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선영, 올림픽 출전한다..러시아 탈락에 1500m 출전권 획득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8. 1. 2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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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던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29·콜핑팀)이 정상적으로 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개인자격으로 출전 신청했던 러시아 선수들 일부가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출전 금지 결정을 받은 가운데 러시아가 26일 발표한 169명의 최종 출전 명단에서 여자 1500m 엔트리에 있던 2명이 제외됐다. 노선영은 이 종목 예비 2순위였다. 이에 따라 노선영이 쿼터 마지막 순위인 32위로 올라서 1500m 출전권을 갖게 됐고, 주력해왔던 팀 추월에도 출전 자격을 얻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26일 “오늘 새벽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서 노선영의 쿼터 확정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도 이날 “ISU에서 엔트리 재조정 사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 스피드 여자 1500m 엔트리 1장이 배정됐다는 메일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노선영은 김보름(강원도청), 박지우(한국체대)와 함께 여자 팀 추월에 출전할 멤버였다. ISU 규정상 단체전인 팀 추월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종목 출전권도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빙상연맹이 규정을 잘못 해석했고 ISU에도 문의했으나 의사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 노선영은 기준 기록만 통과하면 팀 추월에 출전할 수 있는 것으로 믿고 개인 종목 랭킹 관리에 신경쓰지 않은 채 팀 추월에 집중했다. 결국 매스스타트에서 출전권을 딴 김보름, 박지우와 달리 개인종목 출전권을 따지 못한 노선영은 최근 팀추월 출전 불가 통보를 받았다.

문제의 여자 1500m 엔트리는 지난해 11~12월 열린 월드컵 1~4차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국가당 최대 3장씩 총 32장 배정됐다. ISU는 지난 19일에 엔트리 재배정까지 마무리했다. 예비 2순위인 노선영에 대해서는 22일에 빙상연맹에 출전 자격 없음을 알렸고, 노선영은 23일 빙상연맹으로부터 최종 통보를 받고 대표팀을 나온 상태다.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2016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동생 노진규(쇼트트랙)를 대신해 평창에 도전장을 냈던 노선영은 좌절감에 휩싸여 지난 24일 밤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맹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 변수’가 등장했다. 당초 1500m 출전권을 따냈던 러시아 선수는 예카테리나 시코바, 율리아 스코코바, 나탈리아 보로니나였다. 이 중 2명이 최종 제외됐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 체육회가 제출한 개인 자격 참가 희망자 500명 가운데 111명에게 출전 불가 판정을 내렸다. 남자 쇼트트랙 빅토르 안이 포함된 그 명단이다. IOC가 정확한 사유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고 있지만 러시아의 국가적 도핑 사태를 폭로한 맥라렌 보고서에 이름이 올라있는 선수들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26일 169명을 추려 평창 올림픽 출전 명단을 확정했고, 이 명단에서 시코바와 스코코바가 빠진 것이다. 시코바와 스코코바는 당초 엔트리에서 3·4순위에 해당하는 메달권 후보들이다. 이들이 빠지면서 예비 2순위였던 노선영이 32위로 올라서 1500m 출전권을 따냈고 팀 추월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지난 며칠간 노선영이 입은 상처가 크다. 대표팀과 함께 선수촌에서도 나온 노선영은 집에만 머물고 있다. 사태 이후 빙상연맹을 원망하며 강도높은 비난을 했고 SNS를 통해 “더는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다만 동생을 위해 기다렸던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쳤다가 어렵게 다시 잡았다. 노선영의 소속팀을 지도하는 이승훈 콜핑팀 감독은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있는데 다시 대표팀에 들어가 훈련하자니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출전하도록 설득할 것이다. 다만 마음을 추스르는 데 시간이 조금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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