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팬들은 왜 프로배구에 미치게 열광하는가

김진회 2018. 1. 2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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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 온라인 예매표는 창이 열린지 단 10분 만에 동이 났다. 2년 전부터 같은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올스타전 역시 마찬가지. 티켓 매진에 걸린 시간은 단 10분이었다.

'겨울 스포츠의 꽃' 프로배구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

종목 인기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시청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 시즌 V리그 전반기 평균 시청률은 0.831%(이하 전국 유료가구 기준). 지난 시즌 같은 기간 평균 시청률(0.757%)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다양한 변수통제가 필요하긴 하지만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프로야구(0.884%)에 근접하는 수치기도 하다.

최고인기 겨울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프로배구. 팬들은 왜 배구에 열광하는 것일까.

▶희소성 중시하는 젊은 팬, 맞춤형 접근법

30대 후반 이후의 배구 팬들은 과거 아마추어 '백구의 대제전' 시절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2005년 태동한 프로배구도 모두 경험했지만 뭐니뭐니 해도 올드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들은 '월드스타' 김세진(현 OK저축은행 감독), '갈색폭격기' 신진식(현 삼성화재 감독), '컴퓨터 세터' 최태웅(현 현대캐피탈 감독) 등 현역에서 물러나 지도자가 된 스타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올드 팬 못지 않게 젊은 팬도 많아졌다. 젊은 배구 팬층이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건 2~3년 전부터다. 이들은 왕년의 스타 대신 현역인 문성민(현대캐피탈) 김요한(OK저축은행) 한선수(대한항공) 등 1980년대생 선수들의 팬이다.

이러한 뉴커머의 양산은 전략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한국배구연맹과 각 구단들은 더 많은 관중을 유입하기 위한 방안으로 10~20대, 여성에 주목했다. 이들을 모시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왔다. 이들에게 친숙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했다. 연맹은 젊은 팬층에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SNS를 통해 배구를 홍보했다. 배구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은 희소성을 추구한다. 남들과 똑같은 걸 지양한다. 또 이들은 SNS 사용이 잦다. 배구장 관람과 데이트로 흥미를 느낀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남자친구들과 함께 찾게 되는 연쇄효과가 발생하고 SNS에도 자연스럽게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며 간접적인 홍보가 된 부분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스타 파워로 인한 배구 문화 형성

팀을 좋아해 프로배구 경기를 관전하는 팬도 있지만 젊어진, 특히 늘어난 여성 팬은 특정 선수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말 그대로 스타 파워다. 프로배구에선 꾸준하게 스타 계보가 이어져오고 있다. 얼굴도 잘생긴데다 키도 크고 운동까지 잘하면서 스타성까지 겸비한 선수들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이젠 V리그 최고 스타 문성민보다 인기가 더 많은 선수가 생겼다. 현대캐피탈에서 4~5년 뒤를 보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센터 김지한이다. 구단 관계자는 "V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았지만 문성민보다 더 많은 선물을 받아온다. 10대 팬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프로에 직행한 선수들에 대한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다. 레프트 허수봉의 인기도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기장을 찾는 젊은 팬은 과거 부모님의 손을 잡고 배구장에 왔던 꼬마 아이가 성장한 것이다. 이젠 그 꼬마들이 직접 배구장에 올 나이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팬이 젊어지면서 배구 직관은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다. 학교 교사들은 학업 스트레스를 풀어줄 학생들을 데리고 배구장을 찾으며 관전 문화를 만들고 있다. 놀거리가 부족한 현대 학생들에게 배구장은 어느덧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신선한 놀이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배구는 하기 힘든 종목, 대리만족

배구는 비치발리볼처럼 한 팀에 두 명만 모여도 할 수 있긴 하지만 조직력 있는 게임을 하려면 6명이 모여야 한다. 하지만 '하는 스포츠'로서의 배구는 만만치 않다. 일단 기술적으로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종목이다.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세 번 만에 공을 넘겨야 하는 것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네트를 치고 배구할 공간도 많지 않다. 공 하나만 있으면 최소 22명과 10명이 뛰어 놀 수 있는 축구, 농구와 다르다. 얼핏 배구 인기가 반감될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역으로 축구와 농구가 '하는 운동'인 반면 배구는 '보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배구계 관계자는 "배구는 자신이 직접 하기 힘든 종목인 만큼 경기장에서 가서 선수들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 여성들이 배구를 좋아하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사진제공=KOVO
▶삼성화재 독주 종료와 진화하려는 KOVO

프로배구에는 '어우삼(어차피 우승은 삼성화재)'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때가 있었다. 신치용 전 단장이 감독 시절 삼성화재는 12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라 이 중 우승 8차례, 준우승 3차례를 기록했다. 특히 2007~08시즌부터 2013~14시즌까지는 7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삼성화재 독주는 막을 내렸다. OK저축은행이 우승컵에 입을 맞췄고,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이 정상에 섰다. 팬들이 흥미를 잃어갈 때 즈음 판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특히 '최태웅표 스피드 배구'가 광풍을 몰고왔고 올 시즌에는 어느 팀이 우승할 지 전혀 예측이 힘든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게다가 배구 스타일도 강서브에 이은 블로킹으로 득점을 내는 유럽식으로 바뀌면서 팬들은 화끈한 배구에 더 열광하고 있다.

매 시즌 진화하려는 KOVO의 노력도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 외국인선수 영입을 자유선발제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변경했다. 월드클래스급 외인들 영입이 쉽지 않아 인기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오히려 과감한 도전으로 외인에 쏠린 시선을 국내 선수로 돌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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