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쌀국수 대신 우유 .. 약하다는 선수들이 펄펄 날았다"
━ 수상·국회의장·시장 등 잇따라 만나
Q : 노동훈장 3급을 받았고 하노이 명예시민증도 받는다고 하던데. A : 나도 처음에는 1급이 더 좋은 건 줄 알았는데 3급이 더 높은 거라고 하더라. 훈장과 메달은 고이 간직할 거다. 어제(29일)는 베트남 국회의장님과 만찬을 했고, 오늘은 하노이 시장님 초대를 받았다.
Q : 토크쇼에서 주로 무슨 질문을 받나. A : 어떻게 단기간에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그들을 변화시켰는지 궁금해한다. 그동안 국가대표팀을 거쳐간 다른 외국인 감독들과 비교도 하고,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가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도 자주 얘기한다.
━ 환영 인파로 50분갈 길 5시간 걸려
Q : 베트남 선수들이 정말로 체력이 좋은 건가. A : 지난해 10월 부임해 관계자들에게 ‘뭐가 문제냐’고 물어보니 한결같이 ‘체력이 약하다’고 했다. 그런데 연습을 시켜보니 도대체 뭘 가지고 체력이 약하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구체적인 데이터도 없었다. 23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체성분 검사를 해봤더니 상체 근력이 약하고, 왼발과 오른발의 근력 편차가 심했다. 또 체지방이 너무 적다고 나왔다.
━ 선수들 체력 약하단 선입견부터 깨
Q : 그게 어떤 의미였나. A : 베트남 선수들은 체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체격이 상대적으로 작을 뿐이었다. 대신 민첩하고 스피드와 기동력이 뛰어나다. 그동안 언론에서 ‘우리는 체력이 약해 후반에 무너진다’고 자꾸 지적하는 바람에 스스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었던 거다. 그걸 건드려서 바꿔주려고 했다.
Q : 본인이 선수들에게 자극을 받은 점도 있나. A : 이 친구들 참 순수한 게 있다. 아침에 아이들 초롱초롱한 눈을 보면 진짜 엔도르핀이 돌았다. 진심은 얼굴에 나타나게 돼 있다. 얘들을 위해 열심히 안 할 수가 없구나 다짐하게 된다.
━ 베트남, 선수들 통해 정신력 재발견
Q : 귀국 비행기에서 ‘비키니 쇼’ 해프닝이 있었다. 선수들이 영웅 대접에 들떠버리는 게 아닐까. A : 그 행사는 나를 비롯한 선수단은 전혀 몰랐고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다. 어제 해산하면서 ‘초심을 잃지 말라’고 강조했다. 너희들과 함께해 행복했지만 8월 아시안게임(인도네시아 팔렘방) 출전 엔트리를 뽑을 때는 더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겠다고 했다. 하지만 난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유명한 장군 출신인 국회부의장이 ‘축구선수는 전사(戰士)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하더라. 베트남 국민은 우리 선수들의 투쟁력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자신들 속에 숨어 있는 정신력을 재발견한 것 같다.” 하노이(베트남)=정영재 스포츠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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