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과 분노' 서정원, 무슨 일이 있었나

김완주 인턴기자 2017. 10. 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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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부산] 김완주 인턴기자= 수원삼성의 서정원 감독은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했다.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했기 때문이다. 서 감독은 선수단과 버스를 타고 경기장을 떠날 때까지 화가 풀지 못했다.

수원삼성은 25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한 `2017 KEB하나은행 FA컵` 4강에서 부산아이파크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했다. 후반 수원 염기훈과 부산 이정협이 한 골씩을 주고 받았다. 수원은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양형모가 이정협의 슈팅을 막았으나 조성진과 김은선이 실축하며 패했다.

수원은 후반 12분 최성근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해 찾아온 수적 열세에서도 부산과 대등하게 싸웠다. 서 감독은 경기 막판 가벼운 발목 통증으로 선발에서 빠졌던 조나탄을 투입하는가 하면, 연장에 돌입하자 이용래, 박기동을 대신해 고승범, 김건희를 투입하며 공격을 보강했다.

서 감독의 선택은 효과가 나는 듯 했다. 연장 후반 7분 수원 김건희와 부산 차영환의 공중 볼 경합에서 흘러나온 공을 조나탄이 먼거리에서 슈팅으로 연결했다. 발등에 제대로 얹힌 공은 빠른 속도로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조나탄은 원정 온 서포터들 앞으로 뛰어가 세리머리를 했다. 벤치에 있던 서정원 감독도 김태영, 최성용 코치와 껴안고 기쁨을 나눴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골이었다.

수원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마치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왔을 때 김대용 주심이 VAR 판독을 선언했다. 득점을 한 조나탄은 의아하다는 듯 두 손을 위로 들었다. 조나탄의 슈팅은 수비와 접촉이 전혀 없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나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주심은 슈팅 전 수원 김건희와 부산 차영환의 공중 볼 경합에서 김건희의 파울이 있었다고 봤다. 이후 나온 조나탄의 득점에는 무효 판정이 내려졌다.

서 감독은 강하게 항의했다. 김건희와 차영환이 경합을 할 때 주심은 바로 앞에 있었다. 김건희의 파울이었다면 바로 휘슬을 불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주심은 조나탄의 득점을 선언하고도 2분 여가 지나 VAR을 통해 득점을 취소시켰다. 주심은 화가 나 항의를 한 서 감독을 퇴장시켰다.

이 장면 전부터 수원 벤치와 선수들은 판정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상대 수비와 경합 중에 넘어진 박기동은 파울이 선언되지 않자 물병을 집어 던지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연장 전반 2분에는 조나탄의 파울 선언에 수원 벤치가 화를 냈다. 조나탄이 상대 수비를 등지고 공격을 하려던 상황에서 파울이 선언됐다. 조나탄은 공이 상대 수비 손에 맞았다며 강하게 주장했지만 주심은 부산에 공격권을 넘겨줬다. 이후에도 수원 선수들은 부산 선수들의 파울이 선언되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주심에 항의했다.

퇴장 당한 서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수원 구단 측에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를 통해 서 감독의 상황이 안 좋아 기자회견 참석이 어려울 거 같다며 기자들의 양해를 구했고, 기자들은 협회 관계자와 협의해 부산 이승엽 감독대행의 기자회견만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서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선수단과 함께 경기장을 빠져 나갈 때까지 흥분이 가라 앉지 않은 모습이었다.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위해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 앞을 지나며 "이런 식으로 하면 도대체 어떻게 이기라는 거야"라고 혼잣말을 했다. 경기장 출구에 서있던 경기감독관을 만난 서 감독은 득점 취소 상황을 비롯해 그 이전 파울들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흥분한 서 감독을 구단 직원과 코칭스태프가 말렸다.

수원은 결승 진출을 통해 FA컵 2연패 달성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모두 노렸다. 한 명이 퇴장 당한 상황에서도 수원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결승골이 될 수도 있던 득점이 취소되고 감독까지 퇴장당하며 수원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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