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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모의 Repsect] 네이마르, '미운 오리 새끼'와 '파리의 왕' 사이

이성모 입력 2018.01.19. 13:18 수정 2018.01.1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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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종 상대로 4골 2어시스트 '원맨쇼' 펼친 네이마르.
네이마르 향한 야유, 현장에서 본 오해와 진실.
최고의 실력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헤드라인을 몰고다니는 네이마르.
네이마르가 진정한 최고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오늘(현지시간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판매중인 최대 스포츠지 르퀴프의 1면. '원맨쇼'라는 제목이 인상적이다. 
'미운 오리 새끼'가 '왕'이 될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원작 안데르센의 동화 속에서도 미운 오리 새끼는 몇차례 쫓겨나고 도망치는 신세다. 물론, 이후에 해피엔딩을 맞이하지만 그건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오리가 아닌 백조로 거듭난 후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네이마르는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파리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혹은 그 두 사이의 경계 어느지점에 있다. 그것만으로도 네이마르는 현재 축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이자 최고의 슈퍼스타 중 한 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현장에서 네이마르의 4골 2어시스트, 그에 대한 야유와 환호 또 감탄과 경배 그 모든 생생한 모습을 보고 또 듣고 왔다. 네이마르에 대한 세가지 이야기다.

1. 네이마르 향한 야유, 현장에서 본 오해와 진실

우선 네이마르라는 스타와 그가 어제 보여준 모습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기 전에, 가장 먼저 이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자. 

파리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 현장에서 본 네이마르는 분명히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닌 '파리의 왕'이었다. 외신보도를 통해 네이마르에게 야유가 쏟아졌다고 보도됐던 그 '페널티킥' 사건에서도 골 이후 네이마르에게는 박수와 갈채가 쏟아졌다. 백문이 불여일견. 현장에서 직접 찍은 그 순간의 영상이다.

영상을 보면 영상의 초반부 그에게 야유가 쏟아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여기까지는 외신 및 국내에도 인용보도된 내용과 같다. 그러나 영상을 잘 보면, 현장의 반응이 '네이마르가 골을 넣은 후에도 계속 야유가 나왔다'라는 보도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리 팬들은 네이마르가 페널티지점에 볼을 놓고 뒤로 물러서서 슈팅을 할 준비를 하는 순간부터 이미 박수를 치고 있고(북소리도 들린다. 마치 박자를 맞추듯이), 골이 들어간 이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환호한다. 네이마르 역시 카바니를 포함한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했고, 다시 경기를 가졌다. 이 영상 직후 현장의 분위기도 이날 나온 8골의 상황과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 이 경기가 종료된 후 파리 선수단은 마치 컵 대회 결승전에서 우승하기라도 한 것처럼 팬들과 승리를 즐겼고 관중석의 팬들은 흥겨워 춤을 추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정리해서, 이 페널티킥에 대한 현장의 분위기는 하나의 '해프닝' 정도의 분위기였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혹시라도 나만 그렇게 느꼈다거나 잘못들은 것이었을까? '크로스체크'를 위해 이날 경기를 관중석에서 본 이한슬님을 통해 관중석에서는 이 상황 분위기가 어땠는지 조사해봤다. 이한슬님의 말이다. 

"사실 저는 경기가 다 끝나고 기사를 통해서 알게 된건데 페널티킥 골 넣은 후에는 제 주변 분들은 다 소리지르고... 좋아하셨어요 ㅋㅋㅋ. 잠시 네이마르가 찬다고 했을 때 야유가 나오긴했는데 그 이후엔 야유는 없고 환호만!" 

나는 이 영상과 이 칼럼을 통해 외신보도나 국내 인용보도를 반박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현장에서 이 경기를 직접 본 기자로서 파리 현장에서 느끼는 네이마르의 존재감은 뉴스를 통해서 전해지는 것처럼 마냥 '잘하긴 하는데 나쁜 놈'일 뿐임이 아니라는 것은 이 칼럼의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싶다.

그리고 어쩌면, 현장의 반응이 저랬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 쏟아진 후속보도들이 부정적이라는 것이 현재 네이마르가 안고 있는 문제의 더 중요한 핵심일 수도 있다. 

2. '원맨쇼'에도 불구하고 네이마르에 부정적인 언론과 여론

앞서 소개한 장면과 그 장면에 대한 이야기들이 '현장'의 영역이라면,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들은 '의견'의 영역이다.

표면적으로, 이 페널티킥 전후에 야유가 쏟아진 이유는 이 장면에서 PSG 역대 최다골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카바니(한 골을 추가할 경우 기존 156골보다 많은 157골을 기록하게 된다)에게 네이마르가 PK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 PK를 얻어낸 사람이 다름 아닌 카바니였고, 네이마르는 이미 해트트릭을 달성한 상황이었다. 경기의 승부도 이미 갈린 상황. 지금 당장 네이마르에게 걸려있는 개인 타이틀의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여러모로 합리적으로 생각해봐도... (아니 그냥, 쉽게 말해 네이마르가 쫌 너무했다!

