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준의 超야구수다]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 떠난 자리 '하나된 롯데'가 남기를

조회수 2018. 2. 22. 08: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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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시즌 ‘가을야구’가 아닌 ‘우승’을 이야기하는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경험하고 올해 스프링캠프를 왔다. 이제는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승을 목표로 한다. 모두 우승에 목말라 있고 눈빛이 달라졌다. 선수들이 이제는 더 위를 바라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한 미디어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2018시즌 스프링 캠프 분위기이다. 지난 해와 가장 달라진 것은 감독 이하 선수단 모두가 이제는 가을야구가 아닌 우승을 말한다는 것이다. 자신감이 넘친다. 어느 해보다 느낌이 좋다.

느낌 뿐만이 아니다. 그 이유와 가능성이 그 어느 시즌 보다 충분하다. 먼저 우승팀의 조건으로 빼놓을 수 없는 절대적인 마무리 손승락이 건재하고 박진형, 조정훈, 장시환, 배장호, 이명우 등의 기존 불펜진은 충분히 위협적이다. 여기에 FA 보상선수,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조무근, 고효준, 오현택까지 더해졌다. 만약 윤길현까지 살아난다면 롯데의 불펜진은 질적ㆍ양적으로 리그 최상의 전력층을 구축하게 된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이 캠프 전 올 시즌 마운드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단언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윤성빈, 구승민, 박시영 등의 영건들이 2018시즌 화려한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선발진의 한 축으로 팀 내 마운드에 새바람을 일으킨 박세웅, 김원중과 함께 팀 내 마운드의 생존경쟁을 한층 더 고조시킬 것이다.

종합해 보면 2018시즌 롯데의 투수진은 강력한 불펜진에 이어 레일리와 새로운 외국인 투수 듀브란트, 박세웅, 송승준, 김원중의 선발진까지 마운드의 기본적인 운영 틀은 이미 자리 잡혀 있으며, 누구 하나 삐끗하거나 부진하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메워갈 수 있는 힘 또한 팀 내 경쟁을 통해 준비되고 있다.

또한 우승 팀에는 공수를 떠나 팀을 응집시키는 중심축이 필요하다. 롯데는 4번타자 이대호다. 2017시즌 전반기 41승 44패 7위로 마친 롯데가 후반기 39승 18패1무를 기록하며 시즌 3위 대반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힘은 8월 19승 8패의 대약진의 힘이 컸다. 6, 7월 고전하던 이대호의 8월 홈런포가 되살아나며 팀의 중심을 잡아준 시기와 일치한다. 2017시즌 34개 홈런을 기록한 이대호의 홈런수가 복귀 2년째인 2018시즌에는 조금 더 특별해져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손아섭의 잔류, 민병헌의 영입 등 178억의 투자는 4번타자 이대호 앞에 차려질 풍성한 밥상을 기대하게 한다. 여기에 전준우의 각성과 채태인 영입 효과까지 더하면 어떠한 형태를 취하더라도 거인의 상위타선은 강력함을 지나 완전체에 가까워진다.

26년째 우승의 갈망을 이루기 위해 부족한 10%를 더 채워가야 하는 거인...

2018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절대적인 마무리, 강력한 4번 타자, 위력적인 테이블 세터진과 상위타선, 복병이 될 신진급 투수, 선발 기둥 3명까지 우승을 위한 많은 조건들이 갖춰졌다. 하지만 아직 더 채워 넣어야 할 10%가 남아있다. 숫자적으로 비유한 10%지만 이미 갖춘 90%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중요한 요소다.

그 첫째는 삼성으로 FA이적한 주전포수이자 강력한 6번 타자 강민호의 공백이다. 우선 포수의 공백은 김사훈, 나종덕, 나원탁 등으로 메워간다. 그러나 솔직히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크다. 무엇보다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게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조차 부담스러워했던 롯데 자이언츠  안방마님 자리의  압박감은 상상 이상의 공포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지난해 퓨처스 리그 12홈런(타율 0.211)을 기록한 나종덕의 가능성을 제외하곤 공격력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 결국 경기의 승부처에서 대타 활용이 불가피하고, 이는 경기 중후반 수비의 흐름을 가늠하기 어렵게 할 것이다. 투수와 수비수들의 부담감이 커지면서 함께 무너지게 되는 도미노 현상까지 우려된다.

