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베트남축구 신화 쓴 박항서 감독 "일반비행기 타고 왔는데, 갈 땐 전세기로.."
[동아일보]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동아일보 DB |
‘히딩크가 누군지 잘 모르지만 영웅 박항서 감독님을 함부로 비교하지마라!’
하지만 정작 박 감독은 자신이 히딩크 감독과 비교되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했다. 베트남이 AFC 주최 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한 것이 이번이 처음. 지난해 10월 부임한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베트남 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쉽게도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졌습니다.
“감기가 걸렸는데 잘 들리나요? 목소리가 안 나와요.(인터뷰는 28일 오전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으로 진행됐다.) 119분은 잘 싸웠는데 마지막 1분 동안 체력이 떨어져서…, 많이 아쉽지요. 그래도 저희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열심히 했죠.”(이날 결승전에서 베트남은 승부차기 돌입 직전인 연장후반 14분에 결승골을 내줘 1대 2로 분패했다.)
―베트남은 축구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어떤 장점이 있던가요.
“아이들이 아주 성실해요. 민첩하고 빠르고, 또 지구력이 뛰어난 점은 장점이죠. 아무래도 한국 선수들과 비교하게 되는데… 체격이 작다는 게 단점이죠. 하지만 체격이 작은 것이지 체력이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아예 식단을 바꿨죠.”
―식단을 바꿨다고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게 스테미너와 피지컬이었습니다. 선수들이 생각보다는 좋았지만, 한국 선수들과 굳이 비교하자면 조금 부족하다고는 느꼈지요. 무엇보다 후반 70분 이후 버티려면 영양이 중요해요. 그래서 피지컬 코치에게 한 달 치 식단을 짜라고 했습니다. 과거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예를 들어 늘 먹는 쌀국수에 튀긴 돼지고기만 먹는 거죠. 그래서 에피타이저로 연어 샐러드도 제공하고, 스테이크는 물론 외식도 자주했습니다.”
―식사와 관련해 요청하신 것이 또 있습니까.
“처음에는 적어도 4성급 호텔에서 한 달 정도 머물면서 지냈으면 했습니다. 외국 전지훈련도 가고요. 그런데 그러면 비용이 많이 드니까…. 아무래도 예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죠. 그래서 요청한 것 전부는 안 되더라도 식사만큼은 호텔 급으로 해달라고 베트남 축구협회에 요청했습니다. 외식도 원할 때 먹을 수 있게 해달라고 했고요. 다행히 축구협회에서 받아줬지요.”
―식습관은 문화인데 반발은 없었나요?
“합숙을 하면서 식단을 공개했습니다. 이 음식에는 무슨 영양소가 있고, 왜 이것을 먹어야하는지 선수들에게 설명을 했죠. 반발은 없었고…, 스테이크 이런 거랑, 못 먹어봤던 것도 먹고 그러니까 좋아서 환장하죠. 대표팀 왔더니 밥 잘 먹는구나하고…. 하하하. 후원사 중에 우유회사가 있는데 영양에 필요한 요소들을 매번 점검해주고 우유도 제공해줬죠. 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휴대폰 금지령을 내렸다던데….
“식사할 때 식당에 휴대폰 갖고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와서 보니 팀원들간의 일체화가 좀 부족해보였어요. 우리 같으면 훈련이 끝나면 필드도 정리하고, 주장이 나와서 ‘잘해보자’ 이러면서 함께 자성의 시간도 갖고 그러는데 여기는 그런 점이 좀 부족하더라고요. 훈련 끝나면 알아서 ‘바이 바이’하고 돌아가고…. 선수들에게 ‘우리는 축구뿐만 아니라 삶도 공유해야해. 그래야 서로 친구가 되고, 동지애가 생겨서 경기에서 에너지가 발휘 된다’고 말해줬죠. 그러려면 식사할 때 서로 대화를 해야지 전화기만 보고 있으면 되겠느냐고요. 이런 걸 적은 종이를 나눠줬죠. 어기면 벌금도 내게 하고….”
(베트남 선수들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있을 경우 경기도 잘 안보고 자기들끼리 떠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쉽게 말해 한 팀이라는 소속감이 약했던 것. 박 감독은 이런 분위기를 ‘벤치에 앉아있어도 경기에 뛰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변화시켰고, 지금은 벤치 선수들도 감독처럼 한 몸이 돼 응원을 한다고 한다.)
―잘 지켜지던가요.
“생각보다 흔쾌히 따라 주더라고요. 애들이 참 착해요. 정작 제가 깜빡 잊고 식당에 휴대폰을 갖고 갔다가 벌금을 냈죠. 하하하. 그리고 버스로 이동 중에는 전화기는 갖고 있을 수 있지만 통화는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경기나 훈련을 앞두고는 집중을 해야 하는데 통화를 하다보면 집중력이 틀어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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