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추신수 동료' 호잉, 한화 버나디나 될까

조회수 2018. 1. 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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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리포트]2018시즌 한화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 (기록-영상 포함)
제라드 호잉의 텍사스 시절 모습 (사진: OSEN)

지난 2년 간 249경기에 출장해 70홈런-231타점  AVG 0.330 OPS 1.015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8.9를 기록한 윌린 로사리오를 대신해  2018시즌 한화 타선에 합류할 외국인 선수는 추신수의 팀 동료로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제라드 호잉이다.

호잉과의 계약 총액은 70만 달러다. 앞서 영입한 샘슨(70만 달러)과 휠러(57만 5천 달러)처럼 여타 구단 외국인 선수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이다. 세 선수와의 계약 총액은 197만 5천 달러로 KIA 헥터(200만 달러)의 몸값에도 못 미친다.  외국인선수 구성을 마친 구단들 중 가장 적은 금액을 지출한 구단이 바로 한화다.

1년 전과 비교하며 확실히 달라진 행보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한화는 먼저 거포로 활약했던 로사리오와 18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고, 전직 메이저리거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를 각각 180만 달러, 150만 달러에 영입하며 즉시전력인 외국인 선수 구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에게 지불된 금액은 총 510만 달러로  올 시즌 총액과 비교하면 2.5배 이상이다. 

사실 구단이 바라던 최상의 시나리오는 2년간 검증된 로사리오와의 재계약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인 로사리오는 시즌 중반 이후 제기된 루머처럼 한화와의 동행을 포기하고 일본 한신 타이거즈(총액 750만 달러)로 이적했다. 애초 재계약 가능성은 낮게 점치고 있던 한화였기에 미리 점찍어 두고 있었던 호잉을 빠르게 영입할 수 있었다.

#HISTORY

호잉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대학 시절 3시즌 동안 AVG 0.284, 홈런 34개를 기록한 호잉은 준수한 타율과 홈런에도 썩 높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스윙 메카니즘이 상체의 움직임에 주로 의존하고 있었고 유격수로서 어깨는 강했지만 송구실책이 잦았다.

하지만 텍사스는 호잉의 타고난 상체 힘과 빠른 배트스피드를 눈여겨 봤고 유격수가 아닌 3루 또는 외야수로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결국 텍사스는 2010시즌 신인지명 10라운드 전체 316순위로 호잉을 선택했다.

8만 5000달러에 텍사스와 입단 계약을 맺은 호잉은 입단 후 타격폼 수정을 시도했다. 프로 첫해인 2010년, 타격폼 교정을 통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호잉은 하위싱글  Northwest리그에서 62경기 타율 0.325 10홈런 OPS 0.921을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시즌이 끝난 후 호잉은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 선정한 팀내 유망주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상위 싱글A로 승격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후 호잉은 착실히 마이너리그 일정을 소화했다. 2013년 트리플A에 올라 활약하기 시작했고  14~15시즌에는 49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만만찮은 장타력을 뽐냈다. 중장거리타자로서 재능을 인정받은 호잉은 2016년 마침내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고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벽을 넘는데는 실패했다. 16년 이후 호잉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016~17시즌 126타석에서 기록한 타율과 OPS는 각각 0.220, 0.550에 그쳤다. 홈런도 2017년 5월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것이 전부였다.

결국 텍사스는 시즌 종료 후 호잉을 방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한 기회가 주어진 것은 아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조차 하락세를 보인 그에게 기대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호잉은 LA 에인절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지만 미리 물밑접촉을 벌인 한화로 방향을 틀며 KBO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호잉의 MLB 첫 홈런 영상


#플레이스타일

호잉의 프로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호잉의 강점은 대학시절 텍사스 스카우트의 눈을 사로잡았던 파워와 배트스피드다. 타고난 상반신의 힘으로 일발장타를 노릴 수 있는 타자다. 하지만 타격의 기복이 심하다. ‘걸리면 넘어간다’고 말할 정도로 강한 힘과 배트 스피드를 갖췄지만 선구안과 정확성이 떨어진다.

마이너리그 기록을 살펴보면 그의 타격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다. 2013년 트리플A로 승격된 후 매년 두 자릿수 홈런(마이너 통산 111홈런, 83개가 트리플A)을 기록했지만 타고리그인 PCL리그에서 뛰었음에도 통산 타율은 0.254에 그쳤고  OPS가 0.9를 넘긴 시즌도 없다. 한 시즌 볼넷/삼진 비율이 가장 높았던 2016년에도 해당 기록은 0.47에 불과했다.

