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정재원'의 희생이 만든 이승훈의 금메달

[OSEN=강릉, 우충원 기자] 17살의 희생이 이승훈의 금메달을 만들었다.

이승훈은 24일 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서 1위(60점)를 차지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바트 스윙스(40점, 벨기에)가 은메달을 땄고, 코헨 페르베이(20점, 네덜란드)에게 동메달이 돌아갔다.

이번 올림픽에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는 선수들이 정해진 레인 없이 트랙을 16바퀴씩 돈 후 포인트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4-8-12바퀴째를 가장 먼저 통과하는 선수 3명에게 각각 5·3·1점을 주고, 마지막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선수 3명에게 60·40·20점을 준다.

정말 힘겨운 레이스를 펼쳤다. 금메달을 따낸 이승훈과 함께 레이스를 펼쳤던 정재원은 준결승서도 후미에서 뛰다가 7바퀴째에 선두로 올라오는 이승훈과 똑같은 전략으로 역시 8바퀴째에 중간 포인트 5점을 따냈고, 후반에는 체력을 비축하며 6위로 결승에 합류했다.

결승에서 정재원은 선배와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첫 올림픽에 나선 정재원은 주인공이 아니었다. 이승훈이 금메달을 딸 수 있던 결정적인 이유는 정재원이 선수권을 이끌고 다른 선수들의 힘을 뺀 것이 결정적이었다.

중위권에서 체력을 비축하던 이승훈이 앞으로 나올 준비를 마치자 마지막 레이스서 정재원은 힘이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정재원의 노력에 이승훈이 올라왔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정재원 덕분으로 이승훈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정재원의 희생과 이승훈의 막판 스퍼트가 빚은 금메달이었다.

정재원은 아직 고등학생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팀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물론 마지막에 힘이 빠져버린 정재원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욕심이 날 수 있던 그는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처럼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 줬다. 크라머의 도움을 받은 페르베이는 동메달에 그쳤다. 반면 어린 정재원의 희생이 백전노장 이승훈의 금메달을 만들었다. /10bird@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