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엠스플 in 캠프] 삼성 보니야 "난 마운드 위의 '경주마'"

전수은 기자 입력 2018.02.15. 10:02 수정 2018.02.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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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는 신중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늦었지만,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구단의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 2년간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 리살베르토 보니야는 그런 노력과 고민 끝에 영입된 외국인 투수다. 
 
삼성 새 외국인 투수 리살베르토 보니야(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오키나와]
 
삼성 라이온즈 새 외국인 투수 리살베르토 보니야가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했다. 
 
2월 14일 오키나와 공항에 도착한 보니야는 삼성 선수단이 훈련 중인 아키마 구장으로 향했다. 김한수 감독에게 인사를 건네고, 선수단과도 짧은 만남을 가졌다. 
 
보니야는 개성 있는 뽀글머리와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이 마치 야마이코 나바로를 연상케 했다. 나바로는 삼성 역대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WAR(대체선수 승리기여도) 12.67을 기록한 타자다. 삼성 관계자는 “첫인상부터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며 합격점을 내렸다. 
 
메이저리그(MLB)의 한 스카우트는 보니야 영입을 ‘최고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 스카우트는 “실제로 복수의 MLB 팀과 일본프로야구(NPB) 팀들이 보니야 영입을 고려 중이었다. 도미니칸 윈터리그엔 보니야를 보기 위한 몰려든 스카우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결국, 한발 먼저 움직인 삼성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고 귀띔했다. 
 
보니야는 1월 중순까지 도미니칸 리그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8km/h. 변화구론 주무기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 커브를 던진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MLB에서도 극찬받은 구종 가운데 하나다. 
 
팀 아델만과 보니야 영입을 주도한 삼성 박현우 국제스카우트파트장은 “지난 2년간의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를 통감하고 올 시즌 단장 이하 모든 파트 담당자들이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는데 힘썼다”며 “이미 지난해부터 아시아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선수들을 리스트업하고,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여기다 자체 통계 프로그램을 계발해 KBO리그에 가장 적합한 투수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14일 만난 엠스플뉴스와 만난 보니야는 자신을 ‘경주마’라고 소개했다. 평소엔 다소 엉뚱하고, 장난기로 가득하지만, 마운드에 올라서면 오직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한다고 했다. 보니야와의 첫 만남을 정리했다.
 
'KBO리그행' 보니야, "삼성의 태도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한국은 첫 방문이라고 들었다.  
 
그렇다. 아직 한국 야구와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조금씩 배워갈 생각이다. 나바로에게 듣기론 굉장히 높은 수준의 야구를 선보인다고 들었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아 참.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고도 했다(웃음). 
 
지금 나바로라고 했나?
 
한국에선 꽤 유명한 타자였다고 했다(웃음). 나바로는 내 오랜 친구다. 이곳에 오기 전, 나바로에게 KBO리그 이야길 자주 들었다. 빨리 마운드에 올라 한국 타자들을 상대해보고 싶다. 
 
올해로 만 27세다. 아직 MLB 무대를 노려보기에도 충분한 나이다. 삼성의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우선 삼성이 보여준 관심과 배려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사실 삼성 말고도 미국과 일본 팀들의 제의가 있었다. 조금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삼성보다 더 많은 돈을 제의한 팀도 있었다(웃음). 하지만, 도미니카에서 만난 삼성 관계자의 태도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흔들었다라?
 
이 팀이 ‘정말로 날 원하고 있구나’ 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곤 며칠 뒤, KBO리그 행을 확정했다. KBO리그가 어떤 곳일지 정말 궁금하다.   
 
정말 많은 돈을 포기할 정도였나. 
 
돈도 물론 중요하다(웃음). 하지만 내겐 더 많은 걸 경험하고, 경쟁력 있는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중요했다. 그런 점들이 복합적으로 맞아떨어진 결과다.  
 
삼성엔 마이너리그 시절 함께 뛰었던 다린 러프가 소속돼 있다.   
 
(고개를 끄덕이며)그렇다. 러프와는 2012년 더블A에서 함께 뛰었다. 야구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이 정말 훌륭한 선수다.   
 
보니야의 '두 가지 체인지업'
  
보니야는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다. 인터뷰 내내 장난스런 표정을 지어 보였다. 물론 진지한 질문엔 자세를 고쳐잡고, 대화에 집중했다(사진=엠스플뉴스)
 
1월 중순까지 도미니칸 윈터리그에서 공을 던진 것으로 안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나(웃음).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다.
 
(크게 웃으며) 많은 경기에 등판하진 않았지만, 적절한 감각을 유지했다. 최근엔 패스트볼 구속이 98마일(158km/h)까지 나왔다. 
 
(화들짝 놀라며) 98마일? 정말인가.
 
그렇다. 도미니카 투수들은 정말 빠른 공을 던진다(웃음). 
 