# 2017시즌 호잉의 타구 스프레이차트

2017시즌 호잉의 MLB 스프레이차트 (출처 : Baseball Savant)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윙 자체는 줄였지만, 정작 스트라이크존 밖을 향하는 투구에 스윙이 잦아졌다. 적극적인 스윙을 자제하며 타석에서 인내심을 보이려 한 듯 하지만 볼넷 비율은  도리어 떨어지고 삼진이 급증한 것으로 보아 존 설정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 

호잉은 극단적으로 당겨 치는 유형의 타자다. 팬그래프의 기록에 따르면 호잉의 타구는 매년 40%이상이 좌측으로 날아갔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도 타구의 절반 이상이 좌측으로 향할 정도였다(2017년 당겨 친 타구 54%).

하지만 컨택에 약점(70.6%)을 보이며 방망이 중심에 맞추지 못한 땅볼 타구가 많았다. 신장(190cm)에 비해 마른 체형(92kg)이라 장타력을 살리기 위해 극단적인 당겨치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호잉의 수비는 타격에 비해 완성도가 높다. 프로 입단 후 외야수로 전향했음에도 수비 범위가 넓고 외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중견수로 무려 3800이닝에 나섰는데 트리플A 레벨 이후부터 중견수로 주로 나섰고 UZR 수비 지표에서도 중견수로서의 기록이 더 좋았다.

더불어 매 시즌 평균 8명의 주자를 보살 처리할 정도로 수준급 송구력을 갖췄다. 펜스를 두려워하지 않는 허슬플레이도 종종 보여주기 때문에 KBO리그에서도 진기명기급 호수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몸을 아끼지 않는 호잉의 수비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과의 기록 비교

호잉과 비교대상인 외국인타자들의 주요기록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마이너리그 기록을  중심으로 비교할 때 호잉과 가장 유사점이 많았던 것은 SK 로맥이다.

호잉이 트리플A 시즌 동안 기록한 성적은 타율 0.254 OPS 0.773 83홈런이었다. 로맥은 같은 기간 호잉보다 조금 더 나은 타율 0.271  OPS 0.856  84홈런을 기록했다.  볼넷/삼진 비율 역시 꾸준히 0.5 이하인 것도 공통점이다. 두 선수 모두 장타력은 갖췄지만 컨택과 선구안을 약점 보였다.

로맥은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도 컨택에 약점(컨택% 70.7, AVG 0.242)을 보이며 고전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걸리면 넘기는' 홈런 파워는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후반기 들어서는 타율도 0.298까지 끌어 올렸고 시즌 31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호잉 역시 상당 수준의 홈런 생산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호잉은 2017 버나디나 만큼 공수에서 활약할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호잉이 KBO리그에서 컨택 능력을 보완한다면 지난 시즌 외야수 골든글러브로 선정되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버나디나와 같은 활약도 가능하다.

KIA 외국인 선수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한 버나디나는 지난 시즌 타율 0.320 OPS 0.913 27홈런 32도루 WAR 5.0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인 4월까지 타율 0.255 OPS 0.640에 그치며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5월 이후 KBO리그 스트라이크존과 투수들에 적응하며 KIA 타선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범위로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보였다.

호잉 역시 마이너리그 시절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시즌이 3차례나 될 정도로 빠른 주력과 강력한 송구능력이 강점이었다. 컨택 약점만 보완할 수 있다면 버나디나 못지 않은 활약도 기대해볼 만 하다.

#체크포인트

좌타자인 호잉은 예상대로 좌투수를 상대로 약세를 보였다. 지난 시즌 호잉이 트리플A에서 좌투수를 상대로 거둔 성적은 타율 0.203 OPS 0.617에 그쳤고 홈런도 단 2개 뿐이었다.

이미 드러난 약점이고 기계적인 좌우놀이가 잦은 KBO리그의 특성 상 그를 표적으로 한 좌투수 기용은 시즌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 반쪽 타자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바깥쪽 코스에 약하다는 것도 호잉이 개선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타격 시 오픈 스탠스 자세를 취하는 호잉은 몸을 일정 부분 열어놓은 채로 타격에 임한다.  이런 경우 몸쪽 공 대처는 용이하지만 상대적으로 바깥쪽 공과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게 된다. 바깥쪽 코스를 승부구로 활용하는 KBO리그의 투수들을 상대로 기존과 달라진 타격폼을 보일 지 주목된다.

지난해 자중지란으로 고전했던 한화는 감독 대행 체제가 들어선 이후 본격적으로 리빌딩에 나섰다. 즉시 전력인 외국인 선수들을  젊고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들로 구성한 것도 이러한 리빌딩 기조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육성형 외인'이라 봐도 무방한 호잉이다. 89년생으로 아직 젊은 편에 속하며 상대하는 투수의 전반적인 수준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라면 트리플A 기록 이상의 활약도 기대된다.  장점도 확실한 선수인만큼  스프링캠프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충실히 보완하고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지난해 버나디나 처럼 한화 공수의 중심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Baseballsavant, NPB,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글: 김호연 , 정강민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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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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