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선수, 댑 한 번 했다가 제명 위기

사우디 선수, 댑 한 번 했다가 제명 위기

(베스트 일레븐)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축구 선수가 흥에 겨워 행한 ‘댑 댄스 세리머니’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댄스 한 번에 선수 자격을 잃을지도 모른다.

영국 언론 BBC 스포츠는 6일(이하 한국 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노줌 팀의 한 선수가 댑 댄스 세리머니를 했다가 큰 비난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힙합 댄스를 상징하는 제스쳐 중 하나인 댑 댄스는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계에서도 종종 사용되곤 하는 퍼포먼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와 한국의 손흥민 등도 득점을 올렸을 때 자신만의 독특한 제스쳐를 보여 기쁨을 표현하고 있으며, 팬들 역시 이와 같은 퍼포먼스를 보는 데 아무런 거부감이 없이 즐거움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이야기가 조금 다른 듯하다. BBC 스포츠에 따르면, 이 선수는 벤치로 들어오며 동료의 하이파이브 제안에 댑 댄스 세리머니를 했다가 큰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경기를 중계한 해설자 드와리 플러스는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라는 표현으로 충격을 전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언론들은 이 선수의 자격에 대해서까지 논하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댑 댄스를 이토록 비난하는 이유는 바로 마약 때문이다. 직접적 연관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시각도 있지만, 댑 댄스를 향유하는 문화권이 마약 문제를 상징한다고 판단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선 댑 댄스를 접하는 태도가 일반적 사고와 조금 다르다. 사우디 내무부 역시 최근 청소년을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 내에 마약 퇴치 운동을 벌이는 과정서 댑 댄스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모범이 되어야 할 프로 선수로서 어찌 그런 행동을 했느냐”라며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론 한편에선 “이는 절대 큰일이 아니며, 행복을 표현하는 여러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너무 복잡하게 다루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댑 댄스를 옹호하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유럽을 비롯한 세계 축구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흥 넘치는’ 세리머니인 댑 댄스를 두고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축구계의 모습이 흥미롭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BBC 스포츠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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