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태극기 빼고 올라갔고 北은 인공기 달고 내려왔다

김원 2018. 2. 2.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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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마식령 훈련 복장 합의 논란
일각선 "저자세 대북외교 결정판"

마식령 간 한국선수들 태극기 안 달고, 전세기로 온 북 선수들은 인공기 달아

기념촬영하는 남북 선수들 (마식령=연합뉴스) 1일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이 공동훈련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2.1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국의 스키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들이 태극기 없는 유니폼을 입고 북한에 다녀왔다. 남북 공동훈련을 위해 지난달 31일 북한 마식령스키장에 간 한국 선수들은 유니폼에 태극기를 달지 않고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스키 선수들은 훈련이나 경기를 할 때 보통 가슴팍에 번호표를 단다. 번호표 상단에 국기를 그려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남북은 이번 마식령 방북단을 구성하면서 선수들의 (김일성·김정일) 번호표 위에 초상 휘장이나 태극기를 달지 않기로 합의했다. 불필요한 오해와 마찰을 줄이자는 취지다. 정부가 대한스키협회에 방북 선수들이 북한의 '오해를 살 수 있는' 책, 노트북컴퓨터 등을 갖고 가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선수들은 유니폼에 태극기를 달지 않고 합동훈련에 참가했다.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등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시설을 점검하기 위한 북측 선발대와 남북 단일팀에 참가할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5일 오전 경의선 CIQ를 통해 입경했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북한대표팀 강릉선수촌 입촌 [강릉=연합뉴스]
반면 지난달 25일 남북 단일팀에 합류한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인공기를 단 유니폼을 입고 내려왔다. 충북 진천의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은 아직 단일팀 유니폼을 지급받지 못해 인공기가 달린 장비와 경기복을 그대로 착용하고 있다. 1일 오후 한국 선수들을 태운 전세기를 함께 이용한 32명의 북한 선수단도 가슴에 인공기를 달고 내려왔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북한 선수단이 내려와 우리 취재진 앞에 설 때 그들의 활짝 편 가슴엔 모두 인공기가 수놓아져 있었다"며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위해 정부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이 굴욕적"이라고 비난했다. 네티즌들은 "저자세 대북외교의 결정판"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야 할 올림픽이 북한의 축제가 됐다"고 비꼬았다.

평창올림픽 태극기 논쟁은 개·폐회식 남북 공동입장 때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도 한반도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는다. 이런 상황에서 '태극기 내리고 한반도기 올리기' 등의 가사를 담아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평창 유감'이라는 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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