보니야의 미국 생활이 궁금하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넘나들었다. 데뷔 시절부터 '파이어볼러'로 큰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안다.  
 
미국에선 정말 정신이 없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또 메이저리그로 콜업되고,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가 불펜 투수로 변신하기도 했다. 미국에선 그런 생활의 연속이었다. 당시엔 힘들었지만 뒤돌아보면 그런 경험 덕분에 어디서든 쉽게 적응하고, 선발, 불펜 보직을 모두 소화할 수 있게 됐다. 
 
보니야에겐 '체인지업'이란 좋은 무기가 있다. MLB 스카우팅 리포트 구종 평가에 따르면 체인지업이 20-80스케일에 65점을 받았다. 류현진이 LA 다저스로 이적했을 때 체인지업 점수가 55점이었다. 상당히 좋은 평가란 걸 알 수 있다.   
 
내 체인지업은 기본적으로 투심 그립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다 우타자와 좌타자에게 던지는 체인지업이 다르다. 각각 다른 그립으로 잡고, 손을 어떻게 꺾느냐에 따라 체인지업의 궤도가 달라진다. 그 꺾임에 차이로 좌·우 타자들을 상대한다. 
 
보니야의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 그립과 좌타자 상대 그립(사진=엠스플뉴스)
 
최근 KBO리그에선 빠른 공과 체인지업만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 대부분의 타자가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보니야만의 공략법이 필요할 듯하다.  
 
물론이다. 타자들을 직접 상대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투심 패스트볼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내 투심은 뜬공을 많이 유도했다. 과거처럼 삼진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맞춰 잡는 투구에도 신경 쓸 생각이다. 긴 이닝을 버티려면 다양한 투구 패턴이 필요하다. 
 
영상을 보면 투구 스타일이 굉장히 독특하다.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만, 윽박지르는 투구 스타일이 아니었다. 영리함이 돋보였다.  
 
정확하게 봤다. 난 영리한 투수다(웃음). 단순히 빠른 공만으론 상대를 윽박지르지 않는다. 빠른 공일수록 더 정확하게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 머릿속으로 다음 투구를 계산할 필요도 있다. 콘택트 능력이 좋은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론 더 많은 고민할 필요할 것이다. 
 
보니야 "난 이기기 위해 KBO리그에 왔다"
 
 
보니야와 인사 나누는 삼성 김태한 수석코치(사진=엠스플뉴스)
 
팔에 새겨진 '타투'가 인상적이다. 대개 타투엔 특별한 의미가 있게 마련이다. 
 
솔직히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웃음). 어린 시절 WWE(미국프로레슬링)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어른이 되면 꼭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타투를 쳐다보며)사람 얼굴도 여럿 보인다. 
 
그렇다. 가족들과 하나님, 천사 등을 새겨놨다. 마운드에서 나와 함께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여태껏 수많은 '파이어볼러'들이 KBO리그를 밟았다. 하지만, 성공한 파이어볼러는 많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도 알고 있나. 
 
(진지한 목소리로) 모른다. 그건 내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내 역할이다. 결국,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빠른 공은 하나의 무기이지 절대적인 것이 될 순 없다. 최근엔 커브에 대한 준비도 많이 하고 있다. 
 
커브?
 
난 보통의 메이저리거 투수들보다 커브 회전수가 낮다.
 
낫은 건 보통 좋지 않은 것 아닌가.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경우엔 커브를 던질 때 회전축을 이용한다. 회전수에 연연하지 않고, 나만의 방법으로 커브를 던질려고 노력 중이다.  
 
그간 삼성은 외국인 투수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보니야에겐 그만큼 큰 기대가 따라다닐 것이다. 부담감이 생길 수도 있다. 
 
원래 부담을 느끼는 스타일이 아니다. 도미니카 야구 팬들도 굉장히 활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응이 돼 있다. 그리고 그것 또한 경기의 일부다. 프로 레벨의 마운드는 그리 쉽게 공을 던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좋은 마인드다(웃음).
 
난 마운드에 등판하면 '경주마'로 변한다. 내가 집중해야 하는 건 상대 타자와 포수 미트다. 투수로서 해야 할 역할에 집중할 것이다. 외부 요인은 그 다음이라고 본다. 
 
어떤 외국인 투수들은 KBO리그를 새로운 도전의 장으로 삼는다. 보니야도 그런 목표가 있나. 
 
내겐 KBO리그란 곳이 가장 큰 도전이다. 미래는 알 수 없다.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난 이기는 걸 좋아한다. 그것은 내가 삼성에 온 이유다. 그리고 지금은 잘 던져야겠단 생각 뿐이다. 마이너리그에서 5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젠 한국에서도 우승의 꿈을 이어가고 싶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엠스플뉴스는 1월 3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플로리다,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타이완 가오슝 등으로 취재진을 보내 10개 구단의 생생한 캠프 현장 소식을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야구팬의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