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금메달로 다시 주목받는 강광배의 인간 승리

맹경환 기자 2018. 2. 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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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썰매의 개척자 강광배(44)는 16일 제자 윤성빈(23)이 금메달 레이스를 마치자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썰매 종목 중 하나인 루지는 부상으로 낙담해 있던 강광배에게 다시 희망을 안겼다.

강광배는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세계 최초로 썰매 3종목에서 올핌픽에 나간 선수로 기록됐다.

썰매 유망주를 찾고 있던 강광배는 서울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이사이자 당시 신림고에 재직 중이던 김영태 선생님에게 '운동 잘하는 학생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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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이 금메달 레이스를 벌일 당시 흥분 속에 해설하고 있는 강광배(오른쪽). MBC 영상

한국 썰매의 개척자 강광배(44)는 16일 제자 윤성빈(23)이 금메달 레이스를 마치자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강광배가 없었다면 오늘의 윤성빈도 없었을 것이다.

한국체대 교수이자 MBC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광배는 알파인 스키선수였다. 전주대 3학년때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며 장애 5급 판정을 받으면서 스키 선수로서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썰매 종목 중 하나인 루지는 부상으로 낙담해 있던 강광배에게 다시 희망을 안겼다. 루지는 무릎을 쓰지 않아도 되는 종목이다. 루지 연습에 매진한 강광배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2위를 기록하며 태극 마크를 달았다. 동료들과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대회에 나가 31위로 처졌지만 그래도 언젠가 메달을 따리라는 희망은 잃지 않았다.

강광배에게는 뜻하지 않은 시련이 또 찾아 온다. 오스트리아로 떠난 전지 훈련에서 부상을 당하고 이후 대한루지연맹으로부터 제명까지 당한다. 이유는 “세대교체”였다.

윤성빈이 금메달 레이스를 벌일 당시 흥분 속에 해설하고 있는 강광배(오른쪽)의 다양한 표정. MBC 영상

그래도 강광배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 푹 빠졌던 스켈레톤 선수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후 1999년 대학선수권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스켈레톤은 또 한번 그에게 올림픽 무대를 선사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대회에서 39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대회에서 20위의 성적을 올렸다.

강광배의 다음 도전은 봅슬레이였다. 썰매조차도 없어 중고 썰매를 빌려 쓸 정도로 국내 상황은 열악했다. 강광배는 올림픽 무대를 준비하면서도 봅슬레이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강광배는 인기 예능 ‘무한도전’에 나가 봅슬레이를 알리기도 했다. 결국 강광배는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대회 봅슬레이 4인승 종목에 나가 19위에 올랐다. 강광배는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세계 최초로 썰매 3종목에서 올핌픽에 나간 선수로 기록됐다.

강광배는 메달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2010년 은퇴한 뒤 강광배는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다. 괜찮은 재목을 발견할 때마다 적극 썰매 쪽으로 유도했고 물심양면으로 지도했다. 윤성빈도 그렇게 탄생했다. 썰매 유망주를 찾고 있던 강광배는 서울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이사이자 당시 신림고에 재직 중이던 김영태 선생님에게 ‘운동 잘하는 학생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추천받은 학생이 윤성빈이다.

윤성빈은 강광배의 지도로 불과 3개월여 훈련을 쌓은 뒤 그해 9월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스타트대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꺾고 우승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윤성빈은 스켈레톤에 입문한 지 2년 만에 출전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6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금메달을 거머줬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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