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현 앞에 김연아..은퇴 4년 지나도 '광고 퀸'

박린.김원 2018. 1. 3.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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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모델 브랜드평판 지수 1위
편당 연 10억, 전성기 못잖은 몸값
안티·구설수·경쟁자·욕심 없는
'4무 스타'로 10년 넘게 인기 지속
꾸민듯 꾸미지 않는 스타일도
편안하고 세련된 멋 보여 매력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가 지난해 11월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메가 평창 겨울올림픽 D-100 갈라 디너 행사 참석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은퇴 후에도 변함없는 '광고 퀸' 김연아, 4無

2014 소치 겨울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피겨 퀸’ 김연아(28). 은반을 떠난지 4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광고 퀸’이다.

오는 2월 평창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요즘도 TV를 켜면 변함없이 김연아가 출연한 광고가 쏟아진다. 김연아는 현재 올림픽 파트너 코카콜라를 비롯해 SK텔레콤, KB금융그룹, 동서식품, 뉴발란스 등의 모델로 활약 중이다.

코카콜라의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캠페인 모델 김연아(왼쪽)와 박보검. [코카콜라]
김연아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여자광고모델 브랜드평판에서 가수 설현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당시 김연아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5조235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김연아의 광고료는 브랜드 한편당 연간 10억~14억원에 육박했다. 익명을 요청한 광고계 관계자는 “현재 김연아의 광고료는 연간 약 10억원 수준이다. 은퇴 후에도 몸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2007년부터 10년 넘게 광고계를 평정하고 있는 김연아는 ‘광고계 스테디 셀러’다. 그가 광고계에서 사랑받는건 ‘4무(無)’ 덕분이다. 김연아는 ▶안티 팬이 없고 ▶구설수가 없고 ▶넘을자가 없고 ▶욕심도 없다는 분석이다.

김연아에게 없는 네 가지
피겨 불모지에서 세계 최고로 우뚝 선 김연아는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안티팬이 거의 없다. 남윤정 제일기획 캐스팅디렉터 프로는 “김연아는 국민들과 호흡하며 정상에 섰고, 은퇴 순간까지 여왕의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며 “김연아의 아이덴티티(정체성)는 이 시대 국민들이 원하는 가치인 정의·신뢰·희망과 맞닿아있다. 특유의 당당함·유쾌함·친밀함까지 지닌 그의 캐릭터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2010년 벤쿠버올림픽에서 세계기록은 228.56을 기록한 뒤 기뻐하는 김연아 [사진 IOC 페이스북]
소셜미디어 시대에 김연아는 특별한 구설수에 오르지도 않았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이사는 “김연아는 예능프로그램 같은 대중에 노출된 활동을 거의 하지않아 여전히 신비감을 지녔다”고 말했다.

어머니 박미희 씨가 대표로 있는 소속사(올댓스포츠)의 관리도 돋보인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셀럽은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성추문과 이혼으로 이미지가 추락했던 것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시상식에 선 김연아(오른쪽)와 아사다 마오 [중앙포토]
겨울스포츠 선수 중 지금까지도 그를 넘어서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 것도 김연아가 사랑받는 이유다. 박소연(21) 등은 여전히 김연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동호 이사는 “김연아는 당대를 자신의 시대로 만든 선수다. 그를 능가하는 선수가 나타나기 전까지 여전히 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패셔니스타(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유행을 이끄는 사람)’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이연화 로터스그룹 대표이사는 “김연아는 ‘놈코어 룩(노멀과 하드코어 합성어)’를 추구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처럼 평범한 티셔츠와 청바지 등으로 꾸민듯 꾸미지 않는다.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패션을 통해 편안함, 세련미, 신뢰도를 줘서 광고주들이 선호할 만 하다”고 말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대사들이 운동 모습이 담긴 '온라인 붐업 캠페인' 영상을 게재해 올림픽 데이와 평창 대회 홍보에 나섰다. 사진은 피겨퀸 김연아가 23일 올림픽의 날을 맞아 홍보영상에 출연해 평창올림픽을 홍보하는 모습. [연합뉴스]
광고계에서는 한 모델이 여러 광고에 동시에 등장하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다며 이를 ‘흡혈귀 효과’라 부른다. 광고에 겹치기로 출연하면 모델은 부각되지만 브랜드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환진 한신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는 “평창올림픽 유치 과정부터 홍보대사로 ‘얼굴’ 역할을 해온 김연아는 자신과 관련성이 높은 광고에 출연해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 진행하는 중증·희귀 난치성 질환 환아와 가족을 돕기 위한 '7전8기 가족의 기적 만들기' 캠페인에 김연아가 재능기부자로 나섰다고 29일 전했다. 사진은 '7전8기 가족의 기적 만들기' 캠페인을 위한 포스터. [연합뉴스]
김연아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 실천의 표상이다. 2007년 이후 알려진 기부만도 50차례, 금액은 30억원이 넘는다.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국제구호 활동에도 신경쓰고 있다. 그래서 ‘피겨 여왕’의 다른 이름은 ‘기부 여왕’이다. 김연아가 광고계와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다.

박린·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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