비자를 모두 취득해야 시범경기에 뛸 수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훈련 일정만 소화할 예정이며, 내일 라이브 피칭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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