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도, 김보름도 비겁한 '빙상연맹'의 희생자"

고성민 기자 입력 2018. 2. 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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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예선 경기에서 선수들이 보인 팀분열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빙상연맹)의 잘못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빙상연맹이 ▲선수들 갈등을 방관했으며 ▲아직 경기가 남은 선수(김보름)를 기자회견장에 내보내 또다시 여론의 포화를 맞게 하는 등 어리숙하게 일처리를 했다는 것이다.

20일 오후 여자 팀추월 대표팀 김보름(왼쪽)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백철기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경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왼쪽 사진). 전날 열린 경기 막판에 노선영은 다른 두 선수에 한참 뒤처져 있었다. /김지호 기자·뉴시스

앞서 빙상연맹은 올림픽 개막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노선영에게 “개인 종목 출전권이 없어 팀추월에도 나설 수 없다”고 통보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팀추월에 출전하기 위해 개별 종목 출전권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빙상연맹이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2017~2018시즌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1500미터 기록상 34등이었던 노선영은 러시아 선수 2명이 도핑 문제로 출전권을 박탈당하면서 국가대표팀에 재합류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선 “빙상연맹이 애초에 일처리를 잘 했다면 선수들의 갈등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네이버 카페에 “모든 원인은 빙상연맹에 있다. 빙상연맹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바람에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이 모두 피해를 입었다”고 썼다. 그는 “선수 출전 규정을 몰랐다는 빙상연맹의 황당한 이유로 노선영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며 “이후 노선영이 다시 합류했지만, 차별대우를 받는다는 서운함을 표했기 때문에 김보름도 서운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도 한 커뮤니티에서 “빙상연맹의 규정 숙지 미숙으로 노선영 선수가 출전할 수 없게 됐고, 노선영이 빙상연맹의 차별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김보름이 새우 등 터진 꼴이 된 것 같다”며 “전적인 책임은 빙상연맹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선영이 피해자고 김보름이 가해자라는 관점은 잘못된 것 같다”며 “일을 자초한 것은 빙상연맹”이라고 강조했다.

빙상연맹이 급하게 마련한 기자회견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팀추월 순위결정전과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둔 김보름을 기자회견에 내보내야 했느냐”며 “경기가 모두 끝나고 해도 될 일이었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도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회견에 대한 노선영의 반박, 감독의 재반박 과정에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팬들의 마음은 돌아올 수 없는, 화해가 불가능한 다리를 건넜다”며 “노선영은 분명 가장 큰 피해자고, 김보름과 박지우 역시 또 다른 피해자”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도 “선수들의 사이가 안 좋은 상황에서 훈련도 같이 안 한 채 올림픽까지 묵혀오다가, 사건이 터지니 기자회견을 내고 XX한다”며 “빙상연맹은 선수들 사이가 안 좋은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방관했다”고 분노했다.

지난 20일 팀추월 논란을 해명하는 차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감독과 김보름이 참석했다. 노선영은 심한 감기몸살로 참석하지 못했고, 빙상연맹 관계자는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빙상연맹 관계자는 “원칙적으론 기자회견이 아니었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한 것인데 믹스트존 공간이 협소해서 장소를 옮긴 것”이라며 “믹스트존 인터뷰는 기본적으로 선수와 감독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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