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숙박 예약 거부하는 숙소들..그러다 빈방 생길 수도"

정리 | 김세훈 기자 입력 2017. 11. 1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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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올림픽 준비’ 도종환 문체부 장관에게 듣는다
ㆍ- 대담 조홍민 스포츠부장 -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6일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이준헌 기자

‘사랑의 시인’이 ‘올림픽 수호자’로 변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2)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모든 걸 꿰뚫고 있었다. 도 장관은 문서 한 장 손에 쥐지 않고도 수치와 날짜, 이름을 정확하게 거론하며 곤란한 질문에 자신 있게 답했다. 서울 청파동 국립국단에 마련된 문체부 서울사무소 집무실 복판에는 날짜별, 분야별로 정리된 평창올림픽 로드맵 및 안내판이 여러 개 세워져 있었다. 지금도 장관 머릿속에는 오직 ‘평창’만 있었다.

지난 12일부터 3일간 미국 뉴욕을 방문하고 16일 새벽 귀국한 도 장관은 이날 오후 경향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

- 평창올림픽 준비는 잘되고 있나.

“개·폐막식장 등 경기장 시설과 도로 공사가 완료됐기 때문에 준비는 사실상 끝났다. 숙박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3만실 정도가 필요한데 평창 인근에 4만2000실이 확보됐고 크루즈 2척에 2660실도 있다. 인근 도시로 무료 셔틀을 운행하고 서울과 강릉도 1시간10분이면 오갈 수 있어 숙소 분산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현재 예약을 거부하는 일부 숙박시설의 태도는 개선돼야 한다. 준비된 숙박시설이 예상 수요보다 많기 때문에 빈방이 생길 가능성도 적잖다. 막판 바가지요금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처하겠다. 또 개·폐회식 때 한꺼번에 몰리는 사람들을 짧은 시간에 원활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 평창올림픽을 향한 국민적 관심도가 다소 낮은 것 같다.

“성화가 전국을 돌고 있다. 가는 곳마다 지역 문화와 특성에 맞춰 특색 있는 행사를 하고 있다. 한산도 앞에서는 주자들이 거북선 모양으로 성화를 운반했고 제주에서는 해녀가, 과학도시인 대전에서는 로봇이 봉송했다. 이 모든 게 지역마다 올림픽 붐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주자 7500명이 총 2018㎞를 달리는 동안 관심도가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입장권은 34%가 팔렸다. 대회가 임박할수록 판매가 잘되리라 본다. 올림픽은 체육과 관광이라는 두 개의 큰 덩어리로 봐야 한다. 중국인들이 예약한 표는 3000장에 불과하다. 중국은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이고 한·중관계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중국인 예약이 증가하리라 예상한다.”

- 재정 확보는 문제가 없나.

“많이 개선됐다. 그래도 수입과 지출을 비교해서 3000억원 정도가 부족해 적자 올림픽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앞으로 금융권 등에서 조금 더 동참하리라 기대한다. 적자 없는 올림픽을 치르겠다.”

- 일부 국가가 한반도 위기를 이유로 올림픽 불참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있다.

“프랑스 불참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 정부는 바로 차관을 프랑스로 보내 프랑스 정부의 입장을 듣게 했다. 군사적 충돌까지 발생한다면 대표팀을 보내기 힘들다고 말한 게 와전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독일 등 다른 나라도 평창에 꼭 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저께 유엔 휴전 결의안도 193개국 중 157개국이 공동 발의했고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평창올림픽이 평화롭게 치러지기를 기원한다는 뜻이다.”

- 평창올림픽이 소치올림픽(88개국 출전)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가 되리라 확신하는가.

“그렇다. 95개국 이상이 올 것이다. 내년 1월까지 출전 신청을 받기 때문에 출전국 수가 더 늘어날 것이다. 현재 31개국으로부터 대통령, 국왕, 총리 등 국가 수반 42명이 오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 북한이 참여할 가능성은.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북한에 평창올림픽 공동 입장과 공동 응원을 이미 제안했고 북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9월 말 독일에서 열린 국제대회 피겨 페어에서 북한 렴대옥-김주식조가 평창행 티켓을 따냈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에 선수를 파견하는 것은 출전권을 따내면 평창으로 보내겠다는 뜻이 아닌가. 크로스컨트리 부문도 출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고 북한 쇼트트랙 대표팀도 꾸준히 훈련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 경기장 사후 활용방안이 숙제다.

“관리 주체가 결정되지 않은 곳이 강릉 2곳, 정선 1곳이다. 지금도 사후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서 일주일에 한 번씩 회의하고 있다. 연말까지는 해결책을 내놓겠다. 강원도는 정부가 관리해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건 재정 문제 등으로 곤란하다. 인천, 광주 등 앞서 국제대회를 치른 다른 지자체도 있지 않나.”

-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중요한 것 3가지를 꼽는다면.

“스포츠와 올림픽 이상을 통해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자는 게 유엔 휴전 결의안을 채택한 메인 테마다. 평창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첫 번째는 평화다. 스포츠를 통해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은 우리나라가 평화 국면으로 넘어간다면 얼마나 좋겠나. 두 번째는 안전이다. 정부는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안전한 올림픽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은 번영이다. 올림픽 이후 우리나라는 여러 방면에서 발전돼야 한다. 평창의 평은 평화고, 창은 번창이 아닌가. 평창올림픽을 통해 우리 국민이 화합하고 전 세계가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정리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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