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라인 좋아요~" 화끈한 격려 멘트로 뜬 컬링 남매

박린 2018. 2. 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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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 2인조 이기정·장혜지 선수
4강 탈락했지만 금메달급 인기
10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예선 대한민국과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와의 경기에서 아쉽게 진 이기정과 장혜지가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중 관중들의 기념촬영 요구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오빠, 라인 좋아요~"

한국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선수들이 경기 중 외치는 말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장혜지(21)가 이기정(23)을 향해 외치는 격려의 말이다.

장혜지-이기정은 1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최종 7차전에서 세계 1위 캐나다에 3-8로 패했다. 2승5패를 기록, 4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컬링 보는 재미에 아침이 즐거웠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장혜지-이기정은 대회 초반 평창올림픽 붐업에도 기여했다.
1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 예선 7차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한국의 장혜지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강릉=연합뉴스]
평균연령 22세인 장혜지-이기정(세계 11위)은 젊다. 두 선수의 나이를 합해도 44세에 불과하다. 그러나 경험 많은 50세의 노장 토미 란타마키가 속한 핀란드를 꺾었다.

세계 8위 미국은 9-1로 완파했고 세계 3위 중국을 상대로는 연장 끝에 아깝게 졌다. 세계 4위이자 2016년 세계선수권 우승팀 러시아 소속 올림픽 선수를 상대로도 연장 끝에 석패했다.

이기정은 지난 9일 노르웨이전에서 스톤에 걸려 넘어져 오른팔을 다친 뒤 "팔이 망가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사진촬영 요청에 "부모님이 걱정하셔서"라며 옷으로 팔 보호대를 가리기도 했다.

늘 유쾌했던 장혜지와 이기정은 11일 캐나다전을 마친 뒤 눈물을 쏟았다. 이기정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넘어지기도 했고 스톤을 순서대로 안 던지는 실수도 했다. 우리가 많이 모자랐다"며 "혜지에게 고맙다. 다음 올림픽 땐 세계 최고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지는 "제가 오빠한테 너무 부족한 사람이었다"고 눈물을 쏟았다. '오빠 라인 좋아요~'가 화제란 말에 장혜지는 울음을 멈춘 뒤 "오빠 라인 정말 좋아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1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 예선 7차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한국의 이기정과 장혜지가 경기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어린 선수들을 향한 악플도 달렸다. 이기정이 경기 중 눈을 자주 깜빡거리자 '틱 장애' 아니냐는 댓글도 있었다. 이기정은 "안구건조증이 심하다. 사람들이 욕하는 게 두렵고 괴롭기도 했다. 걱정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컬링 믹스더블 4차 예선 한국과 미국 경기에서 장혜지와 이기정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장반석 감독은 "연장까지 간 2경기를 잡았다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도 있었다. 한 끗 차였다. 혜지는 아직도 중국전 연장 마지막 드로우가 꿈에 나온다고 하더라"며 아쉬워했다. 장 감독은 또 "캐나다는 모든 샷이 큰 미스 없이 완벽했다.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그러나 2022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잘 준비한다면 메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믹스트존 인터뷰 막바지에 두 사람은 다시 유쾌함을 찾았다. 이기정은 "팬레터를 받았다"고 자랑했고, 장혜지는 "(락 밴드) FT아일랜드 이홍기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강릉=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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