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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탈잠실 니퍼트, '수원 니느님' 가능?

조회수 2018. 1. 17. 14: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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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적 니퍼트가 뛰어넘어야 할 불안요소는?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한 니퍼트가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진=kt 위즈]

2011시즌 이후 7시즌 간 몸담았던 두산과 씁쓸한 이별을 맞으며 강제 은퇴 위기에 몰리기도 했던 역대 외국인 최다승(94승)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우여곡절 끝에 KBO에 잔류했다.

지난 4일 kt 위즈와 총액 100만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며 KBO리그에서 또 다른 역사를 써 내려갈 기회를 얻었다. 다만  니퍼트가  두산 시절 처럼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시즌 후반기 보인  하락세는 차치하더라도 그를 둘러싼 거의 모든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등 요인보다는 불안 요소가 많은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 불안요소 1. 탈잠실

잠실의 '니느님'은 잠실 밖에서 무기력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가장 큰 불안요소는 홈구장의 변화다.

지난 7년간 니퍼트의 홈이었던 잠실구장은 리그에서 가장 크다. 투수에게는 가장 유리한 구장이다. 하지만 kt 위즈의 홈구장인 수원구장은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다. 지난 시즌 잠실에서 터진 홈런이 1.41개인 반면, 수원구장에서는 경기당 2.10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니퍼트가 지난 7년간 ‘니느님’이라 불리며 활약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잠실구장의 이점이 적잖이 작용했다.

니퍼트는 최근 3년간 잠실구장에서 43경기  256 1/3이닝을 던져 24승 8패 ERA 2.56을 기록했다. 9이닝당 피홈런은 0.6개에 불과했고, 피장타율은 0.343밖에 되지 않았다. ‘니느님’이라 부를 만한 압도적인 성적이다.

하지만 잠실을 벗어난 니퍼트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최근 3년간 잠실 외 구장에서 35경기 181이닝을 던져 18승 8패 ERA 5.67로 부진했다. 최근 3년간 비잠실 구장에서의 리그 평균 ERA인 5.15보다도 높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경기당 피홈런은 1.09개나 됐고, 피장타율도 0.442로 높았다. 잠실을 벗어난 니퍼트는 평범한 투수, 그 이하였던 셈이다.

게다가 지난 시즌 니퍼트의 기록에서는 구위 저하의 불안감이 드러났다. 9이닝당 피홈런, 피장타율 등에서 모두 데뷔 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저하된 구위, 그리고 작은 구장으로의 이동은 니퍼트에게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

# PS 3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허용한 니퍼트

#불안요소 2. kt의 수비력

리그 최고의 수비팀인 두산, 그리고 리그 최약의 수비팀인 kt. [사진=두산 베어스, kt 위즈]

팀 야수진의 수비력도 하락될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강의 수비팀. 내-외야 모두 주전, 백업을 가리지 않고 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하다. 안타를 아웃으로 만들고, 2루타를 단타로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야수들이 상당수다.

하지만 1군 진입 후 3시즌을 보낸 kt는 수비력이 약점이다. 지난 시즌 두산은 롯데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실책(90실책)을 기록했지만, kt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112개의 실책을 범했다. 수비 효율을 의미하는 DER(Defensive Efficiency Record)도 리그 8위로 좋지 않았다. 심지어 도루저지율은 28.3%로 리그에서 유일한 20%대를 기록했다.

니퍼트는 그간 두산의 막강한 수비력 덕을 톡톡히 본 선수다. 2016시즌 4.44의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를 기록하고도 ERA 2.95로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해당 시즌 FIP와 ERA의 차가 가장 큰 선수였다. 지난 시즌 역시 4.85의 FIP를 기록하고도 4.06의 ERA를 기록하며 두산 수비진의 조력을 톡톡히 받았다.

하지만 kt에서는 이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 kt는 FIP와 ERA의 차가 -0.46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고영표는 100이닝 이상 투수 중 4번째로 낮은 FIP(3.88)를 기록하고도 ERA는 무려 5.08로 100이닝 투수 중 33위에 그쳤다.  겨우내 드라마틱한 반전이 없는 한  kt의 수비력 역시 그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 수비가 약점인 kt


# 불안요소 3. 득점지원 저하

강력한 타선의 득점 지원에 웃었던 니퍼트, 이제 리그 최하위 타선과 함께 두산을 상대해야 한다. [사진=두산 베어스, kt 위즈]

타선의 도움 역시 예전만큼  기대하기 어렵다.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갖춘 두산과 달리, kt는 리그에서 가장 타격이 약한 팀이다. 지난 시즌 두산의 평균 득점은 5.90점으로 2위, kt는 4.55점으로 압도적인 최하위였다. 

무엇보다 니퍼트는 두산 투수 중 타선의 지원을 가장 든든히 받은 투수였다. 최근 4년간 득점지원이 7점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kt에서는 이런 득점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ERA 1위(3.04)였던  kt ‘에이스’ 피어밴드(8승 10패)는 지난 시즌 경기당 고작 3.71득점을 지원받았고, 고영표(8승 12패)는 4.56득점을 지원받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 kt 선발 중 승리가 패배보다 많은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물론 득점 지원이 적은 것이 투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호투하고도 패전 투수가 되는 상황이 되풀이된다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렵다.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나치게 완벽한 피칭을 하려다 제 풀에 무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4년간 니퍼트가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 패배한 경기는 단 4경기뿐이었다. 하지만 피어밴드는 지난 시즌에만 무려 7차례나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도 패했다.

이는 니퍼트에게 결코 익숙하지 않을 상황.  시즌 초반 평정심 유지에 실패한다면 그와 kt의 인연이 조기에  마감될 가능성도 있다.


kt 니퍼트, 역대 최고 외국인 ‘에이스'의 품격 보여줄 수 있을까

어쨌거나, 니퍼트는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승을 달성한 '에이스'이자 '니느님'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앞서 언급한 불안 요소들에서 드러나듯 kt 이적은 여러모로 쉽지 않은 도전이다. 구장 크기가 작아졌고 수비력이 약해지며 심지어 득점 지원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투수로서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38세 시즌을 맞게 되며 지난 해에는 정규시즌(3161구)과 포스트시즌 (296구) 모두 리그에서 가장 투구수를 기록했다. 불리한 조건이 턱없이 많다.

물론 긍정적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kt의 전력은 지난 시즌에 비해 강해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3루 고민을 해결해줄 FA 황재균을 영입했고, 지난해 6월 13일 이후 합류해  공수주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인 외국인타자 로하스(18홈런 OPS 0.911)가 시즌 시작부터 외야의 중심을 지킨다.

지난 시즌 두각을 드러낸 내야수 정현, 탈고교급 타자로 평가받는 신인 강백호 등도 기대되는 재목들이다. 이들이 공수에서 니퍼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무엇보다, 니퍼트는 KBO리그 사상 최고의  성과를 남긴 외국인 투수다.  외국인 투수 최초로 통산 100승까지 노리는 그가 재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 믿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과연 니퍼트는 기록을 통해 드러나는 불안 요소들을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에이스’로 우뚝 설 수 있을까? 다가오는 2018시즌 니퍼트가 통산 100승 이상을 거두며 kt의 최하위 탈출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두산과 니퍼트, 이별할 시간 )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계민호 기자 / 정리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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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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