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단일팀, 우리 선수 피해볼 수 있다
박소영 2018. 1. 4. 17:30
한국 피겨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전 종목에 출전한다. 남자 싱글 1장, 여자 싱글 2장, 아이스댄스 1장, 페어 1장을 땄다. 남녀 싱글과 아이스댄스는 자력으로 확보했지만, 페어는 개최국 자격으로 가져왔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출전 의사를 밝히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와일드카드를 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김주식-염대옥 조도 평창올림픽에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한국 유일한 피겨 선수인 감강찬-김규은 조의 출전이 불투명해진다. 남북한 피겨 페어가 모두 평창올림픽에 나갈 경우 한국 선수들의 출전여부에 대한 경우의 수를 정리해봤다.
한국과 북한이 다른 나라로 참가하기 때문에 한국은 현재 확보한 페어 1장으로 감강찬-김규은 조를 개인전은 물론 단체전에 출전시킬 수 있다. 북한은 IOC에게 받은 와일드카드로 김주식-염대옥 조를 출전시키면 된다. 단, 개인전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페어 종목에만 선수를 내보냈다. 남녀 싱글, 아이스댄스에는 올림픽에 내보낼 만한 선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남녀 싱글, 아이스댄스, 페어 종목에서 각각 1팀씩 나가는 국가 단체전에는 나가지 못한다.
한국과 북한이 단일팀이 되면 올림픽에선 한 국가가 되는 것이다. 페어 출전권도 1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북한 모두 자력으로 페어 티켓을 따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래 페어 종목 출전은 20팀으로 정해놨지만, 한국이 개최국 지위로 1장 얻으면서 출전팀이 21팀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북한까지 특별 허가를 받으면 22팀이 된다.
페어 출전권이 1장만 주어진다면, 단일팀 취지상 북한 페어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 개인전에 북한 선수들이 나가면, 단체전도 북한 선수들이 나가야 한다. 지난 4년동안 올림픽만 바라보고 준비한 한국 선수들에겐 가혹한 처사다.
만약 남북 단일팀에 페어 출전권 2장이 주어지면 남북한 선수들 모두 웃을 수 있다. 개인 종목에 한국 감강찬-김규은 조, 북한 김주식-염대옥 조가 모두 출전할 수 있다. 단체전에는 각 종목 당 1팀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두 조 중 협의를 통해 한 조가 나가면 된다. 즉, 남북한 페어 선수 모두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남북 피겨 단일팀을 만들 경우, 페어 종목에서 2장의 티켓을 확보해야 피해 선수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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