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방출 칼바람, 선수와 구단 모두 성숙해져야

윤세호 2017. 12. 18.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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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에서 연말은 대이동이 일어나는 시기다.

보통은 프리에이전트(FA)들의 대형계약이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이들 외에 2군 선수들이나 베테랑, 지도자 등 수십 명이 유니폼을 갈아 입거나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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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잠실구장에서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고원준이 3회 투구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2017. 4. 2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야구계에서 연말은 대이동이 일어나는 시기다. 보통은 프리에이전트(FA)들의 대형계약이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이들 외에 2군 선수들이나 베테랑, 지도자 등 수십 명이 유니폼을 갈아 입거나 벗는다. 스프링캠프를 앞둔 1월이 되면 누군가는 새 유니폼을 입고 새 시즌을 준비하지만 누군가는 야구 인생에 마침표를 찍고 다른 길을 걷는다.

올 겨울 대이동은 이전과 차이가 있다. 10구단 모두 팀 재편에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방출명단에 20대 선수들이 많이 자리했다. 2~3년 전 큰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까지 서른 살이 되기도 전에 새 팀을 알아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두산 고원준(27), 안규영(29), 롯데 이재곤(29) 등은 프로 입단 후 나름 가능성을 증명하며 큰 기대를 받았다. 특히 고원준은 입단 2년차부터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우완 정통파 토종 에이스의 탄생을 예고했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구단의 신속한 선수단 정리에 한 편으로는 놀라면서도 고개를 끄덕인다. 프로 무대에서 10년 넘게 1군 코치와 2군 감독을 두루 맡았던 김광림 분당구 리틀야구단 감독은 “보통 젊은 선수들은 부상이나 심각한 기량 저하가 아니면 방출되지 않는다. 하지만 팀 분위기를 흐리는 선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2군은 더 그렇다. 어려운 환경에서 팀 전체가 의욕이 충만해야 1군에 올라가는 선수도 나온다. 그런데 몇몇 선수가 분위기를 흐리면 팀 전체가 휘청거린다. 2군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쉽게 전염된다”고 말했다.

A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2군에서 벌어진 일들은 알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며 “매일 2군 감독과 담당 코치들의 보고서가 1군으로 올라온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보고서를 보면 무단 결근, 무단 이탈과 같은 사건이 꽤 많다. 2군 경기 출장 기회를 박탈하고 징계를 내려도 변하지 않는 선수들도 몇 명 있다”고 밝혔다.

물론 1군에서 2군으로 내려가는 선수들의 심정도 고려해야 한다.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지만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한 젊은 선수일수록 1군에서 생존하고 싶은 욕심이 강하다. 부상도 숨긴 채 1군에서 뛰다가 2군으로 내려가는 순간 구단에 부상을 알리고 회복과 재활에만 치중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최악의 경우 좌절이 방황을 낳고, 방황은 탈선으로 이어진다.

구단도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NC는 2군이 있는 고양에 멘털코치를 두고 있다. 선수의 몸과 마음을 집중 케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1군에서 2군으로 내려간 선수를 바로 경기에 투입하는 것을 지양하며 멘털코치와 면담을 통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푸는 것부터 다시 시작한다. 지난해 고양에서 타격코치를 맡았던 김광림 감독은 “NC가 선진 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하는 편이다. 지도자 입장에서도 선수가 정신적으로 무너져 있으면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전문가와 면담을 통해 휴식기를 갖고 완전히 회복됐을 때 다시 그라운드에 서는 게 맞다. 시즌이라고 무조건 뛰게 하면 더 탈이 난다”고 설명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소속으로 마이너리그 생활을 했던 김성민은 “당시 야구 만큼이나 교육과 면담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았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지도자들과 함께 대화로 문제를 풀어간다. 스트레스가 심한 선수는 멘털닥터가 와서 진단을 내린다. 미국에서 전세계 유망주들과 경쟁하는 게 힘들었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무엇보다 곤경에 처했을 때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알게 됐다”고 돌아봤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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