‘6번 타자’의 공백도 간과할 수 없다. 공격 중심인 롯데의 팀 컬러로 봤을 때 수비면에서의 공백보다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마디 예로 1회말 2사 만루 6번타자 강민호의 상황을 상상해 보자. 상대팀은 선취점은 물론이고 대량실점의 위험까지, 강민호를 상대로 공 1구 1구마다 느꼈던 위협감은 엄청났다. 하지만 그가 빠진 현재, 그 자리를 메울 후보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나마 지난해 타율 0.303 15홈런 57타점의 숫자보다 올해는 조금 더 특별해 져야만 하는 롯데의 수비요정 번즈 정도가 아닐까 한다.

여기에는 팀 전력 보강의 불균형도 한 몫을 했다. 공격력에 힘을 보태줄 기존 김문호, 박헌도, 김상호, 나경민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이병규까지 1루수와 외야수로 기존의 주전급 선수와 포지션이 겹친다. 이것은 지난해 황재균의 공백으로 고전했던 3루수의 고민이 올 시즌에도 숙제로 남아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지난 시즌 무려 11명의 선수가 출장한 3루수 문제는 현재 정훈, 김동한, 황진수, 신인 1차 지명 한동희까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쉽게 고정될 것 같지 않다.

둘째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듀브론트의 활약 여부이다. 우승 확률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려면 절대적인 선발 에이스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새로운 외국인 투수 듀브론트가 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이저리그에서 2012, 2013시즌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던 위력을 되찾고 팔꿈치 부상의 어두운 그림자를 벗어나 건강한 시즌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된다.

팀 투수력에 대한 조원우 감독의 자신감처럼 올 시즌 롯데는 투수가 넘쳐난다. 하지만 중심 없는 조직은 제대로 기능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레일리와 함께 롯데 선발 마운드의 중심축이자 에이스 역할을 했던 린드블럼을 대신 할 새로운 중심을 찾거나 만들어야 한다. 남겨진 레일리가 지난해 플레이오프 3차전과 같은 위력을 시즌 내내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난 세 시즌 동안 레일리의 투구는 좋고 나쁨의 파고가 심했던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에이스의 역할로서는 불안한 감이 있다.

또 2018시즌 롯데는 박세웅, 김원중, 윤성빈 등 기대주 영건들이 모두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이들이 승패의 압박을 덜고 마음껏 던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에이스의 우산효과는 반드시 필요하다.

2018시즌 우승을 목표로 하는 롯데의 전력은 이렇듯 넘칠 데는 넘치고 모자란 곳은 여전히 모자라다. 지난 3년간 공격적인 보강은 했지만 전력구성의 편향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적재적소, 물 흐르듯 시즌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조원우 감독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2017 시즌 KIA가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성과를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도 있다. 팀 구성원 모두에게 우승의 때가 왔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렇게 흔치 않다. 2018시즌 팀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지금보다 더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저도 느낌이 참 좋습니다. 서툰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벌써 부산에서 우승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

“팀 전력이 자리를 잡으면 팀 전체가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요. 주전 포수가 빠졌다고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요. 야구는 한 명이 하는 게 아닙니다. 주전 9명이 하는 것도 아니에요. 모두가 다 잘해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모두 힘을 합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어려운 시간을 지나 넥센에서 이적해온 채태인이 한 미디어를 통해 밝힌 스프링캠프 합류 소감이다. 그는 우승 경험이 풍부한 삼성왕조의 주역 중 하나였다. 그가 2018시즌 롯데의 스프링 캠프에서 느낀 우승의 냄새. 그의 호언장담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부족한 나머지 10%를 채워가는 방법을 롯데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아서다.

2017시즌 가을, 롯데 자이언츠는 하나였다.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다. 2018 시즌 삼성으로 이적한 주전포수 강민호의 빈자리는 우승을 바라보는 롯데에게 공수 모든 면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하지만 롯데가 2107시즌 자신들이 만들어낸 가을의 기적을 믿고 잊지 않는다면 26년 우승의 갈망을 풀기위해 부족한 10%는 절대 90%를 무너뜨릴 수 없을 것이다. 

2018시즌 오랜 주전 포수 강민호가 떠난 자리에 부디 ‘하나 된 롯데 자이언츠’가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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