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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 상대로만 6골'..저격수 손흥민, 독일 찍고 잉글랜드서 재현

김용일 입력 2017.10.23. 01:51 수정 2017.10.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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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이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2분 팀의 두 번째 골이자 리그 마수걸이 포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캡처 | 토트넘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손흥민(25·토트넘)이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유독 강했던 위르겐 클롭 감독을 상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골 맛을 보며 저격수다운 면모를 뽐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EPL 9라운드 리버풀과 홈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12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골 맛을 봤지만 리그에서 침묵해 온 그는 8경기 만에 마수걸이 포를 해내면서 포효했다. 토트넘 골키퍼 휴고 요리스가 상대 공을 낚아챈 뒤 미드필드 오른쪽에 있던 해리 케인을 향해 손으로 길게 던졌다. 리버풀 수비수 데얀 로브렌이 달려들어 머리로 걷어내려다가 놓쳤는데, 케인이 재빠르게 공을 잡아 상대 오른쪽을 파고들었다. 이때 손흥민은 전력 질주하며 중앙으로 쇄도했고, 케인이 절묘하게 오른발로 낮게 차올렸다. 손흥민이 문전에서 왼발 다이렉트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첫 골이자 시즌 2호 골.

토트넘 손흥민이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2분 리그 첫 골을 도운 해리 케인과 포옹하고 있다. 캡처 | 토트넘 페이스북

클롭 감독으로서는 ‘손흥민 악몽’이 독일에 이어 잉글랜드 땅에서도 재현된 셈이다. 손흥민은 2010~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뛸 때 함부르크와 레버쿠젠 2개 팀을 거치면서 클롭 감독이 이끈 도르트문트전에 5차례 선발로 나섰다. 당시 클롭의 도르트문트는 ‘1강’ 바이에른 뮌헨을 위협할 유일한 존재였다. 그러나 손흥민이 선발로 뛴 경기에서 4승1무 무패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3경기에서 5골이나 터뜨렸고 모두 결승골이었다. 특히 함부르크에서 세 번째 시즌이었던 2012~2013시즌 전, 후반기 맞대결에서 모두 멀티골을 터뜨렸다. 당시 손흥민은 리그에서 12골을 터뜨리며 생애 첫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는데 30%를 도르트문트에 해냈다. 손흥민에게 ‘클롭 저격수’, ‘도르트문트 킬러’, ‘꿀벌 군단 킬러’ 등 다수 수식어가 매겨진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리고 2013~2014시즌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에도 전반기 첫 맞대결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끈 적이 있다.

손흥민과 클롭 감독은 나란히 2015~2016시즌 독일을 떠나 잉글랜드 무대에 입성했다. 손흥민이 첫 시즌엔 부상, 두 번째 시즌엔 올림픽 참가로 나란히 전반기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으나 후반기 2경기에서는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났다. 그러나 손흥민은 골을 터뜨리지 못했고 클롭의 리버풀이 1승1무를 기록했다. 하지만 잉글랜드 세 번째 시즌 첫 맞대결에서 마침내 손흥민의 골이 다시 나오면서 클롭의 머릿속에 다시 그의 이름이 각인됐다. 이날 왼발로 골문을 갈랐는데, 6골 중 왼발로 해낸 게 4골이다. 오른발 1골, 헤딩 1골이 포함돼 있다. 손흥민이 잉글랜드 진출 이후 헤딩골이 없을 정도로 평소 머리 사용이 약점으로 지적되곤 했는데, 독일에서는 머리로도 클롭에게 골을 뽑아낸 게 두드러진다.

이날 경기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스리백을 기본으로 두면서도 지난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1-1 무)에서 효력을 본 투톱 카드를 꺼냈다. 케인과 손흥민을 내세웠는데 전진 성향이 강한 리버풀 수비진을 공략하는 데 제대로 들어맞았다. 킥오프 4분 만에 오른쪽 윙백 키에런 트리피어가 찔러준 공을 케인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들어가 선제골로 연결한 데 이어 8분 뒤 역습 과정에서 케인~손흥민이 추가골을 합작했다. 이후 수차례 리버풀 수비 뒷공간을 손흥민, 케인이 번갈아 가면서 공략하며 결정적인 슛을 때렸다. 전반 15분 손흥민의 오른발 슛이 골대를 때렸고, 전반 28분에도 델레 알리의 침투 패스를 손흥민이 오른발을 갖다 댔으나 골키퍼에게 걸렸다. 토트넘은 전반 24분 모하메드 살라에게 만회골을 내줬으나 전반 추가 시간 알리가 상대 수비가 머리로 걷어낸 공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후반에도 10분 만에 세트피스 상황에서 케인이 문전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쐐기골을 박았다. 손흥민은 후반 24분까지 소화한 뒤 무사 시소코와 교체돼 물러났다. 토트넘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시소코 투입과 함께 2선을 강화한 토트넘은 경기 막판까지 리버풀 공세를 영리하게 차단하면서 세 골 차 완승했다. 토트넘은 6승2무1패(승점 20·골득실 +13)를 기록,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20·골득실 +18)에 골득실에서 뒤지면서 3위를 지켰다. 리버풀은 승점 13에 머무르며 9위에 자리매김했다.

kyi0486@sportsseoul.com