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는 '흥행 수표'..티켓값 최고 90만원·입장수입 절반

조효성 2018. 1. 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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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유일 득점싸움 종목..진정한 단일팀 구성으로 제격, 제한없는 선수 교체도 한몫

◆ 평창올림픽 D-23 / 단일팀 왜 아이스하키인가?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를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왜 하필 아이스하키였을까?

아이스하키(여자)가 남북 단일팀 구성 여부로 논란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가 사실 몇 가지 있다. '단일팀'이란 상징적 의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종목은 아이스하키가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동계올림픽에서 차지하는 아이스하키의 인기나 비중은 다른 종목들과 '비교 불가'한 수준이다. 아이스하키가 없는 동계올림픽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올림픽 입장 수입 중 절반 차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 금메달 수는 전체 102개 중 '2%'도 채 되지 않는 2개(남녀 아이스하키)가 전부다. 하지만 입장 수입은 전체의 절반인 50%에 육박한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때 46%이던 입장 수입 비중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는 50%를 책임졌다. 동계올림픽 '흥행 보증수표'가 아이스하키인 것이다.

소치동계올림픽 때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 티켓 최고가는 1320달러(약 147만원)에 달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 티켓 가격이 가장 비싸다. 가장 비싼 좌석이 90만원으로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 결승(80만원)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불참과 국내 스포츠팬의 무관심으로 흥행 타격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설 연휴 기간인 2월 16일 열리는 남자 아이스하키 미국과 슬로바키아의 경기 B·C석이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유일한 '득점 싸움' 종목

아이스하키가 동계올림픽 무대에 등장한 것은 1924년 샤모니동계올림픽 때였다. 여자 아이스하키가 첫선을 보인 것은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 때였다.

아이스하키가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최고 인기 종목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은 유일한 '득점 싸움' 종목이라는 태생적인 이유가 있다. 하계올림픽은 야구·축구·농구 등 득점이 오가면서 긴박한 승부를 펼치는 종목이 많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에서 그런 치열한 접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종목은 아이스하키가 유일하다. 진정한 '단일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스하키 외에 대안이 없었을 수 있다.

그동안 남북 단일팀은 두 번 있었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1991년 포르투갈 20세 이하 월드컵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탁구보다는 축구 단일팀과 성격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퍽' 날리는 속도 최고 시속 170㎞

동계올림픽 종목은 하계와 비교해 무척 빠른 특징을 갖는다.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가 100m 세계신기록을 세울 당시 평균 속력은 시속 37.6㎞(9초58 기준)에 불과했다. 가속 구간의 순간 최고 속도도 시속 45㎞밖에 나지 않았다. 꽤 빠르다고 느껴지는 사이클도 시속 100㎞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종목 중에는 시속 100㎞가 넘는 게 꽤 많다. 스켈레톤 최고 속도는 시속 130㎞, 루지는 시속 140㎞고 봅슬레이는 시속 150㎞에 이른다. 스키 다운힐(활강)에서 요한 클라레는 순간 최고 속도 시속 161.9㎞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빠른 것은 바로 아이스하키 골문을 향해 날아오는 '퍽'이다. 슛이 강한 선수들의 속도는 시속 170㎞ 가까이 된다.

'시종일관' 유지되는 빠른 스피드

아이스하키의 최대 매력은 스피드다. 경기를 시작할 때 속도감이 끝나는 순간까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된다. 자주, 제한 없이 할 수 있는 선수 교체 덕분이다. 총 6명이 한 팀을 이루는 아이스하키에서 축구 골키퍼에 해당하는 '골리'를 제외하고 공격수 3명과 수비수 2명이 한 조(라인)를 이룬다. 보통 1라인부터 4라인까지 나눠 경기에 나서는데 한 라인이 빙판 위에서 한 번 경기하는 시간은 50초 정도다. 이 시간이 지나면 곧바로 다음 라인이 투입돼 경기를 이어간다. 20분씩 총 3피리어드로 진행되는 경기에서 50초~1분 간격으로 쉴 새 없이 선수가 교체 투입되는 것이다.

이런 아이스하키의 특성상 당연히 조직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압도적인 경기를 펼칠 수 없다. 조직력을 중시하는 만큼 골이 나왔을 때 '어시스트' 기록을 1명이 아닌 2명까지 가능하게 한다. 개인보다 팀이 득점했다는 의미를 많이 두는 것이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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