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오른쪽이 편해요" 대표팀 부활 숨은 열쇠, 권창훈

김완주 기자 입력 2017.11.13. 08:48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풋볼리스트=울산] 김완주 기자= "소속팀에서 뛰는 포지션과 대표팀에서 뛰는 포지션이 같아서 상당히 도움이 된다.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오른쪽에서 뛰는 권창훈(23, 디종FCO)은 최근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 중 하나다. 익숙한 자리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팀은 지난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한 친선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처음 거둔 승리이자 지난 3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아전 승리 이후 7경기 만에 따낸 승리였다.

기분 좋은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한 대표팀은 12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14일 세르비아와 친선전에 대비한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에 앞서 권창훈과 고요한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선수는 지난 콜롬비아전에 선발 출전해 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권창훈은 신 감독 부임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는 선수다. 콜롬비아전에서 대표팀의 주된 공격 루트는 권창훈이 뛰는 오른쪽이었다. 권창훈은 이근호, 최철순과 함께 콜롬비아 측면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대표팀이 지난 10월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연패를 할 때도 권창훈은 측면에서 홀로 빛났다.

권창훈은 슈틸리케 감독 재임 시절과 신 감독 부임 후 치른 최종예선 마지막 2경기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에는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했고 신 감독 부임 후 첫 2경기에서는 팀 전체가 부진하며 권창훈도 부진했다.

권창훈은 오른쪽 측면에 서며 돋보이기 시작했다. 그간 권창훈은 중앙 미드필더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어왔다. 권창훈은 중앙에서도 무난한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다. 수원삼성에서 뛰던 때에도 중앙에서 주로 나섰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리그에서는 오른쪽에서 주로 뛴다. 프랑스 진출 첫해 고전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 오른쪽 공격수로 자리 잡으며 팀의 주축이 됐다.

권창훈은 신 감독과 함께 한 올림픽대표팀 시절에는 오른쪽 측면 자원으로 나선 적이 있지만 A대표팀에서는 콜롬비아전이 처음이었다. 처음이지만 권창훈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권창훈은 "프랑스에서 오른쪽에 뛰다 보니 경기 템포나 그런 게 적응이 됐다"며 편하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권창훈은 소속팀에서 처음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움직임과 앞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콜롬비아전에 2골을 넣은 손흥민(25, 토트넘홋스퍼)도 소속팀에서 뛰는 자리를 찾자 득점력이 살아났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소속팀과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건 감독들의 딜레마였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왼쪽 공격수로 뛰어왔다. 측면으로 활동 무대가 한정되며 장점인 스피드를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투톱 중 한 명으로 뛰고 있다. 함께 뛰는 공격수가 수비를 끌고 가면 빠른 스피드로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팀에서 이근호와 투톱을 이룬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뛰는 것처럼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빠른 역습을 주도하고 상대 빈공간을 찾아 들어갔다. 권창훈도 "흥민이형은 상대 약점을 찾아서 움직임을 가져가기 때문에 볼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 편하다"고 말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꽁꽁 묶은 고요한(29, FC서울)도 수비수로 대표팀에 뽑혔지만 중앙이 편한 선수다. 고요한은 윙백부터 윙어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지만 최근 소속팀에서는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나온다.

지난 10월 대표팀이 부진한 원인 중 하나는 선수들을 어색한 포지션에 기용했기 때문이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 하더라도 소속팀에서와 다른 역할을 부여받으면 적응이 쉽지 않다. 대표팀에 합류해 고작 2~3일 훈련한다고 감각이나 움직임이 좋아지긴 힘들다.

많이 뛰어보고 익숙한 자리에 나설 때 선수들은 좋은 모습을 보인다. 권창훈과 손흥민이 그랬고, 고요한이 그랬다. 내년 월드컵까지 대표팀 모두가 모일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새로운 전술을 실험하더라도 선수들의 역할과 움직임은 소속팀과 크게 다르지 않게 가져가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진=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