냉정히 말해서, 파리 홈구장에서 4골 2어시스트를 터뜨리며 '왕'처럼 포효했던 네이마르에 대해 경기가 끝난 직후 우호적인 보도보다 비판적인 보도가 더 많다는 것은 현재 그의 '실력'이 아니라 그와 언론, 그 언론을 통해 형성되는 여론에 분명한 문제(혹은 이슈)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주목할만한 것은, (이제 여러분은 저 영상을 통해 현장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겠지만) 저 현장에 있었던 수많은 현지 언론을 통해서 '야유만 계속 나왔다'는 사실과 다른 보도가 나오고, 또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바로잡는 현지 언론조차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이제 남는 질문은 '왜'다. 왜,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도대체 왜 네이마르는 실제로 현장에서는 '왕'과 같은 대우를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언론과 여론을 통해 '미운 오리 새끼'처럼 비춰지는 것일까. 또, 현재 네이마르가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그의 한계와 해결해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3. 최고가 되고 싶다는 욕망과 최고가 되는 방법

네이마르의 '문제'에 대해 논하기 전에, 잠시 네이마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내가 네이마르였다면, 저 상황에서 내가 굳이 저 PK를 차겠다고 나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여러가지 가능한 이유들 중, 가장 그래도 납득이 될만한 이유 중 한가지는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유 그 자체가 자신이 No.1이 되고 싶다는 이유였다는 것.(메시의 그늘을 벗어나서, 장기적으로는 메시를 능가하기 위해서)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네이마르가 목표로 하고 있는 최고 지향점이 '발롱도르'라는 것이다.

발롱도르를 수상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기록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고(분명한 영향을 미치고), 만약 네이마르의 목표가 '리그앙 득점왕' 그 차원을 떠나 '유럽 전체의 득점왕'이라면, 그가 해트트릭을 달성한 상황에서도 굳이 한 골을 더 넣기 위해 PK를 찼던 이유가 그래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현재의 네이마르는 때로는 최고가 되는 방법이 내가 직접 골을 넣기보다 동료를 돕는 것이라는 점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마치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시절 메시가 그에게 PK를 양보해줬던 일처럼 말이다.(메시는 10년 가까이 매년 호날두와 발롱도르 경쟁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그렇게 했다.)    

또 구체적으로 말해서 그의 목표가 발롱도르라고 하더라도, 발롱도르는 자기 혼자만 잘한다고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네이마르가 아무리 좋은 활약을 해도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한 선수에게 발롱도르가 주어질리는 만무하다. 즉, 그가 발롱도르라는 자신의 꿈에 다가가기 위해서도 자기만 잘하기보다 팀 전체가 잘해서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때 과연 어제 경기에서 이미 해트트릭(+2도움)을 기록하고 있던 네이마르가 PK로 한 골을 더 추가하는 것과 그가 이번 시즌 이미 PK 문제로 자신과 불화설을 겪었던 선수에게 팀 최다 득점자가 될 기회를 양보함으로써 그 선수와 팀, 또 팬들과 여론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현명하고 장기적으로 볼 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었을까? 

그 대답은 아주 자명한 것이다. 

4. 손흥민과 '동갑' 네이마르, 여전히 발전하고 또 바뀔 수 있는 선수 

이 칼럼의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네이마르는 현재 '미운 오리 새끼'인 동시에 '파리의 왕'이다. 현재로서는 '왕'은 왕인데 좀 외로운 왕이다. 그리고 분명히 이대로 계속 가다간 스스로 더 고독해질 것 같다.

이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 현장의 팬들이 네이마르에 보내는 지지가 뉴스에 보도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확인한 사람으로서 나는 네이마르의 이번 페널티킥 결정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그의 한계라고 못박고 싶지는 않다. 

네이마르는 어린 시절부터 스타덤에 올라 이미 국내팬들의 눈에도 아주 오래 본 선수 같지만, 실제로는 손흥민과 동갑내기인 1992년생이다. 아직 만 25세의 어린나이. 앞으로 더 발전하고,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 이번 페널티킥 사건에 관해서도 별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그는 이미 이번 시즌 중에  카바니에게 PK를 양보한 적도 있었다. 이번 일만 보고 네이마르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 역시 너무 편향적인 비판이다.

네이마르는 여전히 호날두 VS 메시 시대가 언젠가 마무리 된 후, 그 이후의 시대를 이끌어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다. 최근 호날두의 하락세와 네이마르의 활약상을 고려해보면, 어쩌면 당장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올 네이마르 VS 호날두의 맞대결에서 그 대관식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4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고도 야유(가 잠깐 나왔던!)를 받는다는 이례적인 경험을 계기로 네이마르가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나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을지. 혹은 영영 실력은 최고지만 미움 받는 '외로운 왕'으로 남을지.

네이마르의 앞으로 하기 나름, 그리고 우리 축구팬들이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