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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출전 최두호-강경호, 새해 '동반승리' 가져올까

양형석 입력 2018.01.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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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N 124] 언더카드 첫 경기와 메인이벤트에서 각각 카네티, 스티븐스와 격돌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2018년 UFC 첫 대회에 출전하는 2명의 한국인 파이터가 동반 승리에 도전한다.

UFC 페더급 랭킹 13위 최두호와 UFC 밴텀급에서 활약하는 강경호는 오는 15일(아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스콧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리는 UFC파이트 나이트 124대회에 동반 출전할 예정이다. 최두호는 메인이벤트에서 페더급 9위 제레미 스티븐스를 상대하고 강경호는 언더카드 첫 경기에서 구이도 카네티와 격돌한다. 2018년 UFC 첫 대회의 시작과 끝을 한국 선수가 장식하는 셈이다.

지난 2017년 한해 동안 한국인 파이터는 총 8경기에 출전해 2승 6패라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따라서 한국 선수 2명이 동반 출전하는 UFN124 대회는 무술년 한국인 파이터들의 운명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대회가 될 전망이다. 과연 '코리안 슈퍼보이'와 '미스터 퍼펙트'는 새해 첫 대회에서 격투팬들에게 두 번의 기쁜 소식을 안겨줄 수 있을까.

두 번 다시 지지 않겠다는 '코리안 슈퍼보이'의 새해 첫 경기
 최두호의 타격 능력은 데이나 화이트 대표도 극찬할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
ⓒ UFC.com
2016년 12월 UFC 206 대회에서 페더급의 강자 컵 스완슨과 격돌한 최두호는 3라운드 내내 엄청난 난타전을 벌인 끝에 만장일치 판정으로 패했다. 3연속 1라운드 KO승으로 승승장구하던 최두호가 옥타곤에서 당한 첫 패배였다. 최두호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분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는 게 이런 기분이었군요. 다음엔 두 번 다시 안 지겠습니다."

최두호와 스완슨의 경기는 UFC와 월드 MMA 어워즈, ESPN에서 선정한 2016년 최고의 경기로 선정됐다. 경기에서 패했음에도 최두호의 주가는 더욱 치솟았다. 최두호는 2017년 7월 UFC214에서 안드레 필리를 상대로 경기를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두호는 훈련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하며 대회 출전이 취소됐고 결국 2017년을 통째로 쉬고 말았다.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신예에게 1년의 공백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UFC는 '코리안 슈퍼보이'를 잊지 않았다. UFC 운영진은 2018년의 시작을 알리는 첫 대회에서 최두호와 UFC 10년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스티븐스의 경기를 메인이벤트에 배치했다. 비록 정식 넘버링 대회는 아니지만 UFC 전적 4전에 불과한 신예 최두호를 메인 이벤트에 배치했다는 것은 그만큼 최두호의 화끈한 경기 스타일과 상품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다.

물론 최두호가 상대할 스티븐스는 페더급 랭킹 9위라는 높은 순위가 증명하듯이 상당히 까다로운 상대다. 뛰어난 맷집과 근성, 그리고 16번의 KO승이 말해주듯 타격기술도 체급 내 정상급이다. 최근 5경기에서는 2승 3패로 주춤하고 있지만 스티븐스가 패한 상대 중에는 오는 3월 4일 UFC222에서 격돌할, 현존하는 페더급의 양강 맥스 할러웨이와 프랭키 에드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두호의 타격은 UFC 내에서도 정평이 나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정교하다. 하지만 방어에는 다소 약점을 가지고 있다. 공백기 동안 수비를 보완하지 못했다면 스티븐스의 묵직한 타격을 견뎌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최두호가 본인의 새해 목표로 밝힌 것처럼 UFC 챔피언 레벨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스티븐스 정도의 상대에게 패해선 곤란하다. 15일 오후 돌아온 '코리안 슈퍼보이'의 포효를 기대해 본다.

입대 전 상승세 이어가려는 '예비군 1년 차' 강경호
 입대 전 연승을 거뒀던 강경호(오른쪽)은 전역 후 첫 경기에서 옥타곤 3연승을 노린다.
ⓒ UFC.com
13개월 만에 옥타곤에 오르는 최두호의 공백이 길었다고 하지만 사실 강경호에 비하면 최두호의 공백은 귀여운(?) 수준이다. 강경호는 2014년 9월 일본대회를 마지막으로 군에 입대하면서 무려 3년 4개월 동안 옥타곤을 떠나 있었다. 전역 후 약 1200일 만에 옥타곤에 오르게 되는 강경호는 설렘과 긴장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국내 격투 단체 로드FC의 초대 밴텀급 챔피언에 오른 후 2013년 3월 UFC에 진출한 강경호는 1년 6개월 동안 4경기를 소화했다. 2013년 미국 국적 선수 두 명을 상대로 1패 1무효 경기를 기록했던 강경호는 2014년 일본 선수 두 명을 차례로 꺾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일본 대회에서는 다나카 미치노리와 혈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파이트 오브 나이트' 보너스까지 차지했다.

강경호는 유독 약물 전력이 있는 선수들과 인연이 많은 편이다. 옥타곤 데뷔전에서 강경호에게 1-2 판정패를 안겼던 알렉스 카세레스는 경기 당일 마리화나 흡연 사실이 적발되면서 강경호의 데뷔전을 무효경기로 만들었다. 강경호의 입대 전 마지막 상대였던 다나카 역시 경기 후 금지약물 복용사실이 적발됐다(물론 금지약물을 사용하고 옥타곤에 오른 다나카에게 승리를 거둔 강경호의 주가는 더욱 올라갔다).

재미 있는 사실은 전역 후 복귀전에서 만나게 될 구이도 카네티 역시 2016년 금지약물 검사에 걸려 10개월 출전 정지를 받은 적이 있는 선수라는 점이다. 카네티에게도 강경호와의 경기는 2015년 8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나서는 복귀전이다. UFC 전적은 1승 1패로 강경호는 내심 이 경기에서 단순한 승리가 아닌 UFC 진출 후 첫 피니시 승리를 노리고 있다(참고로 강경호는 미국 반 도핑기구에서 실시한 4번의 약물검사를 무사히 통과한 '클린 파이터'다).

최두호와 강경호가 동반 출전하는 UFN124 대회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 외에도 흥미로운 대진이 많이 예정돼 있다. 미들급11위 유라이어 홀은 전 UF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노장 비토 벨포트를 상대하고, 여성부의 새로운 스타로 주목 받았던 페이지 벤젠트는 제시카-로즈 클락을 상대로 플라이급 데뷔전을 갖는다. 라이트급 강자였던 마이클 존슨의 페더급 데뷔전 역시 격투팬들의 관심을 집중하게 만드는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